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의 정착과 성공 여부의 핵심 키는 각종 부대 산업을 포함한 말고기산업의 활성화에 달려 있다. 고품질 그리고 안전한 말고기 공급과 홍보 전략 수립 그리고 자조금 제도 도입으로 인식 전환을 꾀해야 할 때다.

‘선물 5만 원’ 상한 규제 김영란법 시행 앞둔 마지막 명절
쇼핑몰에서 언제든 구입 가능…내륙에서도 맛볼 수 있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올 추석 선물 문화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계속된 불경기 영향 탓도 있지만, ‘3(음식물)·5(선물)·10(경조사비)만 원’으로 대변되는 민감한 법인만큼 시행을 앞두고 축산 관련 선물세트가 예약 판매 감소치가 뚜렷해 축산업계, 나아가 말산업계도 전전긍긍.

김영란법이 9월 28일 시행되기에 이번 추석은 ‘마지막’ 기회다. 적용 대상이 되는 관공서와 공공기관 등 관계자들은 벌써부터 선물 주고받기를 꺼리는 눈치. 하지만 ‘마지막’이 아닌, 적용 대상이 아닌 대중 그리고 가족과 친지들에게 말고기를 선물하는 문화가 자리한다면 법 시행으로 타격을 입을 축산농가와 말산업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는 지적.

제주 흑돼지 근고기를 이제는 전국 어디에서도 먹을 수 있는 것처럼 말고기 역시 꼭 제주에 가지 않아도 전국 어디에서든 먹을 수 있다. 내륙 지역에서도 운영하는 식당이 있고 무엇보다 다양한 업체가 쇼핑몰을 운영하며 말고기 메뉴를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말고기가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고 여전히 대중에게는 “질기다”, “냄새난다”는 편견 때문에 그간 말고기 전문 식당은 부침했다. 말의 고장 제주에나 가야 맛 볼 용기를 낼 ‘특산물’로 치부돼 내륙 지역에서는 오래 영업하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경우가 속출한 것. 서울 시내 한복판, 잠실에서 운영했던 Z식당은 2년을 넘기지 못하고 폐업했으며 농협중앙회 안성팜랜드에서 운영하는 M식당은 말고기 명소로 ‘플레이스 브랜딩’을 시도했지만, 결국 ‘마육 한상’ 차림으로 불고기와 육회만 취급하는 식으로 축소했다. 2011년 경기도 안양시에서 문들 열었던 ‘말이랑 H’ 식당 역시 폐업했다. 2014년부터 서울에서 말고기를 먹을 수 있다며 블로그를 중심으로 유명세를 탄 ‘화로구이S’ 식당도 이자카야 선술집의 대표 메뉴로 육초밥과 모둠구이 등을 선사했지만, 15년 이후 취급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아직 말고기를 취급하는 곳은 살아 있다. ‘서울대입구 맛집’으로 알려진 ‘제주O포차’에서는 말고기 사시미와 육회를 추천 메뉴로 내놓고 있다. 사시미와 육회가 반반 섞인 메뉴는 물론 말고기 사시미와 제주에서 맛볼 수 있는 갈치회 등을 함께 내는 메뉴도 있다.

경기도 성남 중원구 소재의 ‘B건강원’은 말고기 육회와 육사시미, 육회 비빔밥과 전복말고기전골을 취급하고 있다. 말뼈 엑기스도 판매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이외에도 대구광역시 동구 소재 ‘B원조말고기식육식당’은 50년 전통의 맛을 살려 주물럭과 보양탕, 구이 메뉴도 취급하고 있다. 전북 무안군 소재 ‘H홀릭팜’은 1kg에 7만 원이라는 가격으로 부위당 육질이 좋은 말고기를 판매하고 있다. 제2호 특구 경북 영천시 고경면에서는 제주로부터 공수하는 말고기로 불고기와 떡갈비, 전골 메뉴를 내놓고 있다.

명절 연휴인지라 이동이 불편한 점을 감안한다면, 온라인에서 미리 상품을 주문해 명절 이색 요리로 가족들과 말고기를 먹을 수도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말고기’를 검색하면 제주 현지에서 운영하는 쇼핑몰 업체가 상당하다. 가격도 천차만별로 보통 구이용이나 육회, 육사시미는 2만5천 원~3만 원(500g 기준)대로 판매하고 있다. D유통의 경우 제주 현지에서 직접 외식 체인업체도 운영하며 홈페이지를 통해서 구이용과 사시미, 육회를 판매한다. 엑기스나 육포, 뼛가루도 취급하고 있다.

제주산 농축산물 온라인 쇼핑몰인 ‘C’업체는 합리적 가격에 믿고 살 수 있는 곳으로 입소문이 퍼졌다. 마족 사골용으로 뒷다리와 한 마리 메뉴는 물론 마족 제골용으로 앞뒷다리도 판매한다. 신선도 유지를 위해 덩어리째 냉장육으로 발송하고 있으며 이용객들은 “부드럽고 담백하니 정말 맛있다”, “맛이나 배송 모두 만족한다”, “엄지 척!”이라는 후기를 남겼다. 이번 추석 기간에는 축산물 주문시 쇼핑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50여 곳이 성업 중인 제주도 내 말고기 식당 일부도 홈페이지나 유선으로 말고기나 엑기스 등을 택배로 보내는 서비스를 하고 있어 소비 촉진에 앞장서고 있다.

국내 말고기 연간 소비량은 약 300톤 정도로 추정된다. 지난해 전국에서는 말 1108두가 도축됐는데 제1호 특구 제주도에서 87.8%에 이르는 973두를 도축했다. 도축 두수는 꾸준히 증가한 반면, 말고기 전문 음식점 종사자는 14년도 183명에서 15년도 179명으로 1.1% 감소했으며 도축업 관련 종사자도 216명에서 210명으로 1.3% 감소했다.

말고기는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세계 음식 재료 1001에 선정된 건강식품이지만, 소비는 여전히 요원하고 말고기 식당의 부침이 계속되는 건 왜일까. 관련 전문가들은 △말고기 식용에 대한 대중 공감대 미형성 △등급별 가격차 없고 등급판정 미정착 △식당 소비가 대부분인 유통체계 △체계적인 고비육 및 안전 관리 시스템 미흡 △내륙 지역 소비 기반 미흡 △소매 판매 채널 미확보 △위해 요소 발생 가능성 상전 △예산 및 정책 등 지원 미흡 등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말고기 이용에 대한 내용은 조선왕조실록에 잘 기록돼 있다. 제주에서 매년 섣달 암말을 잡아 건마육을 만들어 진상했거나 말고기가 제향에 이용되기도 했으며 연산군은 말고기가 양기를 돕는다 해서 즐겨 먹었다고 한다.

말 두수가 곧 국력이라는 인식으로 세종 때 금살도감을 설치, 말고기를 먹지 못하게 했는데 세종 16년에는 제주에서 말을 도축하고 먹은 사람 650명을 평안도로 이주시켰고 세종 29년에는 제주목사 이흥문이 영의정 황희, 좌찬성 황보인, 우찬성 김종서, 좌참찬 정분 등에 건마육을 제공했다 내시에게 발각돼 파직된 것을 보면 말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다. 말산업의 정착과 성공 여부의 핵심 키는 각종 부대 산업을 포함한 말고기산업의 활성화에 달려 있다는 건 전문가들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식육과 향장 등 관련 산업이 양성되지 않으면 생산 기반 위축, 사육 두수 증가에 따른 처치 곤란 등에 직면한다는 것.

이종언 박사(현 마진가 대표)는 마육산업 발전방안 모색 전문가 토론회에서 ‘말고기 시대가 다가온다’는 발제를 통해 말고기산업이 지속 발전하려면 △말고기 전용 품종 도입으로 고기용 개량 육성 △균일한 고품질 말고기 생산 농가 장려책 △소비자에 안전한 고품질 말고기 공급 △생산자 단체 등이 중심으로 말고기 기능성 홍보 전략 수립 등을 지적했다.

자조금(Self-help cost) 제도를 말산업에도 하루빨리 도입해 자조금관리위원회를 만들어 말고기 소비 촉진 홍보와 소비자·중도매인 등에 대한 교육 및 정보 제공 그리고 자율적 수급 안정과 유통구조 개선 및 수출 활성화, 품질 및 생산성 향상, 안전성 제고를 위한 R&D 등을 추진하는 현실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힘을 얻고 있다.

▲말산업의 정착과 성공 여부의 핵심 키는 각종 부대 산업을 포함한 말고기산업의 활성화에 달려 있다. 고품질 그리고 안전한 말고기 공급과 홍보 전략 수립 그리고 자조금 제도 도입으로 인식 전환을 꾀해야 할 때다.
 

말고기 등급제 도입 서둘러야 한다
마필산업이 어려움에 봉착되어 있다. 이는 더러브렛은 물론 제주마와 제주산마도 마찬가지이다. 경주마로는 공급이 더 이상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런데도 요즘 몇 년 사이에 모든 마필들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그러다보니 농림부와 KRA 그리고 제주도에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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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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