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약품에 대하여 말하면, 진통제를 처방하면 말을 달리게 할 수 있지만 많은 곤경에 처할 수 있다. 통증은 일종의 경고이다. 사람도 40이 넘으면 아픈 데가 많다. 관절이 아플 때 아스피린이 좋다는 것을 안다. 페닐부타존이 작은 문제를 해결해 준다. 그렇다고 막 쓰면 안 된다. 어떤 경마장에서 페닐부타존 사용을 제한하지 않아 좋다고 말하는 조교사도 있다. 어떤 것도 많이 쓰면 위험하다. 수의사들이 말하길 경마장에 있는 많은 말이 이 약을 써서 위에 구멍이 나 있다고 했다. 어떤 암말 한 마리는 경마장에서 우리 목장으로 온 지 2주 만에 쓰러져 죽었다. 검시해보니 위벽이 보라색이었고 궤양이 있으며 통증 약을 너무 사용하여 위의 라이닝이 다 깎여 있었다. 오랜 처방으로 어떤 말은 빈혈 또는 다른 혈관 장애가 있었다.
사람들은 말이 경마장을 떠나면 도살장으로 가니 염려 없다고 한다. 다시 말하지만, 알고서도 말이 빨리 죽는 것을 방치할 수는 없다. 알다시피 마주는 큰 비용을 내므로, 빠른 성과를 원하고, 조교사는 말에게 돈을 벌게 하든가 아니면 다리가 부러지도록 강요한다.

“말이 통증을 못 느낀다고 경주에 강제로 출주하겠습니까?”

경마장에 항상 말이 있다. 말을 며칠 쉬게 하고 오랫동안 경주마로 사용한다고 돈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인가?
조교사가 하는 말에 때론 주의해야 한다. 왼쪽 무릎이 약간 부어 있는데도, 다음에 말을 보면 절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왜 절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게 사실인가? 그러나 내용을 자세히 보면 말에 이상이 생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리에 물이 차고 열이 있다. 마방에 구멍을 파기도 한다. 말이 서 있을 때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특이한 동작을 한다. 서 있는 말을 끌어내어 확인할 수 있다. 징후를 관찰하고 행동의 원인을 본다. 이런 상황을 약을 먹여 감추고 계속 지속시켜서는 안 된다. 쉬게 하면서 말을 매일 끌어내어 관찰한다. 말이 좋아지고 까불면 달리게 한다. 이런 방식으로 하면 진료비가 적게 들고 치명적인 부상은 당하지 않는다. 내가 하는 기본적인 조교 방법이다.
경주 참가를 위하여 마주는 돈을 많이 쓴다. 수의사는 경마 당일 칵테일이라는 영양주사를 맞힌다. 비타민 B-12 또는 복합 비타민제이다. 그리고 아지움(Azium) 또는 베타 로그라는 약을 쓰는데, 이는 붓기를 가라앉힌다. 허용되는 경마장에서는 안정제인 솔루 델타 코르테프 등도 주사한다. 이런 약은 신경이 예민한 말에 처치하는 것이다. 스테로이드제이다. 많은 조교사가 이에 의존한다. 지금은 마주의 특별한 지시가 없으면 이런 약을 안 쓴다. 이 약을 처음 쓸 때 이것이 스테로이드제라는 것을 몰랐다. 내 말은 극적으로 경주에 우승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모두 건강했다. 예민한 말에 안정제를 처방했는데 발주기에서 거의 잠들 뻔했다. 반쯤 자느라 잘 달리지 못했다.
그러나 종양으로 생긴 충격, 배앓이에 사용하면 좋다. 안정제를 주사하면 나사렛 예수가 살아나듯 죽었던 말이 살아난다. 수의사는 지금도 이를 보고 기적의 암말이라고 한다. 약물은 각각의 말에 달리 반응한다. 처방해 보고 결정을 달리해야 한다. 어떤 약은 처방하면 정말 극적인 차도를 보인다. 바나마인은 경주 며칠 전에 사용한다. 마주 한 명이 열심히 일하기로 유명한 조교사에게 이의를 제기한 적이 있다. 사실 경주에서 우승했다. 타액 채취 장소에서 말을 끌고 올 때까지는 안정을 찾았는데도 더 저는 것이다. 마방으로 끌고 오는데 거의 걷지 못할 정도로 아파했다. 마주가 그 말을 보러 와서 칭찬할 때 말을 끌어내며 이것을 보라고 했다. 많이 절고 있었다. 할 수 없이 말을 목장으로 데려갔고 잘 걸을 수 있는지 관찰하게 했다.
목장의 초지에 방목했다. 경마장을 빠져 나오면 말에겐 그것이 천국이다. 말은 초지에 나가면 경마장의 마방에서 갇혀 있다 나오니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까불고 뛴다. 그러나 이 말은 초지 가운데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걷는 것이 고통이었다. 여러 날 관찰하였고 움직이려는 말의 상태만을 관찰하였다. 어떤 동작도 하지 않았다. 클레이밍 경주에서 말을 샀던 사람을 불러 이 말을 조교할 때 어떻게 했는지 물었다. 이 말은 매일 통증 완화 약을 먹고 경주에 출주했다고 했다. 움직이도록 도와주었고 조금씩 움직였으나 통증은 여전해 보였다. 아직 구보 시 붓기가 있었다.

“증상을 보고 원인을 찾아라. 단지, 약으로 감추고 고질화해서는 안 된다.”

알아보니까, 경주를 잘하게 하려면 10cc의 바나마인 주사를 놓아야 한다고 했다. 이 약은 스테로이드성이 아닌 붓기를 없애는 약이다. 페닐부타존과 같으나 효능이 더 좋고 통증 완화제이다. 경마장 수의사는 이 약을 경주나 심한 조교 이틀 전에 처방하도록 권한다. 이 경주마는 페닐부타존을 처방해야만 움직인다고 했다. 상당히 불편한 상황이었고, 약 처방 없이 성과를 내기 힘들었다. 경주 참가할 땐 멀쩡하였고, 경주 후엔 다시 다리를 절었다. 수의사에게 정확한 문제가 무엇인지 물었지만 알 수 없었다. 마주는 말에게 침과 마사지를 처치했지만, 좋은 결과가 없었다. 경주에 안전하게 참가하기만을 바랐다.
점차 실망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약을 사용하는 것을 싫어했지만, 약 없이는 움직이질 않았다. 이 마주는 말을 클레이밍에 참가해서 우승했다고 하면서, 오히려 왜 내가 경주 참가하여 우승하지 못하는지를 걱정했다. 상황이 안 좋아지면 수의사는 무릎관절에 주사했다. 그리고 마주는 이 말을 메릴랜드로 보내어 경주에 참가했다. 관절 주사 후 밴에 오랫동안 서 있어 부어 있었다. 마주와 조교사는 메릴랜드에 도착해서 말이 아픈 것을 불평하였다. 약물 투여 없이 말을 출주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나의 원칙을 마주에게 설득할 방법이 없었다. 내 말이 아니었고, 마주는 비용을 쓰며 말이 드러눕지 않고 좋은 경주 결과를 내주길 바랬다. 경주 후 말은 6개월을 쉬었고 경주 결과는 좋지 않았다. 내 방식대로 조교했으면 이런 문제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건강한 말을 자주 달리게 해야 하지만 아픈 말은 경주에 출주하면 안 된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에 대하여 알아보자. 내 친구는 정형외과 의사인데 이런 약제를 선수들이 사용하였을 때의 결과를 알고 있다. 근육이 과다하게 자라 찢어지고 관절 부위까지 커진다. 작은 차체에 큰 엔진을 다는 것과 같다. 자연은 원상태에서 기능이 잘 조화를 이룬다. 큰 근육이 필요하면 힘줄과 인대가 그 틀에서 발달한다. 같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나 한쪽만 발달하면 다른 나머지 기관을 망치게 된다. 이는 위험한 일이다. 많은 말들이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맞는다. 이 약품은 불법이 아니다. 자신감 있는 말로 만들 수 있다. 암말에겐 영구히 월경 전 증상을 갖게 한다. 이 약은 과도하게 공격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이 약이 말을 빨리 달리게 하는지는 의문이다. 근육이 좋다고 스피드가 나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잘 달리는 말은 근육질이 아니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로 커진 근육이 힘줄과 인대가 약한 상태로 있는 스트레스를 상상해보라. 심장과 폐, 마격과 다른 요소가 함께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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