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그랑프리경주에서 3세의 외국산 신예 ‘볼드킹즈’가 쟁쟁한 준족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해 경마산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1990년 ‘가속도’ 이후 25년 만에 100% 승률로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한 주인공이 되었다. ‘볼드킹즈’는 국내 그랑프리 역사상 8번째로 3세의 나이에 우승을 차지한 경주마이자, 승률 100%의 성적을 기록한 역대 두 번째의 경주마로 이름을 남겼다. 올해까지 34번 열리는 동안 그랑프리 경마대회에서 3세마가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8번 밖에 없다. 1990년 ‘가속도’를 시작으로 1999년 ‘새강자’, 2002년 ‘보헤미안버틀러’, 2008년 ‘동반의강자’, 2010년 ‘미스터파크’, 2012년 ‘감동의바다’, 2013년 ‘인디밴드’ 등 7두다. 여기에 2015년 ‘볼드킹즈’가 그랑프리 경마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8번째 주인공이 됐다.

‘볼드킹즈’의 기록이 빛나는 이유는 그의 통산 성적 7전 7승이 말해준다. 역대 그랑프리 경마대회에서 승률 100%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3세마는 1990년 ‘가속도’가 유일하다. ‘가속도’는 1990년 6월 데뷔전에서 우승한 이루 매월 경주에 출전 6연승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어 출전한 1990 그랑프리 경마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승률 100%로 그랑프리 경마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첫 번째 경주마로 이름을 올렸다. ‘볼드킹즈’는 7승째를 그랑프리 경마대회로 장식했다.

‘볼드킹즈’는 미국 1세마 경매(FASIG-TIPTON Kentucky Fall Yearlings Sale 2013) 당시 1만 8천불에 낙찰될 마필로 부경경마공원 2014년 1차 경매당시 임용근 마주가 구입했다. 수입가 3천6백만원이었다.

도입 당시 ‘볼드킹즈’는 460kg대의 체중에 다소 체격이 작은 마필이었다. 처음에는 김창옥 조교사에게 위탁관리되었다가 마체가 너무 볼품없어 함안휴양조련시설에서 휴양을 하게 되었다. 휴양 후 외국인 울즐리 조교사에게 새롭게 위탁해 충분한 휴양을 거치도록 했다. 일부러 2세때 쉬고, 3세때부터 경주에 출전했다. 3세인 올해 2015년 3월에 데뷔전을 치렀다. 처음에는 볼품없었으나 울줄리 조교사의 지극정성 보살핌을 받아 2015년을 평정하는 명마로 거듭났다.

‘볼드킹즈’의 활약으로 인해 부경과 서울의 기존 인식도 재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기존 서울은 외산마가 강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활약한 ‘섭서디’를 시작으로 ‘밸리브리’, ‘동반의강자’, ‘터프윈’ 등은 서울의 대표적인 외산마로 평가된다. 이에 반해 부경은 국산마가 강세를 보였다. 대통령배 3년 연속 우승의 ‘당대불패’를 필두로 ‘미스터파크’, ‘인디밴드’, ‘경부대로’ 등이 그랑프리 우승을 통해 국산마의 위상을 높인바 있다.

그러나 그랑프리 경마대회를 통해 이런 인식은 바뀌게 될 전망이다. 부경이 국산마의 강세와 더불어 외산마 또한 강한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마주들 사이에서는 “외산마도 부산이야?”라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2015년 그랑프리 경마대회는 역대 최고의 박빙 승부가 연출된 대회로 꼽힌다. 우승을 차지한 ‘볼드킹즈’와 준우승의 ‘금포스카이’는 목차 승부를 펼쳤고, 5위를 차지한 ‘클린업천하’와 우승마와는 불과 0.3초차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종반 결승선을 통과하는 시점에선 경주마의 심장소리가 들리는듯한 경합 모습은 역대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제34회 그랑프리 경마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린 가운데 ‘볼드킹즈’가 과연 향후에는 어떤 경주력을 발휘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로선 ‘볼드킹즈’의 연승기록, 그랑프리 2년 연속 우승 도전 등이 가장 큰 관심사다. 오랜만에 탄생한 3세 챔피언, 그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혈통이 우수한 것도 아니도 마필의 가격이 비싼 것도 아닌데 대한민국 최고의 경주마로 우뚝 서자 ‘수렁에서 건진 내아들’이라며 임용근 마주를 한껏 부러워하고 있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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