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馬)학술·산업연구회가 주최·주관한 이번 포럼은 산학연 전문가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말산업 R&D(연구 개발)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묻는 자리이기도 했다.

말(馬)학술·산업연구회, 제1차 말학술전문포럼 개최
산학연 전문가들 모여 말산업육성법·관련 정책 점검

(사)한국동물자원과학회 산하 말(馬)학술·산업연구회(구 마馬연구회, 회장 정승헌 건국대 교수)가 2월 9일 월요일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건국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 204호에서 ‘한국 말산업 정책과 R&D 방향’을 주제로 제1차 말학술포럼을 개최했다.

말(馬)학술·산업연구회가 주최·주관한 올해 첫 공식 행사로 산학연 전문가 10여 명이 참석한 이번 포럼에는 정승헌 말(馬)학술·산업연구회장, 서동영 한국말산업연구회장, 최귀철 렛츠런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장, 나성안 경마아카데미 차장, 김종규 함안군청 말산업육성공원 단장, 김병선 제주한라대학교 마사학부 학부장, 양재혁 국립한국농수산대학 말산업학과 학과장, 윤민중 건국대학교 교수, 박종균 농협중앙회 축산컨설팅부 축산자재팀장, 선상수 전남대 동물자원과학과 교수, 김희율 건국대 수의과대 외과학 교수 등이 자리 했다.

정승헌 회장은 인사말에서 “말산업 현장에 관련 정책이 어떻게 효과가 나오고 있는지 계량화된 성과가 나오지 않은 이유는 학술적 뒷받침이 부족한 탓”이라며, “이번 학술포럼은 현장 적용이 가능한 정부 정책 수립을 위해 말산업 R&D(연구 개발)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전문가들이 논의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또 “현장에서는 말(話)이 많다. 급속하게 말산업육성법을 만들어 개정해야 할 부분도 많다. 앞으로 학계가 산업체에 과학적 연구 근거를 제시해 현장 중심의 정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6년부터 경남 함안에서 경주마 목장 추진을 하며 말산업과 인연을 맺은 김종규 함안군청 말산업육성공원 단장은 ‘말산업육성법 개정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김종규 단장은 “축산 기획 공무원이자 담당 실무자로서도 말산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말산업육성법이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중복되지 않는 한도에서의 말산업 관련 시험·자격 부여의 완화 △승마시설 관련 연리 인하 △사업 집행 주기 완화 등에 관한 내용을 설명했다. 김종규 단장은 “정부나 한국마사회가 각 지자체 담당 실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관련 법안이나 정책 문제에 대해 교육이 필요하다. 그래야 우리 말산업이 살아남는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말산업육성법과 농업 관련 법들과 상충되는 부분에 대한 토의가 진행됐다. 특히 말 이용업이 농업인지 서비스업인지의 문제, 축산법 2조에서 정의하고 축산물에 말 이용업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의 문제, 말산업의 산업적 분류 문제, 축산법에서 정의하는 대로 가축인 말을 기르면 축산인인데 승마장을 하는 경우의 해석 문제, 공급적 측면으로만 치중된 육성법의 한계 문제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에 대해 정승헌 교수는 “말이라는 특수한 지위에 있는 가축, 복합 산업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말산업과 관련된 문제가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법령 명칭이나 정의 변경, 시행령 또는 별도로 말 이용업에 관한 내용을 정의하는 방식으로 개정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선 제주한라대학교 마사학부 학부장은 ‘국내 승마산업의 발전 방향’을 주제로 승마활성화 주요 정책과 계량 지수의 변화, 평가와 대안을 모색하는 발표를 진행했다. 김병선 교수는 “승마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유소년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며 도시 근교 소규모 승마장 수 확대를 추구하며, 산업 연계가 용이하고 관리비가 저렴한 포니종을 활용하는 어린이·학생 승마 활성화가 대안”이라며, “전국적으로 말산업 체인을 형성하고 교육적 효과를 알려 정부 지원 정책과 연계해 예산을 확보한다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북대학교 축산대학 말 특수동물학과와 말과학연구실에서 강의 연구를 하고 있는 윤민중 교수는 ‘말 관련 국내외 연구 동향 및 국내 연구 발전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윤민중 교수는 “우리나라는 사료가 싸거나 품종이 뛰어나거나 지리적 조건이 좋지 않은 악조건 속에서 말산업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생산비 절감을 통해 농가 소득 창출에 도움을 주고자 R&D 연구가 필요하다”고 그 중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해외 R&D 현황과 관련해 말산업선진국의 민간단체에서 주도하는 R&D 펀드와 특징 및 국내 말 관련 R&D 현황과 관련한 논문 연구 발표 진행 사항 등을 정리해 발표한 뒤 장단점을 비교, 발전 방안을 밝혔다.

윤민중 교수는 “R&D 분야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서는 연구비 확보가 필요하다”며,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내 ‘연구 센터’ 운영 △지자체 연구 수행시 매칭 펀드 지원 △축산과학원 산하 말산업과 개설 △타 가축 전공 연구원 및 기관과 연계한 실험 수행 △홀스 사이언스 데이 개최를 통한 농가 대상 강연의 장 마련 △재미있고 쉽게 연구 성과 공유할 수 있도록 홍보 매체 활용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연구 허가 판단 기준 정립 등을 주장했다. 윤민중 교수는 마지막에 “광복 전후 일본인들이 우리나라 말로 실험한 논문을 석사 과정 때 읽고 말산업을 공부하기로 결심했다”며, “우리나라 말산업 분야 발전을 위해서는 빈약한 R&D 부분에 대한 집중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한국마사회 말산업진흥처장을 역임한 뒤 올해 말산업연구소로 부임한 최귀철 소장은 ‘말산업연구소의 연구 성과와 사업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최귀철 소장은 “말산업 R&D 발전을 위한 10년 과정의 중장기 로드맵을 세웠다”며, “현장 수요 중심 연구 개발과 성과 확산을 통해 말산업 발전과 농어촌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경마산업 체질 강화 △승마산업 기반 강화 △연관 산업 기반 구축 △말 보건·복지 체계 구축 △말산업 문화조성이라는 총 5개 분야에 143개 과제를 지정하고 올해부터 더욱 적극적으로 말산업 현장의 문제점을 파악해 해결 방안의 정책 제언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올해 말산업연구소는 현장 통신원 운영과 찾아가는 컨설팅단 운영, 대학원생 연구 공모전 개최, 말산업 정책 크로스 미팅 활성화, 국내외 연구소와의 업무 교류 추진에 나설 것이라며 “초창기라 아직 미흡하지만 오늘과 같은 포럼 기회가 많아져 현장의 어려운 점을 듣고, 말산업 미래 방향성을 제공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곧바로 이어진 종합토론 시간에는 포럼에서 언급된 주요 주제들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누가 그 역할을 감당할지, 정책화하는 현실 가능성이 있는지를 검토하는 등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또 우리나라 말산업 R&D 활성화를 위해서도 정부와 지자체, 관련 단체에서 현실적인 연구비 책정을 할 것과 말산업 전문 공공연구센터 설립 검토 문제, 제주 말의 승용마 활용 방안 문제, 동물복지 문제와 관련해 동물실험윤리위원회 기준 설립 문제 등에 대한 의견 교환도 있었다.

이날 정승헌 회장은 포럼을 마감하며 “대한민국 말산업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학계가 나서 검증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할 때”라며, “오늘 토의된 내용을 기반으로 각 연구 분야 계획을 정리한 뒤 학회와 정부, 마사회와 국회와 같이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동영 한국말산업연구회장도 “학술적으로 뒷받침 되는 정책이 개발될 때 현장 수요자들이 만족할 수 있다. 현장의 필요, 요구에 맞는 정책을 연구 개발하는 학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정승헌 말(馬)학술·산업연구회 회장은 “대한민국 말산업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학계가 나서 검증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말(馬)학술·산업연구회가 주최·주관한 이번 포럼은 산학연 전문가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말산업 R&D(연구 개발)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묻는 자리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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