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1일 경기도 과천에 있는 렛츠런파크 서울에서는 한국경마가 7월1일 파트Ⅱ국으로 승격한 이후 95년 역사상 최초로 본격 국제대회인 제1회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 경마대회가 열렸다. 루이스 로마네(Louis Romanet) 국제경마연맹(IFHA) 의장, 윈프레드(Winfried Engelbrecht Bresges) 아시아경마연맹(ARF) 의장 겸 홍콩자키클럽 최고경영자, 마사유키 고토(後藤 正幸) 일본 중앙경마회(JRA) 회장 등을 비롯해 세계의 경마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해 레이스를 관전하고 친목을 다졌다.

사상 첫 공인된 국제경주가 펼쳐진 11일 서울경마장 진입로에는 만국기가 걸려 경마장을 찾은 경마팬에게 코리아컵 시행을 주지시켰고, 경마장 곳곳에선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져 성공적인 코리아컵 국제경주 개최를 기원했다.

제10경주 1800m로 펼쳐진 코리아컵 경마대회에서는 일본 대표마 ‘크리솔라이트’가 우승을 차지했고 제8경주 1200m로 펼쳐진 코리아스프린트에서는 홍콩 대표마 ‘슈퍼자키’가 우승했다.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에는 각각 외국말 7두와 대한민국 대표마 9두가 출전했다. 특히 코리아컵에서 대한민국 대표마는 2위(일본 대표마 ‘쿠리노스타오’)와 10마신 차이의 3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세계의 높은 벽을 뼈저리게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5마신 차이만 나도 큰 격차인데 2위마와 10마신 차이를 보였으니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를 실감하는 성적이었다. 우승마 ‘크리솔라이트’와는 무려 16마신 차이를 보였다. 기록으로는 ‘크리솔라이트’가 1800m를 1분52초3에 주파했고 3위를 차지한 ‘트리플나인’은 1분55초2였다. 무려 3초 가까이 차이가 났다.

제1회 코리아컵 경마대회를 앞두고 현명관 회장은 코리아컵 취재를 위해 렛츠런파크 서울을 찾은 20여 명의 외국기자들과 ‘코리아컵 성공 및 한국경마 발전을 위한 간담회’를 통해 “한국경마가 세계 경마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코리아컵 국제경주를 준비하게 됐다. 한국경마 100주년인 2020년 파트Ⅰ 진입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외국기자들은 한국경마에 대한 높은 관심을 표하면서 국제경주에 대한 장기 계획과 말 테마파크 ‘위니월드’, 그리고 장외발매소, 노령화된 경마팬 문제 등에 대해 질문을 쏟아냈다. 현 회장은 외신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2년마다 단계별로 확대할 예정으로 2018년 최소 10개국이 참가하는 국제대회를 개최하고, 경마의 이미지를 고급스포츠로 전환해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젊은이들을 위한 시험장소인 놀라운지와 127m 전광판 등 새로운 시설을 통해 젊은 세대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한 잔디주로를 건설해 스피드를 높이는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밠혔다.

과거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몇몇 기자들은 한국경마가 짧은 시간에 괄목할만한 변화를 보였다고 입을 모았다. 대형 전광판과 위니월드, 그리고 관람대 앞에서 펼쳐지는 이벤트는 축제장에 온 것처럼 여겨졌다고 소감을 얘기했다.

그러나 문제는 경주마의 실력 차이다. 경마는 ‘서러브레드’(Throughbred)라는 단일 혈통으로 움직여지는 글로벌 산업이다. 세계가 하나로 움직여지는 산업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경쟁을 요구하는 산업이다. 경주마가 태어나서 육성과 훈련을 거쳐 경주에 투입되고 퇴역 후에는 다시 생산에 투입되는 사이클을 통해서 발전해간다. 경마를 시행하는 각 나라들은 최종적으로 어느 나라가 가장 좋은 씨수말을 소유하는가로 경쟁이 귀결된다.

우리나라도 수십억 원짜리 씨숫말을 들여와 좋은 경주마를 생산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결과는 이렇게 초라하게 나왔다. 이제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대한민국 말산업 종사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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