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주)한성태산레이싱은 중국측으로 부터 앞으로 50년간 산둥성 타이안 지역의 경마산업권을 갖는다는데 합의 했다
- (주)한성태산레이싱, 산둥성 타이안(泰安)에 현지법인 설립하고 2010년 경마시행 계획

그동안 빗장을 굳게 걸어 잠그고 경마시행을 억제해왔던 중국이 올해들어 우한(武漢)시를 시발로 거점 도시에서 경마를 시행키로 함으로써 세계 경마산업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개혁개방정책을 구사하면서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도입해 전세계에서 가장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뤄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서도 중앙정부는 강력한 경마시행억제정책을 구사하면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꽃`으로 불리는 경마는 철저하게 억제해왔다. 중앙정부의 강력한 억제정책에도 불구하고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이후 일부 지역에서는 불법적으로 경마가 시행돼왔다. 심천 광저우 상하이 베이징 다렌 등에서는 시범경마를 시행하거나 경마장을 건설하다가 중단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본토의 국민들이 홍콩이나 마카오 등을 중심으로 세계 유명 도시에서 경마며 카지노 등으로 많은 국부를 유출하자 2년전 경마를 합법화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정부는 이를 위해 중앙당 각 부처의 국장급으로 구성된 `마권발매를 위한 25인 위원회`를 구성하고 올해 초 우한시에 우선 경마시행을 허가했다. 이 위원회에는 중앙정부 국무위원 참사, 국가재정법사위원장, 전국체육부주석, 홍콩청년연합부주석 등 25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한시는 현재 시범경마를 시행중인데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직후 본격 경마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기업이 한국과 가장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도 인구 밀집지역인 산둥성으로부터 경마시행권을 따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기업의 산둥성 경마가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우리나라는 국가적으로도 큰 이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기업 (주)한성태산레이싱(대표 김창균)은 지난 5일(화) 중국정부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 경마사업 시행을 허가, 문호를 개방함에 따라 "2년 준비기간을 거쳐 빠르면 2009년 하반기부터 산둥(山東)성 타이안(泰安) 경제관광특구에서 경마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성태안레이싱은 이미 타이안 경제관광특구에 임차료 2억 위안(한화 267억원)을 지급키로 계약을 체결하고, 앞으로 50년 사용할 사업부지 약 130만㎡(약 40만평)에 대한 토지사용권과사업권을 확보했으며 약 33만㎡(약 10만평) 부지 임차료는 이미 지급했다.
중국경마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지역은 중국 동부 산둥성 타이안시 소재 태산 일대 타이안경제관광특구로, 이 지역은 천하제일명산이라는 태산이 위치한 곳이며, 공자의 생가가 있어 한해 1천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명승지로 꼽히고 있다. 특히 태산은 중국의 황제가 즉위할 경우 제일 먼저 산에 올라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중국민들이 가장 신성시하는 산이다. 여의도 면적의 8배 규모로 경제관광특구에는 앞으로 경마장을 비롯해 골프장, 놀이공원, 과학공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한성태산레이싱의 김창균 대표는 경마사업이 금지되어 있던 중국에서 경마사업의 문호가 개방될 것을 예상하고, 여러 해 전부터 산둥성 경제관광특구 측에 공을 들여온 끝에 2006년 4월 경마사업 인.허가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같은 해 6월 본 계약을 마무리했다. 한성태안레이싱은 사업추진을 본격화하기 위해 지난해 3월 현지법인으로 태안태산스피드경마장유한공사를 설립했다. 경마장 시공은 올해 5월~6월 들어갈 계획이다. 건설공사가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2010년 상반기 경마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며, 주말에 이루어지는 경마 외에 주중에는 경견사업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2009년 가을에는 개장기념 국제경주를 치르도록 산둥성과 계약돼 있어 경마장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 1992년 광둥(廣東)성 광저우에서 홍콩과 같은 방식의 마권발행 사업이 시행되었으나 이후 비리가 속출하면서 2000년 경마장이 문을 닫게 되었고, 2002년 중국 정부는 `도박성 경마활동의 완전 금지`를 선포했으나 최근 베이징과 우한(武漢),광저우(光州), 타이안(泰安) 등 일부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규제를 풀어주고 있다.
중국의 경마는 미국이 각 주마다 경마시행을 달리하는 것처럼 각 성마다 독자적으로 이루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주)한성태산레이싱은 한해 1천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타이안을 찾는다는 점과 산둥성이 성도 제남시를 비롯하여 태안, 청도, 위해, 연태시 등을 중심으로 1억2천만명(거주인구 9천8백만명, 유동인구 2천2백만명)의 인구가 밀집해 시장성이 아주 풍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경마장이 들어설 경제관관광특구 반경 1시간30분 이내의 거리에 3천5백만명이 밀집해 살고 있어 경마장부지로는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또한 올 하반기에는 베이징-상하이로 이어지는 고속전철이 개통될 예정이어서 접근성이 매우 편리해질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한국마사회와의 업무제휴를 통한 경마장건설과 관련해 김창균 대표는 "중국정부가 홍콩경마의 시스템을 도입할 것을 요청하고 있어 섣불리 마사회에 업무제휴 제안을 하지못했다"며 "향후 경마시행이 본격화되는 단계에서 인력과 기술, 마권발매기, 방송장비 등은 한국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이안경마장 건설과 관련된 자본은 모두 3,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인데 이 자금은 미국의 금융회사인 SGC(Structured Growth Capital)가 지금까지 투입된 자금외의 모든 자금을 대출해주기로 했다. 김창균 대표는 한국의 경우 개인투자자는 가급적 배제하고 기관투자가 위주로 희망자에 한해 투자를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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