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원 제주지역본부장(왼쪽)과 김상필 한라마협회장(가운데)이 2015 제주국제지구력페스티벌 시상식 후 단체 사진 촬영을 한 장면.
렛츠런파크 제주, 신규 마주 모집 대상에 생산자 마주 배제
한라마협회, “지역 현실 무시한 모집, 농가에 위화감 조성”
제주경주자원관리팀, “생산자 참여, 발전에 좋은 현상 아냐”

렛츠런파크 제주(본부장 전성원)가 10년 만에 신규 마주 모집을 공고한 가운데 한라마협회(회장 김상필) 등 도내 관련 유관 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렛츠런파크 제주는 1월 15일 ‘2016년 렛츠런파크 제주 신규 마주 모집 공고’를 통해 개인·법인·조합 마주를 제주 지역 거주자에 한해(국내 거주 외국인 포함) 받는다고 밝혔었다.

이에 한라마협회는 18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신규 마주를 부자들 위주로 모집해 20여 년동안 제주경마공원 경주마를 생산해 온 생산자 마주를 배제해 생산농가가 집단 반발하고 있다”고 했다. 한라마협회에 따르면, 렛츠런파크 제주가 신규 마주를 모집하는데 있어 일부 돈 있는 사람들만 지원할 수 있도록 해 말의 고장인 제주의 지역적 현실을 무시한 모집이다.

마주 모집에 대해 “일반·법인·조합마주들을 모집하면서 말산업특구 제주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생산자 마주는 배제한 채 제주도 내 재산순위 상위 1% 정도에게만 자격을 부여, 말산업 전담기관인 한국마사회가 돈 있는 사람들만 마주 모집 자격을 주어 일반인과 생산농가에 위화감을 주는데 앞장서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한라마협회는 성명서에서 “모집 자격은 2년 평균 재산세 105만 원 이상이고 2년 평균 연소득 7000만 원이상, 또는 2년 평균 재산세 280만 원 이상 또는 최근 1년간 월 평균 잔액 금융자산 4.9억 원 이상인 최상위층 사람들에게만 마주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주어 제주 지역 설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모집”이라며 21일 오전 11시, 제주도 내 생산농가들이 렛츠런파크 제주를 항의 방문하는 등 단체 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필 한라마협회장은 “한국마사회는 지금까지 제주경마장을 이끌어 온 조강지처나 다름없는 한라마마저 경주마에서 퇴출시키고 이젠 가뜩이나 상실감에 젖어있는 농가들에게 마주 모집을 제한시켰다”며, “말산업전담기관인 한국마사회가 농가들 죽이기에 앞장서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부자 전담 육성 공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금이라도 지역 여론을 반영해 말 생산 농가들과 진정으로 소통하고 상생하는 정책을 수립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에 대해 렛츠런파크 제주 측은 19일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입장을 밝혀 주목받았다. 김진갑 제주경주자원관리팀장은 “많은 자본이 투자되는 말산업은 제주뿐만 아니라 서울과 부산에서도 한국마사회에서 정한 경제 기준을 통해 마주를 모집하고 있다”며, “통계청에 알아본 결과 제주 지역의 소득 및 재산 수준이 수도권의 70% 정도로 판단돼 이와 같이 개인마주 등록 기준을 설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말 생산자들을 신규 마주 모집에서 배제한 것이 아니라 2006년 모집 당시 시행했던 생산자 대상 모집을 이번 모집에서 제외한 것”이라며 “생산자들도 일반이나 조합 마주 모집에 충분히 지원 가능하다”고 말했다.

생산자를 모집에서 제외한 이유에 대해 “전체 마주 157명 중 생산자 마주는 101명으로 65%를 차지하고 있다”며 “서울, 부산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했다. 김진갑 팀장은 “말의 생산과 훈련, 경주마 활용 분야가 선순환 구조로 돌아가는 것이 말산업 발전에 있어 중요한데 많은 생산자가 참여하는 것은 좋은 현상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서울과 부산의 생산자 마주는 각각 60명으로 전체 마주 대비 점유비는 12.4%와 17.5%다.

김 팀장은 또 “이번 모집은 서울·부산과 달리 제주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에 한해 진행하고 있다”며, “제주 지역 말 생산 농가를 무시했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신규 마주 모집 공고를 두고 일각에서는 ‘렛츠런파크 제주발 경마혁신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마주의 자격은 한국마사회법 제11조 등 관련 규정에서 제한하고 있으며 서울과 부산, 제주에서 각각 모집하고 있다. 특히 제주도는 그 지역적 특성상 생산자 겸 마주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가족이 경영에 함께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 경주 시행을 두고 일부 고착된 문제가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

한라마의 2020년 경주마 퇴출 사안을 두고 렛츠런파크 제주와 한라마협회, 제주도청 등 관련 기관이 뜻을 모아 현안 문제를 잘 풀어가던 와중 갑작스레 마주 모집 문제로 갈등 국면에 접어든 건 이면에 다른 배경이 있지 않겠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문제를 두고 주요 관계자들이 21일 목요일 오전 관련 회의를 가질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향후 개선 방향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성원 제주지역본부장(왼쪽)과 김상필 한라마협회장(가운데)이 2015 제주국제지구력페스티벌 시상식 후 단체 사진 촬영을 한 장면.

이용준 기자 -Copyrights ⓒ말산업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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