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신임 조교사 인터뷰

“53조와 함께 성장할 모습에 가슴 벅차다”

3월 15일부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김동철 신임 조교사가 마방을 대부받고 조교사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21년의 기수생활을 마감하고 마방의 수장이 된 김동철 신임 조교사를 만나 구상중인 마방운영과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 들어 보았다.

신규 조교사로 첫 발을 내디뎠다. 소감은?
신규 개업 조교사 면접을 앞두고 한국마사회에서 서울경마공원에선 마지막 마방대부일 것 같다고 얘기했다. 21년이란 시간을 보냈던 서울경마공원에서 조교사 생활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에 다소 초조함도 있었지만 높은 경쟁률을 뚫고 마방을 개업할 수 있게 돼 솔직히 너무 좋다. 조교사 선발을 위해 개인적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준비를 시작했는데, 자료 수집부터 위탁관리동의서 확보 등 만만치 않았다. 다행이 선발돼서 기쁘지만 한편으론 걱정도 앞선다. 서울경마공원의 첫 외국인 조교사와 동시 개업을 하면서 더 잘해야 한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외국인 조교사에 대한 관심과 스포트라이트가 따르겠지만, 한국경마와 서울경마공원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 21년의 기승경력을 바탕으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대부받은 마사가 아직은 텅빈 상태지만, 새벽 3시면 어두운 마사 앞에 서서 하나씩 말을 채워가는 모습을 그려보고, 나아가 53조 모두가 함께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다.

21년이란 세월동안 기수로 활동을 하고, 이제 조교사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감회가 새로울 것 같은데?
기수생활을 하면서 성실과 부지런함이란 부분에선 나름 자신을 하지만 경주성적으로는 제대로 보여주질 못했다. 되돌아보면 기수생활에 좀 더 집중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기수생활을 하면서 부침이 심했던 시기가 있었지만, 분명 나에게도 기회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기회를 살려서 기수로서 한 단계 더 발전을 했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던 것이 후회가 된다. 성실히 그리고 열심히 기수생활을 했다고 하지만 보이는 부분에서만 열심히 하지 않았나 싶다. 보다 나 자신을 갈고 닦아 독한 마음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 후배기수들에게도 스스로에게 보다 엄격해졌으면 하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 기수생활을 하는 많은 경주마를 만났지만 49조에서 만났던 ‘통일천하’와 ‘다우존스’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통일천하’는 2001년 일간스포츠 경마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생애 처음으로 시상대에 오르는 감격을 선사했던 말이다. ‘다우존스’는 HRI트로피 경마대회 우승을 포함해 5연승을 기록하는 동안 함께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또한 영국과 아일랜드 등 해외연수를 통해서 경마관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말을 대하는 기본적인 마음가짐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큰 수확이라 할 수 있다.

기수생활 상당기간을 49조에서 보냈다. 49조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신인시절을 보내면서 가장 어려웠다고 느꼈던 시기가 있었다. 당시 기승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49조 지용철 조교사님이 한시적으로 관리마의 새벽훈련을 맡겨주신 적이 있다. 그것을 계기로 49조와 함께 하게 됐는데, 기수생활 전체에서 가장 재미있게 생활을 했던 것 같다. 특히 지용철 조교사님께도 많은 은혜를 입었지만, 함께 했던 49조 마방식구들은 그야말로 가족처럼 지내면서 내가 기수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것 같다.

신규 조교사로서 앞으로 무한한 경쟁에 뛰어들게 됐다. 생각하는 조교사의 모습은 어떤 것이며, 마방 운영에 대한 계획은 무엇인가?
신규 조교사가 되면서 주위에 축하할 때 속으로는 오히려 냉정해지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마도 그만큼 책임감을 느끼기 때문인 것 같다. 경마를 둘러싼 모든 것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때문에 경마관계자도 시대의 변화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교사는 사업장을 꾸려 나가야 하는 입장이다. 내가 생각하는 조교사의 최대 덕목은 정직과 투명성이 아닌가 싶다. 또한 앞으로 만나게 될 모든 말들을 내 자식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관리할 것이다.

경마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마리의 경주마가 탄생하기 위해선 수많은 단계를 거쳐야 하고 수많은 관계자들의 노고를 필요로 한다. 경주라는 상품을 내놓는 경마창출자의 한 사람으로서 저변에 깔린 관계자들의 노고에 보답하는 것은 바로 상품가치를 높이는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경마창출자가 경마팬에게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서비스가 바로 질 좋은 경주를 만드는 것이다. 조교사로서 첫 발을 내딛는 입장에서 큰 포부보다는 모든 일에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말하고 싶다. 물론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성적이 따라오리라 본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