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승주 금악목장 사장
감사원은 얼마 전 31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예비감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일부 공공기관이 수백억 원대의 시간외 근무수당을 전 직원에게 지급하는 등 인건비 편법인상을 비롯해 채용비리, 편법인사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하였다.

감사원은 한국마사회의 인건비 편법인상을 문제로 지적하였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01년부터 시간외 근무수당을 기본급으로 일괄 전환해 부당지급했고 2004년부터는 시간외 근무수당 항목을 예산에 재편성해 초과근무 실적과 상관없이 직급별로 매월 9만원에서 14만8천원을 지급했다가 2006년 12월 기본급에 편입하는 방법으로 인건비를 편법 인상했다고 발표하였다. 이에 따라 2002년부터 올해 2월까지 편법으로 지급된 시간외 근무수당은 23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 하였다. 그밖에 다른 공공기관의 문제점들도 함께 발표 하였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내용들이 매년 감사원의 정기검사에서 밝혀지지 않았다가 예비감사에서 지적한 것은 공공기관 길들이기라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길들이기 차원을 떠나 기업윤리 경영에 문제점을 그대로 나타나게 되었다는 점에서 한국마사회의 이미지에 손상을 입을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된다.

요즘 서울경마공원의 관리사 노조는 부산경마공원에서 시행되는 KRA컵 경주의 마필관리에 참여 할 수 없다고 선언하였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가 마필관리에 대한 출장료 지급액에 대한 불만이 가장 커다란 이유로 보여진다. 이러한 시점에 한국마사회의 인건비 편법인상이 불거진 것은 매우 민감한 사항으로 작용될 수 있다. 인건비 편법인상이 회계처리 방법상 문제였는지 알 수는 없지만, 공신력 있는 감사원의 지적사항 이므로 어떠한 변명도 일반 국민들이나 서울경마공원의 관리사노조에서도 납득하기 힘들 것이다. 이러한 사항은 관리사 노조와 시행체인 한국마사회간의 불신임을 더욱 키우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정부관계자에게는 방만 경영으로 비쳐질 수 있다. 감사원은 이달 중순까지 이번 감사를 마무리 짓고 그 결과를 기획재정부에 통보해 문제에 대한 책임 규명과 함께 기관별 경영실적 및 임원평가에 적극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주 일요일 경주로의 문제점으로 인한 전 경주 취소와 더불어 인건비 편법인상이 거의 동시에 각종언론에 게재되어 한국마사회와 경마에 대한 경마팬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한국경마에 대한 이미지 제고에 심혈을 기울여 왔던 KRA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현 정부는 정부산하 기관의 민영화를 일부 추진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을 하였다. 그 기준은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관, 설립의 목적에 부합하지 못하는 기관, 또한 윤리적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는 기관도 포함되어 있다. 아직 경마가 사감위법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마당에 경마팬 으로부터 “죽써서 개준다”는 비아냥과 국민들로부터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언성은 듣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작 성 자 : 권승주 ranade@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