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윤영 말산업육성본부 말산업진흥처장 특별 인터뷰
2016년은 한국경마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난 2015년은 한국마사회가 사양화 조짐을 보이는 한국경마의 반전을 위해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을 추진했지만, 사회 전반에 깔린 부정적 이미지는 좀처럼 나아지질 않았다.
한국마사회는 2000년 초기 절정기를 지나면서 서서히 매출하락과 경마인구 감소라는 위기에 직면하면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해왔다. 특히 기업인 출신 최초로 한국마사회장에 역임한 현명관 회장의 취임이후 한국마사회는 이전과 차별화된 강도 높은 혁신을 부르짖으며 악화된 이미지 개선에 집중해 왔다.
현명관 회장이 주창하는 경마혁신은 ‘개방과 경쟁 그리고 시장 확대’이다. 지난해 현 회장은 한국경마가 지난 10년간 고객이 42% 급감하고, 매출액은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장외발매소 확장 全無, 전자카드 전면실시 등 규제 압박에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했다며,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뼈를 깎는 자기반성 후 외면 받고 있는 경마 상품의 처절한 반성으로 경마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었다.
한국마사회는 한국경마가 나아가야할 올바른 길을 찾기 위해 국제화·선진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파트Ⅱ 승격과 코리아컵 국제경마대회 개최, 2018 아시아경마회의 유치 등 굵직한 사업들과 함께 한국경마의 체질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한국경마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는 2016년, 각 본부별로 한국마사회가 구상하고 있는 다양한 정책들에 대해 점검하고, 경마팬에게 알리고자 한다.
이번 호에선 한국 말산업 육성이라는 중차대한 부문을 맡고 있는 말산업육성본부에 대해 알아보고, 올해 말산업육성본부가 추진 중인 사업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말산업 전담기관으로 선정된 한국마사회의 말산업 분야 최일선에서 불철주야 말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문윤영 말산업진흥처장을 만나 말산업육성본부 설립 과정과 현재의 말산업 현황, 그리고 올해 말산업육성본부이 추진하게 될 주요사업에 대해 들어 보았다.
말산업이 박근혜정부가 주창하는 창조경제 및 6차산업화에 적합한 산업으로 대두되고 있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경제에 신성장동력으로 인지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마사회가 말산업 전담기관으로 지정되면서 말산업 육성에 중요한 구심점이 되고 있다. 특히 그 중심에 말산업육성본부가 자리하고 있다. 말산업육성본부의 설립 목적과 역할은 무엇인가?
▲ 과거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바다이야기’사태가 발생하면서 후폭풍으로 정부에서 경마·경륜·경정·카지노·복권·토토 등 사행산업에 대해 각 부처별로 문제 해결을 위한 검토를 지시했다. 당시 각 사업별로 사업지속의 당위성을 발굴하라는 것이었다. 경마산업의 주무부처인 농림부에선 말을 경제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발전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았고, 경마를 마필산업의 한 분야로 규정해 이에 따른 경마혁신계획을 2005년 수립했다. 또한 2006년 1월 마필산업 육성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말을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것과 오랜 세월 자리를 잡은 경마를 혁신한다는 것은 지난(至難)한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결국 말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고민을 하던 중 2009년 말산업본부를 신설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후 말산업 발전을 위한 본격젂인 조직을 구축하는 한편, 말산업육성법 제정을 위한 준비작업을 돌입했다. 말산업육성법 시행 이후 마사회가 말산업 전담기관으로 지정되었는데, 그 배경에는 말산업을 국가경제 특히 농촌경제 활성화에 주된 목적이 있지만, 한편으론 경마산업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해 국민경제의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바로 경마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목적이 포함되어 있던 것이다. 말산업육성본부가 하는 역할은 바로 말산업전담기관으로 말산업 전반에 대한 인프라 구축부터 한국 실정에 맞는 말산업을 육성 발전하는 최일선의 부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말산업육성법이 시행되고, 제1차 말산업육성5개년종합계획이 발표되어 올해 5년차를 맞이하고 있다. 한국마사회가 말산업전담기관으로 수많은 노력을 경주하면서 말산업의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온도는 아직도 불만족스럽다는 평가도 있는데 이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내리고 있나?
▲ 말산업육성법이 시행된 이후 5개년 종합계획이 시작된 것이 2012년부터다. 특히 실질적으로 정부투자가 이뤄진 것은 2013년부터이기에 실질적으로 지원사업이 진행된 것은 3년에 불과하다. 그동안은 말산업 육성을 위한 기초를 다지는 시기였다. 특히 열악했던 승마분야의 외연을 확대하면서도 기초 인프라 구축에 주력을 했기에 실 사업자에 대한 지원이나 그들이 느끼는 체감은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말산업은 공산품을 만들어내는 제조산업이 아니다. 아직까지 유치단계로 볼 수 있기에 당연한 비판일 수 있다고 본다. 말산업 육성의 궁극적인 목적은 전국민이 말을 좋아하고 누구나 승마를 즐기고, 부정적 이미지 없이 경마를 즐기는 것이다. 경마를 문화로 즐기고, 승마를 통해 건강과 교육·재활 등에 활용하면서 말산업이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는 것이다. 말산업이 발달한 선진국의 경우 하루아침에 말산업 발전을 이룬 것이 아니다. 기초 인프라가 확보된 상태에서도 1∼2백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서서히 현재의 말산업을 이룬 것이다. 선진 외국의 사례를 감안할 때 한국 말산업이 성과를 보이기 위해선 2차 5개년 종합계획이 마무리되는 2022년 정도는 돼야 할 것이다. 지난 5년간의 말산업 육성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보자면, 본격적인 말산업 발전을 위한 기초를 어느 정도 다졌다고 할 수 있겠다.
말관련 산업의 성장이 지지부진하다. 말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이를 뒷받침할 연관산업의 발전도 필수적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말은 경제동물이 아니라 문화동물이다. 말을 이용한 산업은 다른 축종과 달리 축산물 생산이 아니라 말 이용이 주목적이다. 현재 국내에서 사육되는 말의 두수는 28000여두에 불과하다. EU(유럽연합)의 통계에 따르면 1000명당 말 사육두수가 5두∼10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우리나라는 초지의 협소함을 감안하더라도 1000명당 말 사육두수가 0.5두에 불과할 만큼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결국 한해 부산물을 목적으로 도축되는 말의 두수가 극소수에 불과해 부산물을 이용한 연관산업에 원재료를 공급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물론 부산물 산업의 활성화도 필요하지만, 이를 위해선 절대적으로 부족한 사육두수 확대가 우선돼야 한다. 전체적인 말 두수가 늘어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연관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 유럽의 경우, 사육농가 중 90% 이상이 2∼3두의 씨암말을 보유한 영세농가로 조사되고 있다. 물론 제도적·환경적 개선 부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겠지만 우리의 경우도 대규모 사육을 유도하기보다 소규모 사육농가의 자발적 참여가 있어야 할 것이다. 특히 국내 경마장 수를 감안한다면 경주마로 활용되는 서러브렛 생산보다는 승용마 생산에 중심이 맞춰져야 한다. 최근 정부 정책 방향이 지자체에서 승마대회 개최 수를 현저하게 늘리는 것이 추진되고 있다. 만약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2,3년 후에는 전국적으로 연간 200개 이상의 승마대회가 개최된다. 이렇게 되면 승용마를 비롯한 기본 인프라가 대거 필요하게 되면서 말산업 발전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말산업육성본부가 올해 계획하고 있는 주요사업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그 정책 방향은 무엇인가?
▲ 그동안 말산업 육성을 위해 말산업육성본부가 추진해온 사업들은 말산업 외연 확대에 주력해왔다면 이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국민과 관련 사업자가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정책 방향을 가지고 있다. 말산업육성본부가 올해 추진하는 주요사업은 크게 세 가지로 얘기될 수 있다. 우선 제1차 말산업육성종합계획의 5년차를 맞아 사업 근거와 평가를 명확히 해 1차 종합계획을 효과적으로 추진·마무리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종합계획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최종 결정·발표하지만 말산업전담기관으로써 이전 성과를 분석하고, 다양한 의견을 종합해 보다 좋은 안을 건의함으로써 성공적인 종합대책 추진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올해 마련될 제2차 종합계획에도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 둘째, 지속적 승마활성화다. 그동안은 제도적으로 승마의 확산을 유도해 왔다. 물론 아직 초기 단계인 점을 감안해 지속적인 제도적 확산 유도를 유지하는 한편,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여건을 마련하는데 집중할 생각이다. 승마가 좋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이런 승마의 유용성이 승마를 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을 커버할 수 있다면 체육·정신·교육·재활 등과 연계된 부처와 함께 공공예산을 승마부분에 더욱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말산업본부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히 하도록 하겠다. 셋째, 농촌경제 기여를 위해 농촌관광승마 활성화 추진이다. 올해 시범적으로 마을단위의 3개소를 선정해 승마를 이용한 농촌테마명소를 만들 생각이다. 승마를 테마로 농촌체험과 특산물, 관광지 등을 연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시범운영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하면 앞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추진 계획을 보다 자세히 알려달라.
▲ 올해 현명관 회장의 중점사항은 이미지혁신과 경마혁신으로 얘기될 수 있다. 말산업육성본부의 추진전략을 설명하자면 말을 통한 긍정적 이미지 창출과 산업 가속을 위한 구조 체계화, 말생산 육성의 체질 강화 등이다. 우선 말산업 건전발전 생태계 조성을 위한 표준화 플랫폼 구축사업에서 말생산·육성·유통·이용 등 분야별 표준매뉴얼을 작성하고 기승능력인증제를 시범 시행할 것이다. 긍정적 이미지 창출을 위해 유소년 승마에 집중할 계획이다. 양질의 승마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소년 승마단을 육성하고, 말을 매개로 청소년 활동 지원 및 교육기부를 활성화 할 것이다. 또한 모든 승마대회에 유소년 종목 의무화와 소년체전 승마종목의 성공적 개최에 집중할 것이다. 농촌관광 승마 활성화에선 농촌관광형 승마시설 3개소 선정과 성공적 안착을 위한 지원, 표준모델 정립 및 확산을 추진한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인력취업 허브 기능도 수행한다. 말산업인력 및 사업체 현황 조사를 하고 말산업인력 취업지원센터 개설 및 운영을 추진한다. 또한 올해는 말산업 인력양상 사업구조를 혁신한다. 전액 국비지원 교육체계인 고용디딤돌 훈련과정을 도입 추진 중이고, 현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국가 인적자원 컨소시엄 훈련과정도 운영할 것이다. 국산 경주마 생산육성 강화를 통한 질적 향상도 추진한다. 능력부진 민간 씨암말 교체 지원하고 육성조련 강화를 통한 우수 국산마 배출 추진도 지속된다. 승용마 생산의 국산화 및 경주퇴역마 전환 순치를 강화하며, 말을 활용한 박람회, 축제, 문화공연이 어우러진 행사 추진을 통해 말산업 발전 및 말사업 인지도 제고를 추진하게 된다.
말산업육성본부가 승마 분야에만 치중한다는 불만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 앞에서도 밝혔듯이 말산업육성법이 시행된 배경에는 경마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것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한국마사회가 말산업 전담기관으로 지정된 것은 바로 경마산업의 지속성을 염두에 둔 것이 크다. 일부에서 이해관계에 따라 충분히 불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세계 매출 7위의 규모를 유지하던 경마산업에 비해 전혀 기반이 없었던 승마를 경마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작업이 우선돼야 하는 것이 올바른 말산업 발전일 것이다. 초기단계에 위치한 말산업 육성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될 것이다. 경마산업도 말산업의 중요한 한 축이다. 특히 말산업 육성을 위한 재정이 모두 경마에서 나오는 만큼 경마산업이 위기를 벗어나 지속적인 성장을 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말산업육성본부에서 경마와 경주마 부문에도 지속적인 지원을 추진한다. 경주마 부문을 살펴보더라도 한국마사회가 국적 있는 경마시행을 기치로 국산마 생산 활성화에 나선 1991년과 지금을 비교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25년의 시간이 지났기에 가능했다. 말의 질이 높아져야 경마의 질이 높아지고 이미지 개선은 물론 스포츠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올해도 우수마 생산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말산업 관계자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해달라
▲ 말산업육성법 시행과 더불어 말산업에 대해 각계에서 많은 기대감이 넘치고 있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올해는 말산업 전반에 대한 표준화 작업이 추진된다. 그동안 말산업 육성이 외연 확대에 치중됐다면, 올해부터는 고도화 작업을 추진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 다만 말산업이 국민 경제에 기여하고 농촌경제의 신 성장동력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천천히, 그리고 단단히 만들어 가야 안정적으로 오래 갈 수 있다. 때문에 관계자나 실제 사업자들이 좀더 인내하면서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말산업육성본부는 경마, 승마, 말 연관산업 등 모든 말산업 분야가 제대로 성장해서 국민 경제와 농촌 경제의 신 성장동력으로 정착하는 6차산업화의 대표적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피땀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