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저널>이 창간 2주년을 기념해 6월 15일 제1호 말산업특구,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우리 말산업,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를 주제로 특별 좌담회를 개최했다.
[창간 기념 기획] “우리 말산업,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본지 , 창간 2주년 기념해 특별 좌담회 개최
말산업육성5개년종합계획 각 분야 점검…현장 목소리 청취

생산·사양 관리·부대산업 등 관련 정책 집중 논의
전문 인력 양성·제1호 특구 제주 발전 방안 건의도

2013년 6월 24일 창간한 본지 이 창간 2주년을 기념해 6월 15일 제1호 말산업특구, 제주특별자치도 소재 제주축협 삼화종합타운 4층 대회의실에서 “우리 말산업,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를 주제로 특별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특별 좌담회는 말산업육성5개년종합계획에 비추어 제1호 말산업특구 제주특별자치도의 역할과 한라마 육성 방안, 전문 인력 양성 등 각 분야별 주제에 대해 전문가들의 정책적 제언이 있었다. 이를 위해 본지 은 특별취재팀을 구성해 현지로 파견했다.

전체 기획과 사회는 정동기 제주대학교 동물생명공학부 교수가 맡았으며, 하민철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의원은 말산업 정책에 관한 전반적 제언을 했다. 김병선 제주한라대학교 교수는 전문 인력 양성 문제에 대해, 이학교 전북대학교 교수는 한라마 육성 방안에 대해 기조 발언과 함께 토론을 진행했다.

특별 좌담회에는 하민철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의원, 김창능 제주특별자치도 축산정책과장, 이성래 제주시 축산정책과장, 김상필 한라마협회장, 이성복 한국농어촌말산업연합회장, 양은철 제주시승마연합회장과 한라마협회·한국농어촌말산업연합회 소속 회원들 100여 명이 참석했다. 창간 기념 기획에 따라 지면을 빌어 좌담회 전문을 소개한다.

정동기 교수(이하 정): 오늘 특별 좌담회는 말산업육성법 제정 발효 이후 제주도의 말산업특구 지정과 더불어 말 생산 농가에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시점에서 장기적 전망과 실질적인 정책의 전환이 필요할 때이자, 말 생산지로서 제주의 위상을 점검할 때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마련됐습니다. 마침 창간 2주년을 맞아 ‘우리 말산업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를 주제로 좌담회를 준비했습니다.
전문가 분들을 모시고 청중과 함께 우리 말산업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마당이 되기를 바랍니다. 찬반 토론회는 아니기에 사회자의 ‘돌직구’ 질문 후 대담자들의 기조 발언이 있은 뒤 나머지 대담자들의 보충 설명과 청중의 질문에 대해 답하고 정리하는 식으로 진행하겠습니다. 먼저 하민철 의원님, 어떻게 하면 우리 말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겠습니까?

하민철 의원(이하 하): 제 지역구는 말과 관련 없는 제주시 연동이지만 승마를 하면서 말에 관심이 생겼고, 초선 의원 시절 도청 말산업 담당 부처와 인연이 닿으면서 관련 법안과 문제들을 찾아보게 됐습니다.
말산업 발전과 관련해서 이 자리에 참석하신 분들은 중앙 정부에 제언과 건의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부분이 말산업육성법과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체시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농어촌형 승마시설과 승마장 시설 기준에 관한 현안 문제입니다. 정부와 각 행정기관에서 지금까지 협의가 진행됐는데도 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소득이 1만 달러일 때는 골프가, 2만 달러 이상이 되면 승마와 요트가 주목받습니다. 특히 승마산업은 축산과 관련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농림축산식품부로 일원화해서 관리해야 승마가 대중화되고 저변 확대가 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말산업 육성 지원과 관련한 융자금 금리 지원 문제가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농어촌기금 융자 이자를 보면, 제주도 농어민에게는 실제 금리가 0.9% 적용됩니다. 일반 은행 금리는 1.5%이고 다른 지역은 4%입니다. 승마 관련 사업을 하시는 여러분들의 몫이 적습니다. 3% 가까이 차이가 나는데 개선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중앙 정부와 국회의원들에게 이런 부분도 충분하게 이야기해서 승마와 관련한 사업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요구해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주도 말산업 육성 부분에 대해서는 세 가지 개선 방안을 건의하고 싶습니다. 말의 유통 구조와 관련된 문제를 개선해야 합니다. 2020년 한라마의 경주마 퇴출 문제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구조 개선이 있지 않고서는 제주마와 한라마는 늘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유통 구조를 개방하고 개선해 타 지역에서도 한라마를 믿고 사가고, 위탁 관리 시스템도 도입해 자마 관리를 공동으로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한라마와 관련해서 한국형 승용마로 육종 활성화할 수 있는 모색이 집행부에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제주도 농업 분야 전체 부분을 보면, 축산진흥원을 세울 때 연구원은 39명이고, 품질 개발 사업비를 보면 2013년에 118억7백만 원가량 정부에서 지원했는데 축산진흥원 내 말 연구원은 고작 3명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제주도의 현실입니다. 연구비용과 인력이 다른 1차산업에 비해 거의 없습니다. 도의 말 연구 개발 비용은 스스로 갖출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의 축산진흥원은 양돈축산진흥원입니다. 이제는 바뀔 필요가 있습니다. 축산진흥원은 이제 말과 관련된 연구 장소로 변화해 한라마의 우수성을 연구하고 알리는 일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는 부대산업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제가 이번에 농수축경제위원회로 오면서 느낀 건 가공된 말 관련 식품, 상품 인프라가 약하다는 것입니다. 승마도 중요하지만, 말산업이 6차산업화하려면 가공 식품과 부대산업 활성화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제주 말고기가 푸석푸석하면 누가 먹겠습니까? 관광객들이 호기심에 먹을 뿐입니다. 내륙으로 돌아가서 말고기를 찾을 수 있기에 전문 비육마를 도입해 품질 개선을 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제주말산업특화단지 조성과 관련해 당초 2013년부터 2017년까지 86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단일 지원으로 끝나고 있습니다. 집행부가 나서서 이런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정: 돌직구 질문을 했는데도 아주 명쾌하게 대답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실제 말산업의 핵심 포인트를 집어 주셨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나서서 해결해야지 어느 한 곳만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다른 대담자 분들 가운데 보충 설명이나 궁금한 점 있으십니까?

김병선 교수(이하 김): 하민철 의원님께서 승마시설 문제의 체계 일원화 통합 건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승마시설이 이원화돼 있어 운영하는 분이나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는 통합을 추진할 경우, 체시법상의 시설이 완화돼 농어촌형 승마장 수준이 될 경우 소규모 승마시설이 난립하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고, 반면에 농어촌에서 간단하게 승마시설을 운영할 수 있도록 특별법적 성격에 따라 설치하는 농어촌형 승마장이 체시법 승마시설처럼 강화되면 오히려 농어촌형 승마장을 운영하는 분들이 어렵지 않겠는가 하는, 그런 궁금증이 있습니다.

하: 우리보다 몇 천 년, 몇 백 년 승마 선진화가 된 프랑스나 독일도 일원화가 이뤄졌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어촌형이든 문화체육관광부의 승마시설이든 결국은 경마산업 문제와 관련된 파워 싸움의 결과입니다. 우리 말산업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기에 이와 관련해 통합된 전문 매뉴얼을 만들면 될 것입니다.

정: 다음은 전문 인력 문제와 관련해서 김병선 교수님께서 의견을 주시겠습니다.

김: 먼저 한국농어촌말산업연합회와 한라마협회가 상생을 위한 업무협약을 하게 돼 축하 인사를 드립니다.
제주의 말 가운데 대부분이 한라마입니다. 제 생각에는 한라마도 물론 경주마로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제 생각에는 승용마로도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얼마 전 어린이날 과천에서 어린이 승마축제를 했는데 제주도의 유소년 대표들이 한라마를 끌고 올라갔습니다. 결과적으로 성적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다른 시도 분들이 이 말을 보고 품종이 뭐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제주도의 한라마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외국 포니종으로 생각할 정도로 기량과 외모를 보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내륙 지역 승마장에서도 한라마를 다수 사용하고 있고, 서러브레드나 웜블러드보다 돈을 더 벌어준다고 합니다. 구입비도 저렴하고 관리비도 싸고, 병도 많지 않고 사료도 잘 먹고 편자가 없어도 되는 등 수익 창출을 하는 말은 한라마라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습니다. 한라마협회는 좋은 양질의 한라마를 생산하고, 한국농어촌말산업연합회나 내륙의 각 사업자 분들은 한라마를 통해 고수익을 내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업무 협약이 오늘 이뤄졌기에 고무적으로 생각합니다.
어느 분야든지 시설 인프라나 제도가 중요하나 그걸 활용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훌륭한 전문 인력이 없으면 그 산업은 발전하기 어렵습니다. 말산업도 인력 양성 발전이 관건이고,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말산업이라는 개념은 최근 만들어졌기에 전문 인력이라고 지칭할 만한 인프라가 없습니다. 물론 제주에는 예전부터 말을 키워왔고 감목관 제도도 있었지만, 지금 21세기 말산업에서 필요한 인력과는 다릅니다. 과거에는 그냥 말을 단순 사육 관리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지금 말산업 인력은 말을 어떻게 잘 이용해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가를 요구받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이제야 말산업 인력이 양성되고 싹이 트고 있는 실정입니다. 말산업육성법과 정부의 말산업육성종합계획에 근거해서 인력 양성을 계획하고, 전국에 말산업 전문 인력 양성 기관을 지정하면서 이런 분위기를 타고 각 대학에서 학과를 신설하고 양성해 2~3년 뒤에부터는 많은 학생이 졸업을 하게 됩니다. 문제는 고등학교, 대학교, 한국마사회도 다 똑같이 초보 수준의 말산업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기본적인 말 관리 수준으로 끝나 역할 분담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제 생각에는 단계별로 차등화해 인력 양성이 이뤄져야 합니다. 다행히 최근에 교육부와 고용노동부에서 NCS, 즉 국가직무능력표준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말산업 분야에도 교육부와 직업능력개발원에서 개발한 말 사육 분야 개발이 거의 완료됐고, 마사회에서도 장제사 등 5개 분야 NCS가 개발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직업능력개발원에서 개발한 NCS는 고등학교에 적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대학은 직능원 NCS와 마사회에서 개발한 자격 관련 교육을 담당하고, 마사회는 실제 현장에 곧바로 투입돼 지도자 역할을 할 수 있는 교육을 담당해서 역할 분담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는 전문 인력을 양성해서 취업을 시키더라도 문제는 각 산업체를 경영하는 분들이 말산업 마인드, 기술 능력, 경영 능력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말을 기본적으로 관리하고 조련시키는 기술적 문제뿐만 아니라 시설 관리나 인력 관리, 홍보, 마케팅 등 경영 부문 그리고 말산업의 특성과 사회 체계의 변화를 따라갈 수 있는 능력이 안 돼 있습니다. 종사자가 교육 능력이 있더라도 경영자가 뒷받침 안 된다면 활용이 안 됩니다. 그런 측면에서 농림축산식품부나 마사회 차원에서 특별적립금이라도 지원해서 우선 말산업 경영자들에게 체계적인 교육 혜택을 줘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분들을 교육할 만한 곳이 없습니다. 각 대학에서 말산업 CEO 과정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사실상 직접 적용할 만큼 알찬 내용이 없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정부나 마사회 차원에서 개발하고 비용도 일부 지원해 경영자 분들이 기술적인 측면 뿐 아니라 경영적인 측면을 알 수 있도록, 미래지향적인 부분을 돕는 일이 이뤄져야 말산업 전반이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세 번째로는 시급히 도입해야 할 문제인데, 기승능력인증제가 그것입니다. 말산업 자격증 제도는 도입돼 있지만 이는 직업과 연관된 자격증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많은 승마인들이 있습니다. 말 타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취미로 특기로 하는 분들입니다. 프랑스나 독일, 가까운 일본 등 말산업 선진국을 보면 아마추어 승마인들을 위한 기승능력인증제도가 있습니다. 말을 배우기 시작하면 승마 수준과 등급에 따라 아마추어 자격을 주는 즉, 태권도 같이 심사요청을 해 수준별로 능력을 인증해주는 방법입니다. 승마를 하고 말 관리하는 분들이 자기 능력을 궁금해 하기에 동기부여가 되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됩니다. 이 제도를 도입하면 기승 능력의 표준화도 되지만 승마 수요 창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나라도 시급하게 도입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사회에서 용역을 줘서 초안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도입이 미뤄지고 있는데 빨리 적용됐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말산업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이 이미 3회째 배출됐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현재 어디서 무슨 일을 하는지 전혀 소재 파악도, 관리도 안 되고 있습니다. 말산업 자격 보유자에 대해 등록제와 보수 교육제를 시행해야만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말산업 전문 인력이 관리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우선 자격취득자들을 등록하고 정기적으로 보수 교육을 해야 합니다. 의사나 수의사도 모두 보수 교육을 받고 자격 수준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말산업 자격자들에 대해서도 관리를 통해 수준이 유지, 향상될 수 있도록 제도가 도입됐으면 합니다.

정: 교육이나 인력 문제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잘 지적해 주셨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난 관계로 이학교 교수님의 기조 발언을 듣고 나서 토론과 질문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이학교 교수(이하 이):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3가지입니다. 첫째로 말산업 현주소는 어디인가, 둘째로 제주도의 말산업에서의 역할, 마지막으로 어떤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국내 말산업에서 지속가능한 승용마 시장의 창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주마 중심의 시장에서 승용마 시장으로 연동시키는 것이 향후 말산업에서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이나 현재의 국민 소득 구조나 경주 퇴역마의 승용마 전환 구조를 가지고 있는 취약한 산업 현장에서 향후 안정적 말산업을 위한 보다 면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제주도에서의 말산업의 역할은 좋은 말 자원의 생산 공급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비용의 승용마 생산 공급은 제주도의 주요한 역할이라고 판단됩니다. 다양한 경주마 자원의 공급으로 이미 경주마 시장에서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은 주지할 사실이나 현재 국내 승용마 시장의 활성화가 매우 미흡한 것은 저비용의 잘 훈련된 승용마의 공급인데 이러한 시장 구조에서의 공급에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현재 제주도가 가지고 있는 말 자원을 통한 맞춤형 승용마의 공급을 잘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생산 농가의 생산 유통 구조는 경주마로 선발해 활용하고 난후 이들 퇴역마나 도태마를 승용으로 활용하는 가치 사슬을 가지고 있어 소득 구조면에서 경주용 활용을 배재하고는 단순한 승용마 생산으로는 기대 수익을 얻을 수 없는 기형적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더욱이 2020년 순수 혈통마 경주를 원칙으로 한라마가 퇴출하는 상황에서 매우 미묘한 문제가 발생되고 이러한 갈등이 제주도의 말산업 뿐 아니라 우리나라 말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 과정에서 한라마는 현재 육지의 대부분 승마장에서 퇴역 경주마를 대신해서 일정한 수익을 주고 있는 엄연한 현실임이 인정됨에도 오히려 제주도에서는 교잡마라는 취급을 받고 있어 자원으로 재평가 되야 하는 현실이 가려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한라마 사육 농가들은 제주마의 순수 혈통에 대한 진위 여부에 대한 명분을 들어 제주마의 발목을 잡고 있으며 제주마 농가들은 한라마는 국적 불명의 교잡마라는 명분을 들어 해묵은 갈등이 재현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국내 승마장에서 우리 상황에 맞는 저비용 승용마 자원의 공급을 위해 한라마의 활용이 필요하다고 제안합니다. 그리고 2020년 이후 제주마의 전용 경주가 시작 될 경우 한라마는 일부 경주마 공급이 차단됨에 따라 기대 수익 악화로 마필 생산 기반이 붕괴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제주마의 생산 및 공급은 급격히 늘어나지만 일부는 경주용으로 공급되고 나머지 자원 역시 공급처를 찾지 못하는 악순환이 또다시 찾아오게 되는 현실을 직시해야만 합니다. 따라서 이런 가운데 한라마의 역할이 있는가 물었을 때 지금으로서는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한라마는 교잡 수준에 와 있어 다음 대에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세계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승용마는 교잡을 통해 만들어 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우리의 한라마 역시 의도되지는 않았지만, 승용마로서 매우 유익한 자원으로 평가됩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한라마 기반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승용마 시장의 대중화를 선도할 수 있는 중산층도 무너져 있는 현실에서 말산업을 대중화하기 위해 한라마는 매우 중요한 자원으로 판단됩니다. 우리 말산업이 어디를 겨냥할 것인지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유명한 외국산 승용마를 들여온다고 할 때 전문가들은 코웃음을 칩니다. 서러브레드가 경주 퇴역 후에 승용마가 되지만, 장식용에 불과하다고도 합니다.
제주마는 600년 동안 폐쇄적이었습니다. 순수 혈통을 잘 유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 정확한 데이터는 없습니다. 제주마를 보전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건지 결정하는 것은 제주도의 중요한 문제입니다. 제주마는 보존을 위한 수단으로 경마를 해왔습니다. 보존 측면을 넘어서 활용 측면의 경주라는 관점으로 전환하면, 사람이 경마장에 와서 즐거워야 하는데 또 다른 고민이 생기게 됩니다. 2020년에도 그와 같은 경주력을 가지고 계속해서 제주도에 많은 세금을 줄 수 있을지, 이런 관점에서 데이터를 검토하고 정확하게 제시해서 이 싸움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한라마가 경주마로서 활용해야 한다, 안 해야 한다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라마는 안 뛸 수도 있습니다. 안 뛰게 되면, 육지에서는 좋은 말로 알려진 한라마의 기반이 무너져버리면 그 형태의 산업화를 유지시킬 수 없기 때문에 제주도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관점에서 한 번 검토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현재 많은 사람이 말을 타려고 하고 200여 곳이 넘는 곳에서 승마를 하고 있지만, 쓸 말이 없는 상황입니다. 단기간에 수천, 수만 마리의 말도 들여올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제주도에서 가장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말을 자원화 하는 일이 대단히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한라마와 제주도가 갈 방향은 정확하게 정립될 것입니다.
제주도 입장에서 보면, 2020년이 되면 한라마가 본래의 목적을 다하고 승용마로 넘어갈 수 있을까요? 현재 기대 가치가 높고 싸우기만 했기 때문에 기대치를 낮추는 시기를 놓쳤습니다. 2010년에 준비했으면 될 수도 있었던 문제였는데, 지금 2~3년 남겨놓고 준비해야 하는 대단히 곤혹스러운 시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시기에 무엇을 할까 고민한다면, 저는 개인적으로 승용마에 대한 아이덴티티를 정부에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교잡된 말을 브랜드화하겠다는 나름대로의 로드맵이 있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도 입장에서는 정확한 데이터에 근거해서 2020년에는 가상적으로 세수 문제 해결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봅니다. 마사회 입장에서는 단순히 말이 뛰어노는 장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제주도에 어떤 소득을 낼지 정확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고 봅니다. 무조건 숫자가 되니까, 2020년에 문제가 없다고 하면, 기대 가치가 높은 한라마를 키우는 농가의 불만을 잠재울 수 없다고 봅니다. 데이터가 제공되면 명쾌하게 빠른 시간 내에 이를 전환해야 합니다. 전환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지금 제가 말씀 드린 건 우리 말산업이 제대로 가고 있는가 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소득 구조가 직선적으로 4만 달러로 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못하고 있고 승마장 200여 곳의 경영은 계속 악화되고 있습니다. 승마장에서 쓸 말이 없고 한라마에 대한 품종 정립이 안 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도가 어떠한 정의를 내리는가는 특정한 개인이 내릴 수 없습니다. 생산자 단체의 명확한 입장, 도 역시 제주도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데이터를 마련해 마사회에 제시해 이 갈등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너무나 짧은 시간이지만, 각 이해 당사자들이 각 분야에 대한 자료와 로드맵을 내놓아야 할 때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제주도가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제주도에는 아직 마로 하나 없습니다. 좋은 자원을 가지고도 이를 브랜드화해서 가치 상승을 하지 못하는 건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런 면에서 제주도민이 제주도에서 더 많은 돈을 벌고, 고용 창출을 하기 위해서라도 정확한 자료를 이제는 만들 때라고 생각합니다.

정: 저녁 늦은 시간에 진행되는 좌담회임에도 단 한 분도 졸지 않고 경청해 주셔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지금부터는 바로 청중의 질문을 받고 대답하는 식으로 진행하겠습니다.

김갑수 제주한라대학교수: 질문이라기보다 몇 가지 사례를 통해서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 교배 문제를 보면, 독일은 2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하노버리안은 하노버에서만, 홀스타인은 홀스타인에서만 교배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원이 부족했습니다. 많은 종부를 함에도 불구하고 인브리딩(근친 교배)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저먼 호스(German horse)라고, 통합브랜드를 통해 협회 간 종부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예를 들어 이제는 하노버의 수말이 바이에른에 가서 종부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학교 교수님이 언급하신 것처럼 제주도 상황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지금 제주에서는 일 년에 몇 천 마리 정도 태어나지만, 독일에서는 38만 마리의 망아지가 태어납니다. 그럼에도 자원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전통 서러브레드 국가인 아일랜드 사례를 보면, 제주마와 거의 비슷한 재래종인 팅커족의 말이 있습니다. 집시들이 타고 다니는 말로 이들이 공연하면 하루 종일 움직이지도 않고 서 있는 말입니다. 이런 말이었는데 아일랜드 정부가 20년 전 교잡종을 만들었고 지금은 국제 대회에 나가는 말로 성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뉴욕 월드 챔피언십 마장마술을 나갈 때 몇 십 년 전에는 얼룩말이 나간다는 것인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천민의 말이기 때문입니다. 마장마술에 나가서 아무리 잘해도 전통적인 검정, 하양, 밤색만 잘 한다고 일반적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팅커족 말이 가장 상위권에 있습니다.
제주도가 말산업특구를 한다고 하지만, 말에 대한 평가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말을 살 때 눈치를 보고 사거나 팝니다. 말이 왜 좋은지 점수가 얼마인지 기준이 없습니다. 말을 보시는 분들이 생산자한테 이 말이 왜 좋은지 물어봐도 답변을 하지 못합니다. 말산업을 하면서 내 말이 어느 수준에 있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평가 기준을 가지고 접근해야 합니다.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말을 선별해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합니다.
말은 해부학적인 모습과 능력과의 상관관계가 가장 높은 동물입니다. 독일을 비롯해 유럽과 같은 말산업 선진국에서는 6개월이면 이 말이 어디까지 갈지 그 능력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기준을 만들고 평가하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는 한, 말의 육종과 번식은 의미가 크게 없다고 봅니다.

정: 한우나 돼지 같은 다른 축종의 경우, 종돈개량 사업 등 우수한 개량에 대한 기준을 세우고 있지요.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김창능 제주도청 축정과장: 행정에서 답변을 해야할 부분이 있을 것 같아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하민철 의원님이 말씀하신 승마시설 문제는 한 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부적으로 정리해서 보고하겠습니다. 또 융자와 관련해서 축산 현대화 사업이 진행 중인데 시중 금리와 입장 고려를 해서 농가 시설을 하도록 의뢰해 나가고 있습니다.
한라마 유통 구조 개선과 관련해서는 말 경매를 시행하려고 추진 중에 있습니다. 승마거점조련센터는 축산진흥원에 100억 원을 들여 2년 차 조성 중에 있습니다. 한국형 승용마와 관련해서는 한라마 혈통 브랜드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4억 원, 금년에 3억4천만 원을 지원해 지속적으로 혈통 정립을 하고 있습니다. 말뼈 등과 관련해 향장 사업도 추진 중에 있습니다.
대선 공약에 따른 말산업특화단지 조성도 예산을 투입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말산업특구 5개 분야에 35개 부분, 1142억 원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엊그제 기획재정부를 다녀왔는데 예산 확보와 관련해서 긍정적인 답변을 듣고 왔습니다.

박상근 박실승마장 대표: 말산업육성법이 공표된 이후 농어촌형 승마장을 신청해서 허가를 받아 3년간 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말 운동장 지대를 전용하지 않아 불법이라고 합니다. 국민은 정부의 법을 믿었는데 이제 와서 전용을 안 한 불법이라고 합니다. 누구의 말을 믿고 말산업을 해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농축산부에 질의를 했는데, 농지과에서 전용을 해야 한다고 답변이 왔습니다. 3년 뒤에 와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정: 마지막으로 오늘 업무 협약을 체결한 한라마협회와 한국농어촌말산업연합회 회장님 의견을 듣는 것으로 좌담회를 마무리하겠습니다.

김상필 한라마협회장: 공부하는 시간이 마련돼 뜻 깊은 자리였다고 생각합니다. 도의회에 계신 하민철 의원님께 조직 문화와 관련해 질의를 드리고 싶습니다. 도청을 방문하면 근무자들이 바빠 얼굴 보기 힘듭니다. 전직 도지사인 우근민 지사님께도 건의한 적 있는데 제1호 말산업특구인 제주도인만큼 행정 조직 개편이 가능하면 말산업육성과로 승격시켜서 인원도 늘리고 각 분야에 정책을 펼 수 있는가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은 적이 있습니다. 말산업이 비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선진화되고 조직화된 가칭 말산업공사와 같은 조직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하: 이 자리에 축정과장님 등 행정 담당자 분들 모두 자리하셨지만, 그 내부는 잘 모릅니다. 이학교 교수님이 정확하게 지적하셨지만, 여러분들이 통일된 목소리를 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주마와 한라마협회는 이제까지 싸우기만 했습니다. 여러분들이 한목소리를 낼 수 있을 때 요구하십시오. 그렇다면 저 역시 언제든지 돕고 요구하도록 하겠습니다. 적어도 우리끼리 싸우지 않는, 제주마생산자협회, 한라마협회, 경주마생산자협회가 한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상복 한국농어촌말산업연합회장: 오늘 좋은 말씀 듣고 배워갑니다. 저도 승마장을 경영하고 있어서 알지만 실제로 승마장 운영이 어렵습니다. 큰 승마장마다 몇 십억씩 투자해도 경영이 어렵습니다. 보험 문제도 해결되어야 승마장이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60년 근근이 모은 재산이 한 번에 날아갈 수 있는데 이게 무슨 사업입니까.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 줘야 합니다.
인력 문제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사람마다 기술이나 교육 방식이 달라 회원들이 혼란스러워합니다. 기승능력인증제를 도입해 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중국에 가서 축산 현장 조사를 하라고 해서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우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른 육종과 결합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한우만 최고라고 고집만 하고 있습니다. 한라마도 마찬가지로 육종 보존을 계속 추진해 나가면서 좋은 품종을 개량해 공급해야 사업이 꾸준히 지속되고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제주도가 말산업 발전을 위해 중추적인 역할을 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좌담회를 통해 제주도 말산업 관계자분들이 열의를 가지고 있는 모습을 봤습니다. 큰 기대를 가지고 돌아가겠습니다.

정: 앞으로 펼쳐질 말산업 미래에 대해 각계 전문가분들을 모시고 1시간 넘게 진행했습니다. 사회자로서 모두 발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런 대담이 릴레이로 계속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면,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면 정책과 사업들 모두 무의미합니다. 큰 파이를 만들 때 그 파이가 작아서 서로 싸우고 나눠먹는 것이 아니라 키워서 나눠먹어야 할 것입니다. 인간의 유전자는 이기적이라고 하지만, 유전자의 노예가 되지 않고 이타적 삶을 추구하면 멸망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메르스 때문에 정국이 불안한 가운데 우리 제주인들, 협회를 방문해 주신 한국농어촌말산업연합회 회원님들, 대담자분들께 감사드리며 좌담회를 마치겠습니다.

특별 취재팀

※ 본 기사는 좌담회 구술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문맥상 맞지 않거나 의도한 바와 다르다면 정정 보도 요청이 가능합니다(말산업저널 편집국 031-8086-7995).

하민철 -
“말의 유통 구조와 관련성 문제 개선
말고기 등 식품·향장 산업으로 활성화 요구
중앙 정부 적극 지원 요구 필요성”

김병선 -
“인프라·제도 활용은 결국 사람
산업체 경영자 체계적 교육 뒷받침
기승능력인증제·보수 교육제 도입”

이학교 -
“제주마·한라마 논쟁 종식해야
브랜드화 승용마 정의 정부에 제시
도 발전 위해 데이터 기반 로드맵 만들어야”

정동기 -
“돌직구 대담 릴레이 계속해 발전 모색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면 무의미
말산업 파이 키워서 나눠야 할 것”

▲이번 특별 좌담회의 전체 기획과 사회를 맡은 정동기 제주대학교 동물생명공학부 교수.
▲하민철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의원은 말산업 정책에 관한 전반적 제언을 했다.
▲김병선 제주한라대학교 교수는 전문 인력 양성 문제에 대해 발언했다.
▲이학교 전북대학교 교수는 한라마 육성 방안에 대해 기조 발언과 함께 토론을 진행했다.

▲이 창간 2주년을 기념해 6월 15일 제1호 말산업특구,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우리 말산업,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를 주제로 특별 좌담회를 개최했다.
▲김창능 제주특별자치도청 축정과장은 합리적이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시책들을 추진하도록 각고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김갑수 제주한라대학교 교수는 말에 대한 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했다.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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