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가대표 야구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온갖 고난을 겪고 불굴의 투지로 준우승을 차지하여 곤경에 처해 있는 국민들에게 용기를 주더니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의 도장초등학교에서 처음 스케이트를 신었던 김연아 선수가 불모지나 다름없던 피겨분야에서 여왕으로 등극한 것은 물론이고 세계역사상 여자선수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하여 모든 국민들에게 희망의 화신으로 다가왔다.

스포츠분야에서 뿐만아니라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12대 경제대국에 도달할 정도로 국가적 경제규모가 커졌다. 그런데도 마필산업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경마산업은 세계가 하나로 움직여지는 특성을 지닌다. 이런 점에서 한국마사회가 할 일은 무궁무진하게 많이 있다. 그런데도 각종 법률과 규제에 묶여 소속된 직원들은 복지부동(伏地不動)하는데 이골이 나 있다. 오히려 이사 승진도 꺼리는 분위기다. 움직이면 손해가 나니까 그렇다.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나라는 경마를 무엇 때문에 시행하고 있는가. 그 목적은 한국마사회법 제1조에 너무나 명백하게 잘 나타나 있다. 요약하면 마사진흥과 축산발전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 목적에 부합하는 경마정책이 시행되고 있는가. 경마산업이 사회적으로 도박이라는 부정적 편견에 얽매여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큰 현실적인 문제점은 범정부 기구로 출범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경마가 포함되어 복권이나 스포츠토토보다도 더 심하게 규제를 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나 국회가 적극적으로 마필산업을 육성하는 정책을 펴지 않는다면 세계와의 경쟁은 고사하고 내부 발전도 실현시키기 어렵다.

경마는 세계 1백20여 국가가 시행하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인 러시아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선진국들치고 경마를 시행하지 않는 나라가 없다. 특히 서러브레드라는 단일 혈통의 경주마로 경마를 시행하기 때문에 글로벌 경쟁산업이다. 그러다보니 경마산업을 둘러싼 국가간의 치열한 경쟁이 날로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마필산업은 외형적으로도 이미 1000여 농가에서 2만3천여두의 마필을 사육하는 상황이 되었다. 조랑말 등 잡종마 1만5천여두 서러브레드경주마 8천여두를 보유하고 있다. 결코 적은 규모가 아니다. 그런데도 국가정책은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경마산업 정책을 펴고 있다. 세계를 향해 눈을 떠야 한다. 세계적인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어 우리 경마산업이 가야할 방향을 정해야 한다.

경마산업을 제대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그 목적에 부합하는 정책을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 복권이나 카지노와 같은 진짜 도박들과는 어떤 차이가 있으며 왜 경마산업을 육성해야 하는지 그 목적에 부합되게 국민들에게 인식시키고 설득해야 한다. 마사진흥과 축산발전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이미 선진경마국들이 앞서 모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들 나라들보다 더 잘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우리가 마필산업에서 세계와 경쟁하기 이전에 한국적 경마를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언뜻 듣기에 맞는 주장 같지만 사실은 틀린 주장이다. 공자의 가르침 중에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이 있다. 다 아시다시피 ‘자신을 먼저 수양하고 가정을 가꾼후 나라를 다스리며 그 후에 천하를 평정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는 단계적으로 일어날 상황이 아니다. 인간이 자기 자신을 수양하는 일만해도 평생을 다해도 하지 못한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는 동시에 행해져야 할 덕목이다. 특히 경마산업은 ‘서러브레드’라는 단일 혈통의 경주마로 세계가 함께 움직이는 글로벌산업이다. 우리가 아무리 세계와의 경쟁을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세계와의 경쟁에 능동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는 것이 경마산업의 냉엄한 현실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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