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관 경마대회의 첫 대회인 KRA컵 마일경주에서 ‘상승일로’가 우승을 차지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서울대표마 2두와 부산대표마 10두가 출전해 서울과 부산간 자존심 대결로 펼쳐진 KRA컵 마일 경주는 결국 ‘상승일로’의 우승을 필두로 1~6위까지 모두 부산경주마가 휩쓸어 우위를 점했다. 아울러 부산은 지난 2008년 KRA컵 마일 경주에 이어 2009년에도 압도적인 우위를 점해 지난해 포함해 삼관경주 4개 대회 연속 우승의 기록을 세웠다. 똑같은 조건 속에서 생산된 국산 경주마들인데도 연속적으로 부산경주마들이 서울경주마들을 제압하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오히려 국산마들의 입사비율을 따져보면 부산경마장으로 입사하는 경주마들보다 서울경마장으로 입사하는 경주마들이 월등히 많은데도 부산경주마들이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하는 현상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좋은 경주마로 발현되는 현상은 혈통의 우수성을 중심으로 하는 선천적인 원인과 사양관리를 누가 더 열심히 효과적으로 하는가의 후천적인 영향이 잘 결합되어야 한다는 결과물인 것같다. ‘상승일로’의 우승에 반해 경주 시작전 우승 유력후보로 꼽혔던 ‘연승대로’는 3위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고, 아울러 서울경주마의 명예회복을 위해 도전에 나선 ‘머니특급’과 ‘러브캣’은 각각 순위권 진입에 실패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참패의 아쉬움을 남겼다.

2009년 첫 삼관대회의 서전을 우승과 준우승으로 장식한 ‘상승일로’, 과연 국내 첫 통합 삼관우승의 영광스런 기록을 달성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년차를 맞이한 통합 삼관경주 제1차 관문에서 부산경남경마공원 경주마들이 1위부터 6위까지 차지하며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서울경마공원 경주마들에게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 가운데, 1·2위를 독식한 김영관 조교사(19조)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산경남경마공원 개장부터 항상 최상위권 성적을 보이며 최고마방으로 자리매김한 김영관 조교사는 그러나 삼관경주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해 KRA컵 마일경주에 ‘라온킹’으로 도전을 했으나 12위에 그친 것이 모두다. 하지만 올해는 2두의 관리마를 출전시켜, 나란히 1·2위를 독식하면서 김 조교사의 뛰어난 용병술이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KRA컵 마일경주에서 복병으로 예상되던 김 조교사의 ‘상승일로’와 ‘남도제압’는 초반부터 결승선까지 선두를 장악하면서 경주를 주도한 끝에 퍼펙트 레이스를 선보였다. 경마대회에서 한 마방에서 동반 입상을 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김 조교사는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마를 공략하기 위해 초반부터 선두권을 장악하고 페이스를 늦춰 중위권 경주마들의 경합을 유도해냈고, 두 마필 모두에 기승경험이 풍부한 외국용병을 기용하는 과감성을 발휘하기도 했다. 매년 뛰어난 성적을 보여왔지만 올해 특히 134전 30승 복승률 32.1%를 기록하면서 다승, 복승률, 수득상금에서 모두 1위에 오르는 대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영관 조교사가 삼관경주의 첫 관문을 퍼펙트하게 마감한 가운데, 곧 다가올 코리안더비를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가 국산경주마를 생산하기 시작한지 어언 20여년이 흐르고 있다. 이제는 세계와 당당하게 경쟁해야할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야구며 골프, 피겨스케이팅 등 다른 스포츠에서는 세계 정상에 우뚝서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 경마라고 해서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경주마가 세계를 제패하는 것은 단순한 꿈만은 아니다. 생사자와 마주 조교사 기수 관리사 등 모든 경마창출자들의 노력과 열성이 하나로 모아진다면 한국경마도 당당하게 세계와 경쟁해나갈 수 있지 않겠는가.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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