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회장 양남일)는 지난 16일(월)과 17일(일)에 2009년 3월 국내산마 경매를 시행했다. 이틀에 걸쳐 제주경주마목장 경매장에서 열린 2009년 3월 경매는 경매시행 공고시 203두의 2세마가 상장 예정되면서 경매사상 최다두수 상장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경매결과 ‘와피티베이비’자마(낙찰자 태희종합건설-부경)가 낙찰가 9천만원을 기록하며 3월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생산자협회측은 당초 더 많은 상장 대상마가 있었지만 경매일정에 맞춰 상장신청을 받았으며, 많은 상장두수로 인해 예년과 달리 올해는 첫날 오전에 보행검사를 실시하고 곧바로 오후부터 호가경매에 돌입했다.

이틀간 진행된 경매에는 당초 203두에서 17두가 취소된 최종 186두가 상장된 가운데, 마사회 보유마 25두(46두 상장)와 생생산농가 보유마 67두(140두 상장) 등 총92두가 낙찰돼 낙찰률 49.5%로 지난해 44.0%보다 5.5%가 증가된 모습을 보였다. 자세히 살펴보면, 마사회 보유마는 46두가 상장돼 25두가 낙찰(낙찰률 54.3%)되면서 최고가 6,600만원, 최저가 1,400만원, 평균 낙찰가 2,963만원을 기록했다. 생산농가 상장마는 140두가 상장돼 67두가 낙찰(낙찰률 47.9%)되면서 최고가 9,000만원, 최저가 1,800만원, 평균 낙찰가 3,787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경매결과는 지난해와 비교해 평균 낙찰률이 5.5% 증가한 반면, 평균 낙찰가에서 마사회 상장마는 32만원이 증가했지만, 생산농가 상장마는 622만원이 감소해 전체평균 낙찰가가 441만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49.5%의 낙찰률은 최근 3년간 낙찰률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낮은 것이지만, 지난해 상장두수의 급격한 증가가 이어진 것을 감안하면 결코 낮은 수치는 아니다. 특히 올해는 경제악화의 여파가 생기면서 구매의욕이 현저하게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속에서 지난해 낙찰률보다 소폭이나마 상승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경매장에는 예년에 볼 수 없었던 경마관련 단체장들이 참석했는데, 한국마사회 김광원 회장을 필두로 한국마사회 임원들이 대거 참석했고, 서울마주협회 강용식 회장, 스포츠신문 기자단 등도 참석해 올해 첫 경매에 대한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국산마가 생산되기 시작한지 20여년이 가까워 오면서 국산마의 과잉생산 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에는 품질경쟁이 본격화하면서 경주마의 질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심각하게 빚어졌다. 질이 좋은 경주마는 아주 높은 가격에 매매가 되지만 그렇지않은 국산마들은 아예 경주마로의 활용조차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국산마 생산에 심혈을 기울여온 생산농가는 과잉 생산으로 인해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현실이다. 경주마의 과잉생산으로 인해 300여두에 이르는 국산마들이 경주로를 밟아보지도 못할 것으로 보여진다.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최근에는 씨암말 등록 두수가 급증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과잉생산의 폐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씨암말 등록 두수를 살펴보면 2006년 296두가 신규 씨암말로 등록되었고 2007년에는 430두가 새로운 씨암말로 등록되었다. 지난해말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씨암말의 수는 2,200여두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규 국산마는 연간 763두가 필요한데 생산가능 두수는 필요 두수에 3배에 달하고 있어서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과잉생산의 어려움은 대형목장일수록 부담이 커져 제주도 굴지의 목장들이 제3자에게 매도되거나 부도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목장이 속출하고 있다.경주마 생산농가가 보호되지 못하면 경마산업은 사상누각(砂上樓閣)에 불과하다. ‘경마는 도박의 황제’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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