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토) 9시 마주전용실에서는 마사회 경마혁신(안)의 수용 여부를 놓고 찬반투표가 진행됐다.
박빙의 의견대립 속 6표 차로 최종 반대 입장 표명키로
비대위에 대한 불신임으로 신규 비대위 구성

한국마사회가 발표한 경마혁신안이 유관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혀 들끓고 있다. 서울마주협회는 10일(토) 오전 9시 마주전용실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혁신방안 협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시행했다.
투표 시작에 앞서 우순근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그동안의 경과 및 진행 결과에 대해 보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2014년 9월 24일 한국마사회는 유관단체를 초청해 2015년부터 진행할 한국경마혁신방안 3개 부문 11개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우순근 비대위원장에 따르면 서울마주협회 측은 현실여건과 맞지 않는 지나치게 급진적인 내용으로 인해 전면 거부의 의사를 밝혔다. 이후 11월 경 마사회로부터 1차 수정안이 제시되었으나 큰 수정이 없다고 판단, 또 한 번 전면 거부했다. 이후 11월 15일에는 서울마주협회 임원진 2명, 생산자협회 2명, 일반마주 4명까지 총 8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를 구성한 후 마사회와의 본격 협의를 시행했다.
비상대책위는 접점을 찾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두고 ▲경마 위기에 대한 공동대처 방안 ▲ 열악한 경마환경의 시설 개선 ▲경마 인력 전문화와 자질 향상 ▲마주 위상 확보 권익 보호에 대한 마사회와의 논의를 이어갔다. 비대위 측은 선결과제에 대한 협의가 어느 정도 진행됐다고 판단, 협의안을 바탕으로 마주 구성원들에게 최종 수용 여부에 대한 결정을 구하고 나섰다.
비대위가 제시한 마사회의 협의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분기별로 유관단체와의 정기적인 회의를 주최할 것이며 이번과 같은 일이 없도록 주요 정책 결정 시 제대로 된 사전 논의 과정을 거칠 것. 둘째, 열악한 경마환경 시설 개선을 위해 올해 69칸의 가마사 설치 후 점진적인 리모델링 진행. 현재 사용이 불가능한 인공주로를 12월까지 연결해 훈련 장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 화옹트레이닝센터를 2018년까지 완공토록 착수해 훈련 환경을 개선할 것. 셋째, 외국인 조교사 1명·기수 3명을 유치해 인력 확보 및 경쟁체제를 확보할 것. 넷째, 마주실에 27억 원을 들여 자체적 리모델링을 거치고 이후 50억 원을 투자해 마주실 복층화를 꾀할 것. 장외발매지점에도 VIP시설 만들어 마주가 편안하게 관람하도록 할 것. 이상이다.
또한 혁신안에 대한 부문 중 외산마 구매 상한선 조정에 있어 1차 계획안 당시 10만 불이었던 가격을 7만 불로 하향시켰으며 레이팅 부문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토록 하고 불합리하다고 판단되는 레이팅 제시에 있어서는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확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노환영 마주는 “받아들일 수 없는 혁신 방안을 두고 몇 개월씩이나 쏟아가며 회의를 했으나 그 협의안에도 대부분의 마주들이 부정적인 입장이다. 단연 거부돼야 하고 유관단체와 마주들이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며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송용식 마주 역시 “임시총회를 앞두고 마사회 직원으로부터 찬성해달라는 메세지와 전화까지 받았는데 이는 우리를 갑을관계로 인식한 태도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현재 상금체계 자체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는데, 환상적인 이상만 추구하며 마주들을 과열 경쟁 시키고 경제적 출혈까지 강요하고 있다. 옳고 그름을 떠나 방법 자체가 잘못됐으며 우리는 우리의 권익을 지켜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현우 마주는 비대위의 안건에 대한 질문을 던졌는데 “마사회와 경마관계자 간의 정기회의는 이미 마사회법에 적시된 내용이나 지금까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을 뿐이며 마사 개선 문제 역시 지난 회의에서도 마사회 측에서 확인까지 해주며 시행하겠다고 밝혔던 부분이다. 이 밖에도 다른 협의 내용 역시 예전부터 이야기돼오던 부분이다. 외산마 도입가 부문에 있어서는 7만 불로 낮춘 것이 아니라 3만 불에서 7만 불로 상향되는 것이 명확한 사실이다. 레이팅에 관한 이의신청은 지금도 할 수 있는 부분인데 도대체 새로운 협의 도출 내용은 무엇이며 진정 지켜준다고 확정된 것은 무엇인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우순근 비대위원장은 “이번 협의를 통해 죽어가고 있던 협의를 부활시킨 것이며, 마방 개선 부문에 있어 현명관 회장이 공문서를 통해 구체적인 실행계획과 시기 적시했다. 모든 실행여부는 협회 측의 적극적인 감시와 문제제기에 따른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사회로부터 일방통행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다짐을 받아냈으니 염려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총회 참석자 가운데 생산자 겸 마주들은 혁신안에 대한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김종식 마주는 “현명관 한국마사회장이 취임 당시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2022년 파트Ⅱ 진입계획을 듣고는 시기를 좀 더 당겨 2016년까지 파트국 승격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며 한국마사회의 즉흥적이고 졸속 행정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또, 김 마주는 “현재 경마 혁신안의 최대 쟁점은 산지통합 경주 시행 여부”라고 전제하며, "이 사안을 확실히 짚고 넘어가지 않고 추후 협상을 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했다.
마주 개방에 대해서도 “2013년 한일 교류전에서 우리가 일본말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고 해서 우리 말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당시 출전한 일본 말은 일본 내에서 하위권 마필”이라며, “마주 개방이 되고 일본 마주들이 들여온 말들이 경주에 출전하면 우리 국산마들은 소위 게임이 안된다. 만약 그 말들이 생산에 투입되기라도 한다면 그야말로 기존의 생산 기반들은 모두 무너지고 이것은 한국마사회법 제1조(한국마사회의 목적은 말산업 및 축산발전에 이바지한다)의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종욱 생산자 겸 마주는 “마사회와 우리 협회가 이번에 합의를 도출한 사안들은 사실 역대 마사회 임원들이 줄곧 얘기해온 것들이다. 이러한 사안을 문서화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나 자신도 이번 협상에 참석한 마주협회 비대위 위원이었지만, 쟁점인 산지통합 경주의 시행 여부가 주된 논의 대상이 아니었던 것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대섭 마주협회장은 “목적지는 동일한 문제에서 둘로 양분되어 극한적인 대립양상이 보여져 안타깝다. 서로를 불신하고 자기주장만을 고집하며 갈리지는 않길 바란다. 투표결과 어느 쪽이 더 많든 상관없이 협회의 대통합을 위해 찬성과 반대 반반이 섞인 협의체를 구성할 것이다.”며 투표를 속행하려 했으나 마주들의 반발에 부딪혀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여기에 서운석 마주는 “투표를 하는 의미를 무색케 할 수는 없다. 단 한 표라도 많이 나온다면 그 결과에 따라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한편, 총회가 진행될수록 전임 비대위의 미온한 태도에 불신을 나타내는 의견들에 속속들이 제기됐다. 백국인 마주는 “마사회가 제시한 방안에는 투자 및 개선에 대한 내용은 한 자도 없었다. 10년간의 마주 활동을 하며 마사회의 불온한 태도는 변하지 않았음을 느꼈다. 경마협회의 미온적인 태도를 통감하며 추후 선출될 신임회장은 이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 전담부서를 두더라도 마주의 권리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정열 마주는 “현재의 협회는 공정성을 상실했으며 비대위는 실적과시만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저히 찬성할 부분이 없는 협의안에서 찬성을 유도하는 쪽으로 일관하는 진행에 마주로서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김양호 마주 역시 “마주 생활을 하며 40억을 투자했으나 결국 남는 것이 무엇인가. 이번 투표의 방식이나 날짜 지정까지 있어 독단적인 협회의 방식에 불만이 크다. 마주의 권익을 추구하고 사리사욕이 없는 강력한 비대위를 구성해야 할 것이다.”며 새로운 비대위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이날 총회 참석인원은 80여 명이었으며 위임장 제출자까지 포함해 총 342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투표결과 찬성 168표, 반대 174표로 마사회의 경마혁신 협의안에 대해 서울 마주협회는 최종적으로 거부의 입장을 취하게 됐다.
이후 마주협회는 노환영, 천병득, 백국인 마주를 비상대책위 준비위원으로 뽑고 이들을 위주로 한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키로 결정했다. 이들은 투표결과를 반영한 입장으로 마사회와 새로운 협의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만약 제대로 된 협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출마투표 거부 등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향후 비대위의 행보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작 성 자 : 조지영 llspongell@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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