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열리는 승마대회 일정과 관련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전라북도 장수승마경기장에서 주요 대회들이 치러진다는 점이다. 작년까지 렛츠런파크 서울 승마경기장이나 상주국제승마장, 대전 복용승마장 등지에서 개최되었다. 그러나 이제 승마대회도 ‘할당’에 따라 장소를 배정하고 있다.

장수승마경기장에서는 8월 13일부터 24일까지 제10회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전국승마대회가 진행 중이다. 제10회 전국 국산마승마대회도 8월27일부터 29일까지 개최되며 9월 18일부터 20일까지는 제14회 국민생활체육회장기 전국지구력승마대회가 열린다.

정부는 승마대회를 통해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승마 대중화에 일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제10회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전국승마대회가 한창인 현재, 장수군 일대에는 대회 소식을 알리는 현수막이 수 없이 걸려 있다. 지역 방송을 통해서도 수차례 홍보 방송을 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정작 승마대회에 무심했다. 방송에서 대회 소식도 접하고 현수막도 봤지만, 별다른 관심이 없다. 홍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기획하고, 주민들을 관객으로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숙박업계와 요식업계에 종사하는 주민들은 대회 유치를 적극적으로 반기고 있다. 장수군 읍내에는 단 두 곳의 숙박업소가 있는데 대회 기간 내내 이미 예약이 꽉 찼다. 읍내 몇몇 식당에서는 훈련을 마친 선수들이 삼삼오오 모여 식사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장수군에는 한국마사회 장수목장(렛츠런팜 장수)이 있어 관계자들의 출입이 잦은 곳이었다. 장수군은 축산과 내에 `마사계`를 두고 말산업 분야 행정을 담당했다. 작년부터는 말산업팀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장수군은 여의도 면적의 170배가 넘는 533㎢의 면적에 2만3천여 명의 인구가 산다. 이 조그만 지역사회에 승마대회가 유치됨으로써 자못 활기를 띠는 분위기다.

승마장은 승마대회 유치뿐만아니라 관광 힐링의 장소로도 각광받기 시작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맞춤형 여행정보’ 시리즈 2탄으로 힐링 여행지 21곳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 승마 체험과 외승 체험이 가능한 대관령 하늘목장과 영천 운주산승마장이 첫 번째 테마인 ‘아이와 함께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숲속 놀이터’ 5곳 속에 포함됐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40년 만에 지난해 9월 일반에 문호를 개방한 하늘목장은 여의도 4배에 달하는 방대한 초지를 자랑한다. 특히 이곳에서는 몽골 유목민이라도 된 듯 말을 타고 초원을 누빌 수도 있다. 승마 경험이 있다면 2~4시간 동안 초원으로 외승 체험을 나갈 수 있는데 몽골 출신의 교관이 승마 체험을 진행한다. 또 하늘목장에는 테마별로 4개의 산책로가 있다. 초지가 많아 산티아고 순례길을 닮은 ‘너른풍경길’(2㎞), 선자령까지 이어지는 ‘가장자리숲길’(1.5㎞), 숲속의 나무가 터널을 이루는 ‘숲속여울길’(500m), 희귀식물과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는 ‘종종걸음길’(800m)이다.

경북 영천시에서 운영하는 운주산 승마자연휴양림도 소개됐다. 운주산 승마자연휴양림은 산림욕과 승마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승마자연휴양림으로 73만3932㎡ 면적에 울창한 리기다 소나무 숲에 꾸며진 숲속의 집과 다목적구장, 숲속놀이터, 산책로, 수변관찰데크, 주말농장, 야외 물놀이장 등의 휴양림지구와 실내·외승마장, 산악승마로, 외승로 등의 다양한 승마체험을 할 수 있는 승마체험지구로 구성돼 휴양과 레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이처럼 승마활성화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중요한 점검 사항이 있다. 바로 안전에 관한 문제다. 이용자들에게 승마의 위험을 충분히 인지시켜야 한다. 승마 보험의 현실화 또는 지원, 승마 사고의 책임이 각자에게 있으니 안전 원칙을 확실히 지키라는 안전교육, 승마장 주인들에 대한 안전교육, 승마지도 보수교육 등을 선행해야만 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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