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삼관마 탄생, 한국경마의 기쁨이다!”

17일 제16회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에서 ‘파워블레이드’가 여유 있는 걸음을 선보이며 무난히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서울·부경 통합 첫 삼관마에 등극했다.

비록 서울의 3세 우수마들이 출전을 포기하면서 부경 경주마 8두만이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서울 경주마와 부경 경주마가 통합된 후 첫 삼관마 탄생, 그리고 ‘제이에스홀드’ 이후 9년 만에 삼관마 탄생을 지켜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당일 현장에 있던 모든 경마팬과 경마인들에겐 참으로 영광스러운 일이 되었다.

경마를 시행하는 세계 각국의 경주마를 소유한 마주를 비롯한 조교사, 기수, 생산자 등 모든 경마관계자들은 ‘명마의 꿈’을 가지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힘찬 질주를 하고 있다.

각 나라의 경마시행체는 말에 대한 능력검정 수단으로 3세마 경주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어 경주마에게 있어 3세마가 된다는 것은 경마계에 자기의 혈통을 남기던가, 아니면 조기에 도태될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다.

이러한 철저한 적자생존이 살아 숨쉬는 3세마의 격전장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경주를 삼관경주(Triple Crown Race) 또는 클래식 경주(Classic Race)라 하며, 이와 같은 경주에서 검증을 거친 3세마들은 대개 생산에 조기 환원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경마는 곧 생산’이라는 방정식을 성립시키는 중요한 열쇠이다.

우수한 경주마를 발굴해낸다는 것은 우수한 씨수말, 즉 혈맥을 발견해낸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또 다른 명마를 생산할 것이고 그 명마가 다시 씨수말이 되며 경마의 수레바퀴가 굴러가는 것이다.

‘파워블레이드’의 삼관 달성이 가지는 의미는 상당하다 할 수 있다.

첫째는 삼관 시리즈 경마대회가 우선 서울과 부경 경주마들이 함께 하는 오픈경주로 변경된 이후 탄생한 최초의 삼관마라는 점이다. 미국의 살인적인 삼관경주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서울과 부경을 오가는 일정과 단거리에서 장거리로 이어지는 경주조건을 모두 소화하고 성장을 거듭하는 3세마 경주에서 세 개 대회를 모두 석권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둘째는 부마는 미국에서 수입된 씨수말인 ‘메니피’지만, 모마인 ‘천마총’이 국내에서 생산되고 서울경마장에서 현역 경주마로 은퇴한 씨암말이라는 점이다. 한국경마가 세계로 향하기 위해선 경주마의 질적 향상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산 씨암말의 자마가 탁월한 능력을 앞세워 삼관마에 등극하고 다시 생산에 환류될 수 있다는 것은 국내 경주마 생산분야의 업그레이드를 가속화 하는 것은 물론 국산마 정책의 결실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2005년 삼관마에 오른 ‘딥임팩트’가 현재 일본 최고의 씨수말로 각광받고 있으며, 지난해 37년 만에 ‘아메리칸페로아’라는 삼관마를 탄생시킨 미국도 벌써부터 배출될 자마의 행보에 경마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른 얘기지만 ‘파워블레이드’도 2017년 씨수말 전환이 예약된 상태다. 그동안 국내에서 배출된 우수 명마들이 씨수말로 도전에 나섰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파트Ⅱ 승격과 더불어 2020년 파트Ⅰ 승격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경마의 선봉에 ‘파워블레이드’의 자마들이 자리할 수 있다면 한국경마의 위상은 더 빠르게 세계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9년만에 탄생한 삼관마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내년, 그 후년에도 더 좋은 국산마들이 배출돼 삼관 도전의 레이스가 힘차게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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