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육상경기에는 100m 경기도 있고 중거리 경기도 있으며 마라톤 경기도 있다. 그리고 해당 종목 세계 최고의 선수를 가리게 되는 것이다. 100m 경기에서 우승할 경우 ‘인간탄환’이라며 세계인의 칭송을 받는다. 마라톤에서 우승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월계관을 씌워주며 인간승리의 표본으로 전 인류의 추앙을 받는다. 만약 칼루이스와 황영조가 100m 달리기를 하면 누가 이길까? 거꾸로 황영조와 칼루이스가 마라톤 시합을 한다면 누가 이길까? 답은 뻔하지 않은가.

한국의 경마는 단거리 경주에서 우승하는 경주마는 실력 있는 경주마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다. 경마상금도 장거리로 갈수록 높아지도록 하고 있으며 소위 군체계 때문에 아무리 능력이 있는 경주마라도 하위군부터 의무적으로 출전을 하고 단거리부터 출전해야 하는 모순을 안고 있다. 또한 하위군은 단거리 상위군은 장거리 위주로 경주를 편성함으로써 일단은 단거리에서 잘 뛰어야만 우수한 경주마로 인정받는 모순도 안고 있다. 가령 장거리에 소질이 있는 경주마라할지라도 우선은 1000m나 1200m에서 레이스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능력이 상대적으로 평가절하 되는 모순을 안고 있다. 경주마도 개체능력에 따라 스프린터는 단거리에 출전하고 마라토너는 장거리에 출전하도록 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특성에 맞는 우수마를 발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가 확립이 되어야만 승부조작 시도를 원천봉쇄할 수 있으며 부정경마도 근절시킬 수 있는 것이다. 지금 같은 군체계와 경주편성제도 상금제도 하에서는 승부조작시도가 끊임없이 일어날 수밖에 없으며 또한 부정경마로 연결되는 구조적 모순이 이어질 것이다.

한국경마가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을 해가기 위해서는 현행 군체계를 폐지하고 경주마의 나이 성별 수득상금 우승횟수를 근간으로 하는 경주편성을 확립해야 한다. 또는 부담중량 만을 고려한 경주편성도 가능하다.

현재의 군분류 체계에서 승군의 기준은 벌어들인 상금이다. 상위군으로의 승군은 있어도 하위군으로의 강군은 없다. 따라서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경주마도 불행하게 일찍 퇴출되고 당장의 능력마도 승군을 꺼려 최선의 승부를 회피하는 경우가 있다. 해당경주에서의 승군순위가 우승마 추리의 중요한 판단기준이 되는 것이 한국경마의 현실이다. 또한 같은 군에 있는 경주마들 끼리도 제각각 부담중량이 달라 현재의 군분류 체계는 백해무익하다.

현대 경마의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을 예로 들어보자. 미국의 경우는 능력이 우수한 경주마는 상금이 많은 경마장에서 주로 활동을 한다. 그러다가 능력이 저하되면 점점 상금이 적은 경마장으로 이동하게 된다. 과천벌을 풍미했던 ‘섭서디’의 경우도 상금이 많은 뉴욕에서 활동을 하다가 결국 상금이 적은 필라델피아경마장에서 활동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러다가 클레이밍레이스에 출전하여 한국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

이렇듯 선진 경마국의 경우는 경주마의 능력에 따라 완전 경쟁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승군을 하지않기 위해 전력을 은폐하는 일은 꿈도 꾸지 못한다. 그럴수록 경주마를 소유한 마주나 조교사 등 관계자들게는 손해만 거듭되기 때문이다. 경주마를 중심으로 하는 발전정책을 시행하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풀어나갈 수 있다. 인위적으로 규제하고 통제하며 사람위주로 정책을 펼치다보면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장거리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나타내는 경주마만을 능력 있는 경주마로 인정하는 정책을 개선하여 경주거리별로 특성에 따른 우수 경주마를 발굴하는 정책으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 그래야만 세계와의 경쟁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출발게이트의 문이 열리자마자 모든 경주마와 기수가 전력질주를 하도록 할 때 부정경마는 사라지고 공정경마가 구현될 수 있는 것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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