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카드 확대 위한 과도한 가입 권유에 고객 반발
실무부서·PA 등 실적 채우기 우선에 눈쌀

마권발매 마감시간을 앞두고 발매창구 앞에서 극도의 혼잡도를 보이는 불편함을 개선하고, 경마공원이나 장외발매소 내에서 마토 구매가 가능한 한국마사회의 ‘장내 모바일 베팅(마이카드앱)’ 확대 정책이 오히려 경마를 즐기는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있다는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지난 2014년 8월 시범 도입된 마이카드앱은, 고객 소유의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객장 내에서 마토를 구매할 수 있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세계 1위라는 점에 착안한 선진 발매서비스이다. 혼잡한 유인창구 앞에서 줄을 서지 않고, 앉은 자리에서 바로 마토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서비스의 가장 큰 매력이다.
한국마사회는 2015년 장내 모바일 베팅 가능 사업장을 3개 렛츠런파크(서울·부경·제주)와 대다수의 렛츠런CCC으로 확대했고, 올해초 모든 렛츠런CCC까지 확대 적용했다.

초기 마이카드앱은 실명 마이카드 회원으로 가입한 고객들만 사용할 수 있었지만, 지난해 5월부터는 실명 회원뿐만 아니라, 비실명 마이카드 회원과 일일계좌(비실명) 고객들까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마이카드앱 사용자는 기하급수로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2014년 8월에서 12월 사이 489,479건이었던 모바일 베팅 이용 건수는 그 편리함과 가용성이 부각되며 다음해인 2015년 1월에서 5월 사이 1,251,605건의 이용건수를 기록했으며 14,925,720,500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비약적인 성과를 이뤄내기도 했다. 특히 2016년에 접어들면서 모바일 베팅 전용지역인 놀라운지 개장과 마사회관계자들의 적극적인 마이카드앱 설치 독려에 힘입어 매주 10% 상당의 가입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장내 모바일 베팅이 확대되면서 창구 혼잡성은 많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마사회가 마이카드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마이카드 2.0을 통해 지정좌석 예매, 렛츠런파크 시설 안내, 경주예상전개 서비스, 출전정보 및 경주 속보, 경주마 능력분석 그래프 제공, 구매 경주마 실시간 배당 제공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에 대한 만족도는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적지 않은 고객들은 과도하게 마이카드앱 설치를 독려하는 마사회 직원과 PA와 실랑이를 벌이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2명씩 짝을 지어 관람대 좌석에 앉은 고객을 방문해 마이카드앱 설치를 독려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적지 않은 경우 할당된 수를 채우기 위해 재촉을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주위의 일부 고객들은 경마관람이 불편하다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초보고객을 대상으로 한 놀라운지에서의 장내 모바일 베팅 가입이 당장의 실적은 크게 나타나지만 장기적인 고객 확보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렛츠런파크를 처음 방문한 초보자를 대상으로 한 놀라운지에서는 현금구매가 불가능해 모바일 베팅이 당연시 된다. 때문에 많은 초보자들이 마이카드앱을 다운로드하고 마사회가 제공하는 태블릿PC를 통해 마권 구매를 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 놀라운지를 방문한 초보 고객들의 경우 실제 마권 구매를 하는 횟수가 많지 않고, 이후 재방문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마사회의 장내 모바일 베팅 확대 정책은 앞으로 기대하고 있는 온라인 베팅 허용을 앞두고 미리 모바일을 통한 베팅고객을 확보한다는 점과 발매마감 시간에 임박해 유무인창구에서 줄을 서서 극심한 혼잡에 불편을 겪는 고객에게 편리함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유용한 베팅 방법이다.

그러나 마사회 담당부서에서 실적에 급급해 시간제근로자인 PA들에게 고객의 모바일 베팅을 강요하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또한 극히 일부지만 지난해 연말을 앞두고 모바일베팅과 더불어 일반 유무인창구를 통한 베팅의 중복이 가능하다고 안내하는 직원들도 있었다. 경마방송을 통해 주기적으로 구매상한선을 지켜달라고 방송을 하면서, 한편으론 구매상한선을 넘어서 베팅할 수 있는 방법을 유도하는 것은 큰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한국마사회 마케팅본부에선 지난해를 경마에 마케팅이 도입된 원년으로 규정하고, 올해를 경마에 마케팅을 입히는 해로 만든다는 정책을 세웠다. 이를 위해 렛츠런파크가 체험의 공간이 되어 기분 좋은 서비스, 스마트 기술 활용, 색다른 축제와 재미있는 볼거리, 세계인이 함께 하는 체험공간을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과함은 모자람보다 못하다’란 격언이 있다.
한국경마가 그동안 정부의 규제정책으로 인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고, 아직도 경마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외부환경 속에서 현명관 회장 취임 이후 경마혁신을 부르짖으며 많은 변화와 자구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경마산업의 생존에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다만 성급하고 과도한 몰아붙이기는 자칫 그동안의 노력을 일시에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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