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렛츠런파크 서울서 ‘터프윈’, 용마급 은퇴식 거행
우승횟수 24승으로 현역 최다승 기록 보유

과거 서울경마공원을 주름잡던 명마들이 떠난 이후 현역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며 여전히 경마팬들에게 최고의 명마를 기억되고 있는 ‘터프윈’이 은퇴식을 갖고 경주로를 떠난 제2의 인생을 살게 된다.

헷츠런파크 서울(본부장 최인용)에 따르면 18일 명마(名馬) ‘터프윈’의 은퇴식이 용마급으로 화려하게 치러진다.

벌써 9세가 되어버린 ‘터프윈’은 보통 경주마들의 활동나이가 5세에서 6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완전 원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터프윈’이 보유하고 있는 기록은 결코 만만치 않다. 44전 24승, 승률 54.5%, 다승 1위, 수득상금 1위 등... 경주로의 터프 가이 ‘터프윈’이 지난 6년간 경주로를 종횡무진하며 쌓아올린 놀라운 기록들이다. ‘부산광역시장배’와 ‘그랑프리’ 등 굵직한 대상경주 우승 기록도 4회에 달한다.

한국경마도 겅주마들의 데뷔가 빨라지면서 이제 경주로를 평정하고 있는 말들은 3세에서 5세로 한정되고 있다. 이런 시대적 변화를 생각할 때 ‘터프윈’이 현재까지 경마장에 남아있던 것 자체만으로도 뛰어난 능력과 그에 대한 기대치를 짐작해 볼 수 있다. 비록 좋은 성적을 거두진 못했지만 ‘터프윈’은 지난 3월에도 이동국 기수와 함께 1등급 경주에 출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며 수많은 경마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엄밀히 말하면 ‘터프원’의 전성기는 6세였던 2013년까지라고 할 수 있다. 데뷔 무대를 가진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터프윈’은 32개의 경주에 출전해 20번 우승 트로프리를 들어올렸다. 다음해인 2014년에는 단 세 번의 경주에만 출전, 우승을 기록하지 못하다 2015년 첫 출전한 1등급 경주와 이후 경주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하며 제2의 전성기를 알리는 듯했다. 하지만 역시 나이에 따른 한계를 극복하긴 힘들었다.

그럼에도 2016년 6월 현재, 렛츠런파크 서울 경주마들 중 ‘터프윈’은 부동의 다승 1위를 지키고 있다.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마이데이’와 출전 수에서는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 승수에서는 정확히 2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덕분에 수득상금도 20억이 넘는다. 수득상금 순위 2위인 ‘싱그러운아침’과 3위 ‘구만석’을 합한 금액보다도 많다.

뛰어난 경주마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한국마사회는 경마대회 우승과 해외경주 입상 유무 등을 고려해 우수 은퇴마의 은퇴식을 등급을 나눠 시행하고 있다. 천마급, 비마급, 용마급이 바로 그것으로서, 과거에 ‘지금이순간’, ‘동반의강자’ 등이 천마급으로 은퇴식을 가진바 있다. 렛츠런파크 서울 관계자는 “터프윈은 그랑프리와 같은 굵직한 경마대회에서 수차례 우승을 차지했다”며, “이 같은 사실을 고려해 이번에 용마급으로 지정했다”고 했다.

지금은 안해양 조교사의 위탁관리를 받고 있는 ‘터프윈’이지만, 입사부터 최전성기를 함께 보냈고 서울경마장 최고의 우승기록을 보유한 신우철 조교사는 “한마디로 얘기하면 상당히 성격이 까다로웠던 말이었다”며, “때문에 관리나 훈련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훈련 시 빠른 구보로 가면 안 되고, 식사량에 맞춰 적당히 훈련을 시켜줘야 능력이 발휘되는 등 정말 손이 많이 갔다”고 웃어 보이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주는 조경호 기수와 동일했다. 그는 “그랑프리, 부산광역시장배 등이 가장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다”며, “39년 동안 경마에 몸담으며 국내 최강 챔피언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경주마였다”고 했다. 그는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터프윈’이 남은 여생을 편히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며, “나도 이번 달에 정든 렛츠런파크를 떠나게 되는 데 ‘터프윈’과 함께 은퇴하면 더 좋았을 뻔했다”고 남다른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조경호 기수는 ‘터프윈’의 은퇴무대를 앞두고 “긴 시간동안 최고의 자리에서 열심히 달려준 ‘터프윈’과 매번 최고의 무대를 만들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나이를 감안 시, 좀 더 빨리 은퇴를 했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며, “지금껏 기수를 태우고 광활한 경주로를 힘차게 달렸던 만큼 이제부턴 그런 부담감 없이 편안히 여생을 보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터프윈과 30번 이상 경주로에서 호흡을 맞췄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부산광역시장배(GⅢ)’”라며, “총 4번 출사표를 던져 2번 우승을 거머쥔 대상경주였다. ‘터프윈’의 능력이 절정에 달해있는 시기였던 만큼 나에게는 ‘터프윈’에 기승하는 것 자체가 큰 기쁨이었다”고 말을 더했다. 참고로 조경호 기수는 ‘터프윈’에 앞서 지난 2014년에 정든 기수생활을 접고 지금은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신우철 조교사로부터 지난해 터프윈을 건네받은 안해양 조교사 역시 “짧은 만남이지만, 국내 최고의 명마인 ‘터프윈’과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며, “좀 더 일찍 만났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해 너무 아쉽고, 은퇴 후에는 ‘터프윈’이 편하게 여생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을 전했다.

은퇴식은 오는 18일 토요일 제7경주가 끝난 15시 30분 이후 진행될 계획이다. 관람대 시상대 및 경주로에서 진행되며 마주 ㈜비엠씨를 비롯해 서울마주협회 부회장, 서울경마장 조교사협회장 등 많은 경마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최인용 서울지역본부장이 특별 시상자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며 그간 ‘터프윈’의 노고를 치하하는 의미로 행운의 열쇠를 선물한다.

그리고 시상식이 끝나면 4코너에서 결승선까지 은퇴마 퍼레이드가 진행된다. 경주마로서는 마지막으로 정든 경주로를 밟게 된다.

한편, 은퇴식이 개최되기 전에는 시상대 옆에서 경마고객들을 위한 특별 포토존도 운영한다. 15시 이후부터 진행되며 관리사의 안전한 진행 속에 팬들이 ‘터프윈’과의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게 도와줄 계획이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최인용 본부장은 “그간 한국경마를 알리기 위해 열심히 달려준 ‘터프윈’의 공로에 대한 감사차원에서 마련한 무대”라며, “이처럼 우수한 경주마에 대한 은퇴행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함으로써 건전한 경마 문화를 조성하는 것은 물론, 경주마들이 오랜 시간 경마팬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을 전했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