(주)레이싱미디어 김문영 대표
을미년 새아침이 밝았습니다. 말산업육성법을 시행한지 4년 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말산업육성법은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말(馬)이라는 단일 축종을 대상으로 하는 육성법입니다. 정부는 말산업육성 5개년 종합계획을 추진하는 등 말산업 육성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그러나 말산업육성법은 제대로 안착도 되기 전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축산법 농지법 국민체육진흥법 한국마사회법... 등 연관 법들과의 충돌이 빚어지고 각종 규제가 상존하면서 좀처럼 발전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말산업육성의 젖줄이라고 할 수 있는 경마산업의 위기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말산업저널과 경마문화신문이 공동으로 최근 10년 간의 경마 매출과 입장인원을 분석한 결과, 한국 경마산업의 하향세가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2004년 5조3302억 원이던 매출액이 2005년 1800억 원 정도 감소했다가 2006년부터 다시 성장세를 보이면서 2012년 7조8396억 원으로 한국경마 93년 역사상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2013년 7조7034억 원을 기록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경마산업에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은 매출보다도 입장인원의 감소입니다. 2004년 1540만 명이던 입장인원 수도 서서히 증가세를 나타내며 2010년 2181만 명까지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2011년부터 감소세를 보이더니 2013년에는 1591만 명으로 역전돼 10년 전인 2004년의 입장인원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습니다.

경마팬의 급격한 감소의 원인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2006년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경마팬 증가세가 2007년 갑자기 증가가 멈추는 현상을 보였습니다. 2007년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발족하면서 경마산업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가 시작된 해입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유독 경마에 대해 각종 편파적 규제를 쏟아냈습니다. 또한 사감위 출범 이후 평행선을 유지하던 입장인원 수가 2010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2009년7월20일 온라인 마권 발매방식인 Knetz가 전면 폐지된 이 후의 일입니다. 사감위의 강압으로 인해 장외발매소의 일부 폐지와 지정좌석제가 시행되기 시작한 무렵이기도 합니다. 일부 장외발매소가 폐지되면서 주거지와 가까운 곳을 이용하던 경마팬들이 거리상의 불편함으로 인해 경마장이나 장외발매소를 찾는 횟수가 줄어들게 되었고, 지정좌석제 시행으로 장외발매소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려야 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경마팬이 줄어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하락하는 매출감소를 늦추기 위해 경마일수와 경주 수 확대 등 배수진을 펼쳤지만, 결국 하락하는 매출을 진정시키진 못했습니다. 특히 유관단체와 마찰을 감수하면서 공휴경마를 추진하는 등 매출 보전을 위해 노력을 했지만, 매출 보전에 실패하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농촌경제를 살리기 위해 말산업을 육성시키겠다며 말산업육성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말산업 육성을 위해 재원을 조달해야 하는 경마산업에 대해선 지속적인 규제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경마산업을 죽이면서 말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이율배반적인 정책이 정리되어야 합니다.
복권이며 스포츠토토가 온라인 발매는 물론이려니와 전국 7,000여 개의 판매소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비해 마권은 3개의 경마공원과 30개의 장외발매소에 가야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접근성에서 도저히 경쟁을 할 수가 없는 불공정한 구조입니다. 농림부와 한국마사회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도 안하고 도대체 뭘하고 있는지 한심합니다. 우리나라 말산업 위기의 핵심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법’과 이 법에 따른 사감위의 ‘경마산업 죽이기’ 입니다. 경마는 사행산업이 아니기 때문에 사감위법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모든 말산업 종사자들과 축산농민들의 간절한 열망은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앞으로 말산업 육성은 복권이나 토토처럼 온라인 마권발매 부활과 동네 편의점에서의 마권구입이 이뤄지느냐 아니냐에 따라 운명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경마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면 전체 말산업은 육성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을미년에는 잘못된 정책이 개선되기를 소원합니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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