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굳게 걸어 잠그고 경마시행을 억제해왔던 중국의 빗장이 풀릴 것인지 세계 말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말산업협회와 홍콩자키클럽은 1월말 인도 뭄바이에서 열리 아시아경마회의에서 업무제휴협약(MOU)를 체결했다. 중국은 그동안 개혁개방정책을 구사하면서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도입해 전 세계에서 가장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뤄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서도 강력한 경마시행 억제정책을 구사하면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꽃`으로 불리는 경마는 철저하게 억제해왔다. 하지만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이후 정부의 정책에 상관없이 민간에서 우후죽순으로 경마를 시행했다. 심천 광저우 상하이 베이징 다렌 등에서는 시범경마를 시행하거나 경마장을 건설하다가 중단된 바 있다.

홍콩자키클럽의 윈프리드 엥겔 브레히트 대표는 뭄바이 아시아경마회의에서 홍콩자키클럽과 중국말산업협회와 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윈프리드 대표는 “전년 대비 중국의 경마 활동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 대륙의 경마가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작 단계부터 적절한 관리체제와 규제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이번 협약식으로 중국 측에게 경마 관리 및 규제의 모든 측면을 강화하고 우리의 기술적 지식과 시행경험을 공유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중국말산업협회는 중국의 경마장 및 마주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국말산업협회의 지아 율링(Jia Youling)이사장은 “중국의 말산업은 폭발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현재 중국 내륙에만 800개 이상의 승마클럽과 목장이 있고 30개 경마장이 신설되고 있다. 중국 내에서 승마 열의가 상당히 높아 승마장이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라며 “특히, 중국 내에서 마주 지위가 향상되고 있다. 최근 중국마주연맹(China Horse Owner Association)이라는 비영리단체가 설립되어 마주의 합법적 이익을 증진하고 마주 간 정보 교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홍콩자키클럽의 계획으로는 2018-2019시즌에는 중국 내 경주마를 약 400마리 수용, 2020년에는 700마리까지의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홍콩은 한 시즌당 780경기 이상을 시행하며 마주가 되기 위해서는 약 4년간 대기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중국이 홍콩의 경영모델을 기반으로 경마를 시행할 경우 중국에서도 대규모 경마대회 개최가 실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자키클럽은 앞으로 중국에서의 경마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해외연수를 통해 혈통 등록, 도핑검사기술 개선 등 많은 내용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경마가 합법화되지 않은 중국에서는 본토의 국민들이 홍콩이나 마카오 등을 중심으로 세계 유명 도시에서 경마며 카지노 등으로 많은 국부를 유출하자 국가체육국에서는 오래 전에 경마를 합법화하기로 했었다. 중앙당 각 부처의 국장급으로 구성된 `마권발매를 위한 25인 위원회`를 구성하고 우한시에서 시범적으로 경마를 시행하기도 했다. 이 위원회에는 중앙정부 국무위원 참사, 국가재정법사위원장, 전국체육부주석, 홍콩청년연합부주석 등 25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공산당전체회의에서 최종 불허함으로써 합법적인 경마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한 때 한국기업이 한국과 가장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도 인구 밀집지역인 산둥성으로부터 경마시행권을 따내서 사업을 추진했지만 중도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제 홍콩자키클럽과 중국말산업협회가 직접 MOU를 체결함으로써 중국에서의 합법적인 경마시행이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 만약 중국에서 경마가 합법화 된다면 세계의 말산업은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지리적으로 가까운 우리나라의 말산업에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경마시행에 대비해 여러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말산업 선진화는 매우 중요하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