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승협 주최 춘계·유소년 대회, ‘미래형 승마대회’로 진보·정착 의미

최병욱 한국학생승마협회장은 토론회 내내 진지하게 경청하고 메모했다. 우리는 말산업의 미래라는, 학생·유소년 승마 활성화를 기대케 하는 ‘미래형 승마대회’를 경험할 수 있었다.
수년간 수많은 승마대회를 취재했다. 언제나 “그 밥에 그 나물”이고 일반 관중은… 여전히 없다. 그러다보니 대회는 취재 기획을 할 때면 자연스레 뒷전으로 물러난다. 누가 입상했는지 정도만 알리면 다행이다. 아무리 유소년이 말산업 미래이고, 지역대회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떠든들… 상관없다. 승마대회는 ‘그들만의 리그’에서 한 발짝도 전진할 기미가 없다고 다들 자조하니까.

일종의 ‘대회 매너리즘’에 빠진 기자에게 충격을 안긴 사건은 바로 13일부터 15일까지 경북 상주국제승마장에서 열린 ‘2016 춘계전국학생승마대회 겸 제4회 유소년 전국승마대회’다. 한국학생승마협회(회장 최병욱)가 단독 주최·주관한 이번 대회는 국제 유소년대회 선발전도 겸하며 마장마술 7경기, 장애물 25경기 게다가 복합마술까지 마련, 기간 내내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진행됐다.

그런데도… 모든 일정이 짜임새 있게 ‘굴러갔다.’ 규모 면에서 말이 몇 두, 선수 몇 명이 참가했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취재하는 입장에서는 ‘이벤트’와 ‘의미’가 핵심이기에 특정 선수나 결과에 주목하기 보다는 ‘분위기’를 우선시한다. 한국마사회와 대한승마협회, 심지어 각 지역과 협회들이 주최·주관한 그간 대회들 가운데 이토록 기획이 훌륭했던 대회는 기억컨대 당시 이상영 전 한국마사회 부회장과 최귀철 전 말산업진흥처장 등이 주축이 돼 기획한, 지난해 5월 5일 열린 ‘즐거움이 달리는 어린이 승마 축제’를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이번 대회의 의의는 크게 세 가지다. 학생·유소년 대회에 있어 생활과 엘리트 체육의 통합 모범, 자율성을 담보한 매끄럽고 안전한 진행, 그리고 학생·유소년 대회라는 취지에 맞게 교육계 소속인 선생님들과 손잡으며 박람회와 토론회를 개최했다는 점이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말산업 발전을 위한 육성·조련이 중요한 이때 대회 참가를 통해 검증된 승용마 유통도 가능했다는 것. 그 결과, 대회는 성황이었다.

이런 의미 찾기는 결국 훌륭한 기획, 즉 커다란 밑그림에서 이미 예견됐다. 최병욱 한국학생승마협회장(55)은 지난해 초 재취임하며 변화를 위한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승마인 출신의 성공한 기업인으로 마사회 상임이사, 서울 마주로도 활동한 그는 오랜 기간 말산업계에 몸담았던 경험을 토대로 취임 이후 헌터 경기 도입, 지자체와 연계한 대회 개회, 교육 기관과의 업무 협약, 론진마스터즈 등 선진 대회 참관 등을 하며 오늘날 말산업계의 핵심 이슈인 ‘유소년 승마 활성’의 현실화를 위해 밑그림을 그렸고 직접 뛰며 색을 입히고 있다.

승마뿐 아니라 전체 말산업 발전을 염원하는 애정과 자긍심 그리고 프로페셔널한 소명의식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진정성이 있으니 그의 곁에는 말사랑홍보위원, 말산업발전협의회위원 등으로 왕성히 활동하는 배우 홍요섭 씨(학생승협 수석부회장),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금메달리스트이자 ‘클래식걸’과 함께 대중에 말 갈라쇼를 전파한 전재식 렛츠런승마단 선수 겸 코치(학생승협 전무이사) 등 주요 인사들이 함께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학생과 유소년 승마 발전 그리고 말산업 미래 인재들을 위해 행정과 교육계도 함께 나섰다. 이들은 대회 첫 날 오후 열린 제1회 말산업 교육박람회 토론회, ‘말산업 교육기관에서 바라본 비전과 전망’에서 소속 학생들과 교육 발전을 위해 늦은 시간까지 토론했다. 이정백 상주시장도 대회 현장을 찾아 대회 시찰은 물론 시상식 참여 등으로 이번 대회를 주목했다는 후문.

대회 참가 선수들, 자원봉사를 한 학생들도 대회 종목과 일정, 운영에 대해 스스로 만족했고 번외 경기에 출전하며 조련한 말을 검증하는 등 자율적이면서도 체계적인 모습을 보였다. 자율과 책임 그리고 만족이라는 밑그림 속에서 탄생한 ‘안전’과 ‘민간 이양’ 그리고 ‘성황’으로 집약된 최초의 대회라는 평가가 아깝지 않다.

근본은 결국 소통이다. 학생·유소년 승마 발전은 학생승협의 ‘머리’와 ‘발’에 달린 듯싶다. 대회 관계자가 한 “‘치(킨과)맥(주) 승마대회’를 개최하는 것도 흥행을 위해 좋겠다”는 우스갯소리는 살아 있는 현장에서 나온 중요한 아이디어다. 이번 대회는 학생승협의 그간 행보에 따른 철저한 기획의 결과물, ‘대박’ 성과다. 10월에 있을 말산업박람회와 추계대회에 한국학생승마협회의 역할이 기대되는 까닭이다.

▲소통은 말하기보다 ‘듣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최병욱 한국학생승마협회장은 토론회 내내 진지하게 경청하고 메모했다. 대회 기간 중에는 현장 곳곳을 직접 돌며 사람과 일을 꼼꼼히 챙겼다. 그 결과 우리는 대한민국 말산업의 미래라는, 학생·유소년 승마 활성화를 기대케 하는 ‘미래형 승마대회’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이용준 기자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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