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이 만들어낸 ‘경마대통령의 2000승’
성실이 만들어낸 ‘경마대통령의 2000승’
  • 권순옥
    권순옥 webmaster@horsebiz.co.kr
  • 승인 2016.05.2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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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토요경마 3경주서 ‘강호천년’으로 한국경마 최초 2000승 고지 밟아
박태종, “기수로서 목표는 힘닿는 한 끊임없이 경주에 출전하는 것”

한국 경마대통령 박태종 기수가 한국경마사상 최초로 2000승의 대위업을 달성했다. 기수 데뷔 30년차, 51세의 노장으로 국내에서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세운 것.

21일 토요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펼쳐진 제3경주(국6등급, 1000M, 3세 이상)에 출전한 박태종 기수는 ‘강호천년’에 기승해 결승선을 가장 먼저 가르며 개인통산 2000번째 승리를 차지했다.

경주초반 선행에 나선 박태종 기수는 곧이어 2번마 ‘해피컴패니언’에게 선두를 내주긴 했지만 직선주로에 들어서며 무서운 추입을 선보이며 결승선을 100M 앞두고 재차 선두를 탈환했다. 이후에도 ‘강호천년’은 무서운 속도로 경쟁자들과 거리를 벌리며 그야말로 영화 같은 역전승을 연출했으며, 박태종 기수에게는 2000승이란 값진 선물을 안겼다. 박태종 기수가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하는 순간, 경마팬은 물론, 경마관계자 모두 하나 되어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한국마사회에서 한국경마 사상 최초의 대기록이 될 2000승 달성을 위한 이벤트를 실시하며, 분위기를 한껏 업그레이드 시켰다.

박태종 기수를 응원하는 모바일 이용 고객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경품 이벤트를 시행에 나선 것. 박태종 기수가 출전하는 경주에 마이카드 계좌로 모바일베팅을 하면 자동 응모가 되게 했다. 또한 한국마사회는 대형 카운트다운 현수막 설치, SNS 응원글 남기기 이벤트 등을 통해 경마팬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한편, 응원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하지만 박태종 기수의 2000승 여정은 결코 쉽지는 않았다, 쉽사리 줄어들지 않는 카운트다운은 지켜보는 경마팬은 물론 박태종 기수에게도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지난 15일 마지막 경주인 10경주에서 결승선 직선주로 중반까지 선두를 질주하며 단 1승만을 남겨둔 2000승 달성에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추입을 허용하며 3위에 그쳤던 아쉬움을 남겨야 했다.

박 기수는 21일 토요일 1경주에서 ‘파티파워’에 기승했지만 인기 6위로 우승 가능성이 낮게 평가되었지만, 2000승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결승선 직선주로에서 막강 추입을 선보이며 일순간 경마장을 환호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물론 1/2마신차로 2위에 그치긴 했지만, 경마대통령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3경주에서 2000승 달성 기대치를 한껏 높였다.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기록을 달성한 박태종 기수였지만 그 과정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2004년 한국경마 최초로 1000승을 달성한 박 기수가 500승을 추가 달성한 건 그로부터 5년 후인 2009년. 하지만 대망의 2000승 달성은 7년이 지나도록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아 본인은 물론, 경마팬과 경마관계자의 마음을 애태웠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변의 기대감마저 더해지자 박태종 기수의 부담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제부터는 나 자신과의 싸움이 될 것 같다”며 지금까지 언론매체와의 접촉도 피한 체 경기에만 매진했다.

경주결과가 확정되자 관람대 전면에 대기되어 있던 노란색 오픈카에 탑승한 박태종 기수는 고객들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며 연신 미소를 지었다.

환한 얼굴로 시상대에 오른 박태종 기수는 “팬 여러분들께서 끊임없이 응원을 보내주셔서 2000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팬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또한 “기수로서 저의 목표는 2000승을 달성하는 게 아니라 힘이 있는 한 끊임없이 경주에 출전하는 것”이라며, “팬 여러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기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함께 전했다.

한편, 이날 렛츠런파크 서울 솔밭정원에서는 박태종 기수의 2000승 달성을 기념하며 다양한 이벤트가 열려 고객들에게 작은 즐거움을 선물했다. 한국경마기수협회(회장 이동국)가 한국기수의 위상을 드높인 박태종 기수의 2000승 달성을 기념하기 위해 2000명의 고객들에게 한우국밥을 제공했으며 시상식을 끝낸 박태종 기수의 팬사인회도 함께 개최됐다.

한우국밥 행사 현장에 참석한 이동국 한국경마기수협회장은 “박태종 선배의 2000승 달성을 축하하며, 그 동안의 노고에 감사도 함께 드린다”며, “2000승 달성을 기념해 제작해 둔 70돈 황금채찍을 드디어 선물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축하를 건넸다. 또한 “우리만의 축제가 되지 않고 모든 경마팬들이 함께 즐길 수 있게 사은행사로 국밥 2000그릇을 경마팬들에게 선물했다”며, “앞으로도 박태종 기수가 2500승, 3000승을 달성하는 순간까지 지원과 응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을 더했다.

한우국밥 행사장을 찾은 경마팬들은 박태종 기수의 2000승 달성을 내 일인 양 기쁨을 감추지 않았고, 팬사인회에 나선 박태종 기수의 손을 잡고 3000승까지 달성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올해 초부터 박태종 기수의 2000승 달성 기원 이벤트를 진행해온 한국마사회는 28일 토요일에는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무료입장 이벤트를 실시하고, 29일에는 2000승 달성을 기념하는 특별시상식을 관람대 앞 시상대에서 열기로 했다. 이번 특별시상식에서는 박태종 기수에게 포상금, 트로피 등을, 기수협회에서는 황금채찍을 전달한다. 또한 경마팬을 위한 사은품도 선물할 계획이다.

박태종 기수의 2000승 달성이 가지는 의미는 한국경마 발전과 그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1987년 뚝섬경마장에서 데뷔한 박 기수는 데뷔초에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타고난 성실성과 노력을 앞세워 경마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한국경마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기수가 된 뒤 박 기수의 하루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단조롭고 재미라고는 하나도 없는 생활이었다. 스스로 밝히길 9시 뉴스를 시청한 적이 없다고 할 정도로 경주마 새벽훈련과 개인 기승술 훈련, 체력훈련이 하루일과의 전부였다.

이러한 외골수의 인생철학이 소속기수로 기승이 현재보다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대기록을 위한 끝없는 우승행진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평가된다. 또한 영예기수가 된 이후 조교사로의 전업 가능성이 높아졌음에도 본인의 천직은 기수라며 다른 곳에 시선을 돌리지 않고 힘닿는 한까지 말을 타겠다는 그의 뚝심은 51세라는 노장임에도 변함없이 경마대통령으로 불리고, 후배기수들의 롤모델이 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올해는 한국경마역사를 생각할 때 큰 분기점으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 파트2 승격 확정은 물론이고, 실질적인 국제경주 도입, 그리고 경주실황 수출 확대를 통해 세계 경마시장에 한국경마가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밀게 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태종 기수의 2000승 달성은 한국경마의 역사성을 굳건하게 하고 앞으로 한국경마, 그리고 걸음마를 뗀 말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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