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흔히 경마에서의 경주마를 인식하는 과정에서 마치 기계나 기구처럼 인식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마치 경륜에서의 자전거, 경정에서의 보트. 축구에서의 축구공, 야구에서의 야구공, 골프에서의 골프공......등 다른 스포츠에서의 도구처럼 경마에서의 경주마를 동일하게 취급하는 현상이다. 경마의 본질을 모르는 일반 국민들은 물론이요 경마를 시행하거나 창출하는 사람들조차도 경주마를 단순한 경마의 도구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특히 마권을 구입하는 경마팬들 사이에 이같은 현상이 널리 퍼져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필자가 단언컨대 경주마를 단순한 도구로 판단하고 마권을 구입하다보면 실패만 거듭된다는 것을 자신있게 주장할 수 있다.

경마산업은 기본적으로 경주마의 생산-육성-경주투입-생산으로 이어지는 순환사이클을 통해서 발전해간다. 즉 모든 과정이 경주마를 기본으로하여 이루어진다. 그래서 선진경마국들은 모든 정책의 초점을 질좋은 경주마를 확보하고 활용하는데 맞추고 있다. 그리고 세계는 서러브렛이라는 통일된 혈통의 경주마로 경마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경마산업은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춰나가지 못하고 있다. 서브렛이라는 전세계 공통의 경주마로 경마를 시행하면서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난감할 정도로 후진적인 제도와 정책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우리의 경마산업 환경을 점검해볼 때 관람시설이며 마권구매 환경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그러나 마방시설은 경주마들에게 감옥과 마찬가지다. 환기조차 제대로 되지않아 일부 마방의 경우 경주마의 분비물에 의한 암모니아가스 냄새가 진동을 한다. 불결한 공기를 마시는 경주마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곤란하다. 특히 말들은 시각이 발달되어 있는 특징이 있는데 그래서 드넓은 초원에서 마음껏 달리며 군집생활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우리의 마방환경은 햇볕조차 마음대로 쬘 수 없는 실정이다. 스트레스를 받는 경주마들이 마방내에서 발작증세를 일으킨다든지 이상 현상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 있다.

예술작품을 공연하기 위해서는 좋은 무대가 필수적이다. 레이스의 무대인 경주로는 어떠한가. 우리의 경주로는 훈련을 겸하다보니 혹사를 당하고 있으며 그나마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지 못해 건조할 때는 먼지를 마시며 달려야 하고 장마철에는 물이 질퍽거리는 주로를 달려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주마는 경륜에서의 자전거, 경정에서의 보트, 축구에서 축구공, 야구에서의 야구공, 골프에서의 골프공과는 확연히 다른 것이다. 다른 스포츠에서의 기계나 기구는 숨을 쉬지 못한다. 단순한 도구에 불과하다. 그래서 경마를 제외한 모든 스포츠는 사람의 능력이 모든 승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경마는 경주마의 능력이 70%, 사람의 능력이 30%를 차지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다른 스포츠는 사람에 의해 100% 승부조작이 가능하다. 그러나 경마는 승부조작을 시도한다하더라도 성공확률은 최대 30% 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경마는 전세계적으로 ‘스포츠의 왕(King of Sports)` 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마권을 구입할 때도 이런 이런 점을 잘 파악하고 분석하고 추리를 해야 한다. 그래야만 실패확률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경주마는 살아 있는 생물체이기 때문에 그 컨디션도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할 수 있다. 경마의 승부를 결정하는 요소는 무려 100여 가지가 넘는다. 그만큼 경마를 분석하고 추리하는 과정은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런데도 경마에서의 마권 구입시 단순한 정보나 번호찍기에 연연하는 모습은 경마문화의 후진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경주마를 다른 스포츠에서 기계나 기구처럼 생각하고 마권을 구입하는 행위는 스스로 자멸의 길로 들어선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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