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말 사육 농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주로 단순 가공품으로 판매되던 말 부산물의 부가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1월20일 농촌진흥청은 강원대학교와 함께 말기름 고유의 냄새를 없애는 정제 기술과 말뼈에서 피부 건강 증진 효과가 있는 분해물(펩타이드)을 분리하는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예부터 화상 치료와 건조한 피부를 개선하는데 쓰인 말기름은 항산화, 항노화 작용을 하는 팔미톨레익산 함량이 높지만 특유의 냄새가 단점이었다. 연구진은 불순물을 없애고 산성백토와 질소가스를 이용해 말기름의 냄새를 없앴다. 정제 과정을 거친 결과, 팔미톨레익산 함량은 4.5%에서 9.5%로 2배 이상 늘었다.

말뼈 추출물은 대부분 콜라겐으로 구성됐다. 분자량이 커서 피부와 장 내 이용률이 낮았지만, 특정 효소로 3kDa(분자생물학적, 생화학적 단백질의 무게를 나타낼 때 사용하는 단위) 이하 저분자 펩타이드로 분리했다.

세포 실험 결과, 피부 주름을 형성하는 효소 중 콜라겐 분해 효소는 80% 이상 억제됐고, 엘라스틴 분해 효소도 양성대조군과 같은 억제 효과가 나타났다. 저분자 펩타이드를 농도별로 처리한 결과에서도 자외선 처리구에 비해 피부섬유아세포 생존율은 24%, 콜라겐 생합 성량은 최대 13% 늘었다. 노화는 탄력을 유지하는 엘라스틴의 변형과 콜라겐 감소로 발생한다. 특히, 피부 진피층은 90%가 콜라겐으로 이뤄져 있어 말기름을 바르고 말뼈 펩타이드를 먹는 등 함께 관리를 하면 피부 건강을 한층 개선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말기름과 말뼈 펩타이드의 피부 건강 증진 기능을 확인함에 따라 국내산 말 부산물 활용과 가공제품 품질 고급화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말기름 정제 기술은 화장품 업체에 기술 이전했으며, 말뼈 펩타이드 제조법은 특허출원 (특허명: 말 뼈 추출물의 제조방법 및 말 뼈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화장료 조성물. 특허번호:10-2014-0077097/ 특허명: 피부주름개선용, 피부탄력유지 또는 개선용 화장료 조성물 특허번호: 10-2015-0158337) 후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이 기술이 중국 등 세계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국내 화장품 시장 활성화와 국산 말 관련 제품의 품질 향상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도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과학적 근거를 마련해 말 사육 농가의 소득을 높이고 관련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피력했다.

농진청은 말뼈 추출물과 증류수를 혼합하고 효소를 불활성화해 펩타이드를 분리, 동결 건조와 분말화 과정을 거친다. 농진청은 말기름과 말뼈 펩타이드의 피부 건강 증진 기능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 국내뿐 아니라 중국 등의 소비 시장을 넓힐 수 있고 국산 말기름 관련 제품의 품질 관리를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웃 일본에서는 말 부산물 산업이 다양하게 발전해 있다. 우리나라는 수년 전부터 말 부산물 산업이 시작됐으나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일부 민간업체를 중심으로 중국시장을 개척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화장품이 중국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자 말의 부산물을 이용하는 사업 중에서도 화장품으로 개발하는 사업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비누 등의 생활용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말산업의 메카 제주도의 경우 도가 지정한 모범 음식점을 대상으로 말고기 육회를 서비스메뉴로 공급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마와 승마 만으로는 말산업육성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말산업육성으로 이어져 FTA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 농촌에 활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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