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애스콧 경마장(사진출처=www.timeform.com)
유럽 최대의 경마축제 로열 애스콧(Royal Ascot)이 14일부터 18일까지 화려한 축제를 이어갔다.

매년 6월 중순 영국 애스콧 경마장에서 열리는 로열 애스콧은 1711년 앤 여왕이 왕실의 위상을 제고할 목적으로 창설된 이래 300여년간 2차 세계대전 시기를 제외하곤 단 한 번도 중단 없이 대회를 이어오고 있다. 영국 왕실 주최의 대회인 만큼 여왕(현 엘리자베스 2세)이 직접 배석하고 우승관계자에게 트로피를 전달하는 전통도 고수하고 있다. 영국 내에서는 윔블던 테니스 대회, 디오픈 골프대회를 능가하는 대중적 인기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90번 째 생일을 맞아 대규모 행사가 열려 화제를 모았다. 전 경주는 BBC 5개 채널과 기타 스포츠채널 5개를 통해 보도됐다.


14일(Day1) - ‘갈릴레오골드’, 유럽 최강 3세마 등극
경주명 우승마
퀸 앤 스테익스(G I) 테핀(Tepin)
코번트리 스테익스(GⅡ) 카라바조(Caravaggio)
킹즈 스탠드 스테익스(GⅠ) 프로피터블(Profitable)
세인트 제임스 팰리스 스테익스(GⅠ) 갈릴레오골드(Galileo Gold)
애스콧 스테익스(핸디캡) 제니스쥬얼(Jennies Jewel)
윈저 캐슬 스테익스(L) 알데드(Ardad)


▲퀸 앤 스테익스 우승마 `테핀` (사진=HARLIE CROWHURST / GETTY IMAGES)

로열애스콧의 시작을 알리는 퀸 앤 스테익스(Queen Anne Stakes)에서 미국산 암말 ‘테핀’(Tepin)이 우승했다. 퀸 앤 스테익스에서 미국 훈련마가 우승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기에 그 의미는 더했다. 과거 ‘애니멀킹덤’(Animal Kingdom)과 ‘에이블프렌드’(Able Friend)와 같은 걸출한 명마들이 퀸 앤 스테익스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애스콧 경마장의 거친 주로 앞에서 처참하게 무너져야만 했다. 국제 잔디주로 경주에서 유난히 열세를 보여왔던 미국이었기에 ‘테핀’의 우승은 더욱 값진 의미를 지니게 됐다. 이번 우승으로 7연승을 기록하게 된 ‘테핀’은 추후 서식스 스테익스와 브리더즈컵 마일의 출전을 검토 중에 있다.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프랭키 데토리 기수 (사진= Steven Cargill/Racingfotos.com)

올해의 세인트 제임스 팰리스 스테익스(St James`s Palace Stakes)는 역대 가장 뜨거운 관심 속에 막을 올렸다. 그도 그럴 것이 영국 2000기니 우승마 ‘갈릴레오골드’(Galileo Gold)와 아일랜드 2000기니 우승마 ‘어타드’(Awtaad), 프랑스의 2000기니인 뿔러데쎄데뿔랭의 우승마 ‘더구르카’(The Gurkha)가 한 경주에 출전해 격전을 벌인 것. 결국 ‘갈릴레오골드’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유럽 최강 3세마의 입지를 다지게 됐다. 이들의 리벤지 매치는 ‘테핀’이 출전을 계획 중인 서식스 스테익스가 될 전망이다.

이보다 먼저 열렸던 킹즈 스탠드 스테익스(King`s Stand Stakes)에서는 ‘프로피터블’(Profitable)이 우승을 차지했는데, 기승했던 애덤 커비 기수의 특별한 사연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대회 약 한 시간 전 여자친구로부터 자신이 아버지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던 것. “아버지”와 “GⅠ우승기수”라는 두 개의 명예로운 타이틀을 얻은 애덤 커비 기수는 생애 최고의 날을 보내게 됐다.



​15일(Day2) - 아빠는 슈퍼맨? 에덤커비 기수 두 번째 GⅠ우승
경주명 우승마
저지 스테익스(GⅢ) 립체스터(Ribchester)
퀸 메리 스테익스(GⅡ) 레이디오렐리아(Lady Aurelia)
듀크 오브 캠브리지 스테익스(GⅡ) 어셔렛(Usherette)
프린스 오브 웨일즈 스테익스(GⅠ) 마이드림보트(My Dream Boat)
로열헌트 컵(GⅠ) 포티지(Portage)
샌드링햄 스테익스(L) 퍼스웨시브(Persuasive)



▲아들이 태어난 후로 이변의 주역이 된 애덤 커비 기수가 `마이드림보트`와 함께 질주 중이다(사진= David Davies/liverpoolecho.co.uk)

애덤 커비 기수의 아들은 복덩이였다. 첫 날 GⅠ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은 애덤 커비 기수는 2일차인 15일 프린스 오브 웨일즈 스테익스(GⅠ)에서 또 한 번 GⅠ 대회 우승을 맛보게 됐다. 프린스 오브 웨일즈 스테익스(GⅠ)에는 직전 프랑스의 프리 디 이스파한(GⅠ)에서 대차승을 거둬 관심을 모았던 일본의 ‘에이신히카리’(A Shin Hikari)와 지난 해 브리더즈컵 터프(GⅠ)에서 우승한 ‘파운드’(Found) 등이 총출전한 것. 기라성 같은 명마들 이겨낸 ‘마이드림보트’(My Dream Boat)는 장거리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 우승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데토리 기수(사진출저=BBC)

2세 암말 경주인 퀸 메리 스테익스(GⅡ)에서는 또 한 번 미국에서 훈련한 경주마 ‘레이디오렐리아’(Lady Aurelia)가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레이디오렐리아’는 1000M에 불과한 단거리 경주에서 무려 7마신 차로 우승을 거두며 능력을 입증해냈다. 함께 호흡을 맞췄던 프랭키데토리 기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야말로 숨을 턱 막히게 하는 경주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데토리 기수는 이날 마지막 경주인 생드링햄 스테익스까지 장악하며 최고의 수훈 기수로 꼽혔다.

16일(Day3) 명장 오브라이언, 골드컵 7번째 우승
경주명 우승마
노퍽 스테익스(GⅡ) 프린스오브리르(Prince Of Lir)
터센테너리 스테익스(GⅢ) 허크빌(Hawkbill)
리불스데일 스테익스(GⅡ) 이븐송(Even Song)
골드컵(GⅠ) 오더오브세인트조지(Order of St. George)
브리타니아 스테익스(H.H) 디프록드(Defrocked)
킹조지5세 스테익스(H) 프리미티보(Primitivo)


▲우승 후 경주로로 돌아오고 있는 ‘오더오브세인트조지’와 라이언무어 기수 (사진=eurosport.com)

로열애스콧의 꽃 골드컵(GⅠ)에서는 라이언무어 기수와 호흡을 맞춘 ‘오더오브세인트조지’(Order of St. George)가 우승했다. 4000M의 장거리에서 펼쳐지는 골드컵에는 총 17두의 경주마들이 출전했다. 강한 압박 속에 ‘오더오브세인트조지’는 진로 확보에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막판 과감한 외곽 전개를 통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갈릴레오’의 자마인 ‘오더오브세인트조지’는 아일랜드산 경주마로 2015년 최고 레이팅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우승까지 5연승을 달리고 있으며 킹조지6세& 퀸 엘리자베스 스테익스와 개선문상을 준비 중이다.

한편, 이번 우승으로 조교사 오브라이언은 골드컵에서만 무려 7번의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더불어 라이언무어 기수와 오브라이언 조교사는 앞서 시행된 리불스데일 스테익스(GⅡ)에서 ‘이븐송’(Even Song)으로 우승한 데 이어 ‘오더오브세인트조지’(Order of St. George)까지 우승시키며 명실상부한 찰떡콤비임을 증명해냈다.

17일(Day4),장클로드 로젯 조교사, 코로네이션 스테익스 2연패
경주명 우승마
알바니 스테익스(GⅢ) 브레이브안나(Brave Anna)
킹에드워드 7세 스테익스(GⅢ) 어크로스더스타즈(Across The Stars )
코먼웰스 컵(GⅠ) 콰이어트리플렉션(Quiet Reflection)
코로네이션 스테익스(GⅠ) 퀘마(Qemah)
듀크 오브 에든버러 스테익스(핸디캡) 키네마(Kinema)
퀸즈 바스(L) 스워드파이터(Sword Fighter)



▲ 장클로드 로젯 조교사에서 코로네이션 스테익스 2년 연속 우승을 안겨 준 `퀘마`(사진=eurosport.com)

3세 암말 경주인 코로네이션 스테익스(GⅠ)에서는 ‘퀘마’(Qemah)가 우승했다. 아일랜드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활약 중인 이 암말은 ‘데인힐’을 조부마로 두고 있다. 마일러로서 꾸준히 능력을 쌓아가고 있으나 추후 늘어난 거리에서의 기대치 역시 높게 점쳐지는 상황. 우승마의 장클로드 로젯 조교사는 지난 해 ‘에르베디야’(Ervedya)에 이어 올해 ‘퀘마’로 같은 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을 거두며 능력을 입증했다. 장클로드 로젯 조교사는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우승으로 어릴 적 꾸었던 꿈들을 모두 이룬 기분이다.”고 밝혔다.

18일(Day5) 여왕의 생일선물로 우승을 선물한 ‘다트머스’
경주명 우승마
체셤 스테익스(L) 처칠(Churchill)
울퍼튼 레이티드 스테익스(L) 써아이작뉴턴(Sir Isaac Newton)
하드윅 스테익스(GⅡ) 다트머스(Dartmouth)
다이아몬드 주빌리 스테익스(GⅠ) 트와일라잇(Twilight Son)
오킹엄 스테익스(H.H) 아웃백트레블러(Outback Traveller)
퀸 알렉산드라 스테익스(C) 커미션드(Commissioned)



▲ 하드윅 스테익스에서 우승해 마주인 엘리자베스 엘리자베스 Ⅱ세에게 기쁨을 안겨준 `다트문트`(사진=BBC)


2400M 거리에서 치러지는 하드윅 스테익스(GⅡ)에서는 ‘다트머스’(Dartmouth)가 우승했다. 그의 우승이 여느 때보다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마주가 바로 영국의 여왕 엘리자베스 Ⅱ세이기 때문. 여왕은 16일 킹조지5세 스테익스에서 보유마 ‘가이폭스’(Guy Fawkes)를 야심차게 출전시켰으나 경주 중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는 폐사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올해로 90번째 생일 맞는 여왕에게 ‘다트머스’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선물과 함께, 아픔을 치료해주는 역할까지 도맡게 됐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현장을 직접 찾아 우승한 ‘다트머스’의 얼굴을 쓰다듬는 등 마음껏 기쁨을 표했다. 한편 이날 애스콧 경마장을 찾은 찰스 왕세자와 콘월 공작부인은 영국경마가 ‘왕들의 스포츠’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작 성 자 : 조지영 llspongell@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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