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제3경주 ‘러너퀸’으로 한국 여성기수 최초 200승 달성
2013년 100승 돌파 후 2년 10개월여 만에 200승 도달

한국경마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있는 김혜선 기수가 한국 여성기수 최초로 200승을 달성하면서 또 하나의 경마역사를 수립했다.

2013년 11월 2일 국내 경마사상 여성기수로는 최초로 100승 고지를 밟았던 김혜선 기수는 2년 10개월여만에 200승을 달성함으로써 매경주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코리아컵 국제경주와 국제주간으로 국내 경마팬은 물론 여러 외국 경마계의 이목이 서울경마장에 몰린 가운데, 김혜선 기수는 개인적으로 200승에 –3승을 남겨둔 상태였다.

김 기수는 9월 4일 제11경주에서 ‘일기당천’의 우승으로 197승을 달성하긴 했지만, 8월 20일 이후 우승을 기록하지 못하면서 200승 달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10일 제7경주로 펼쳐진 아일랜드(HRI)트로피에서 ‘천지스톰’에 기승해 선두경합 끝에 우승을 차지하며 200승을 향해 한 걸음 앞으로 내달았다. 하지만 그 날에는 이후 두 번의 경주에서 내리 2위만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코리아컵이 펼쳐진 11일 제1경주에 출전한 김 기수는 ‘행운머니’와 호흡을 맞추며 4코너까지 중후반부에 위치했지만, 결승선 직선주로에서 탁월한 추입력을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하며 199승을 기록했다. 제2경주에서 선두권 공략에 나섰지만 3위에 그친 김 기수는 이어진 제3경주에서 ‘러너퀸’과 호흡을 맞추며 순발력을 앞세워 선두에 나선 뒤 결승선까지 후속마들의 추입을 허용하지 않으며 200승 고지를 밟았다.

지금은 조교사로 활동 중인 이신영 조교사가 이금주 전 기수(현 영동대 교수)와 함께 금녀의 공간으로 여겨지던 기수 세계에 뛰어든 2000년 이후 16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기수세계는 여성들에게 쉽지 않은 선택이다.

김혜선 기수는 작은 키 때문에 좋아했던 춤, 핸드볼 선수의 꿈을 접어야 했다. 키는 몸을 쓰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그녀에게 한계로 작용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 한계를 장점으로 승화할 수 있는 ‘기수’라는 직업을 발견, 이에 도전했다. 남성들을 압도하는 실력으로 여성기수에 대한 편견을 산산이 조각낸 김혜선 기수, 지금은 1승을 추가할 때마다 한국경마 사상 여성기수 최초 우승횟수의 기록을 갈아치우는 한국경마의 살아있는 역사가 되고 있다.

김혜선 기수의 이야기는 지난해 KBS에서 창립 42주년 특별 생방송에 일상을 담은 다큐가 소개되면서 국민들에게 알려진 바 있다. 당시 방송 타이틀로 ‘스스로의 한계를 정하지 마라’라고 외쳤던 김혜선 기수는 2013년부터 1년여간 프리기수로 활동한 바 있고, 2015년 2월 다시금 프리기수를 선언하며, 여성기수라는 사회적 선입견에 맞서 힘찬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김혜선 기수 통산 200승 달성 일지〉
다승 경주일자 경주마
1승 2009.10.31. 비파
50승 2012.04.21. 은빛전사
100승 2013.11.02. 딕시바니
150승 2015.05.16. 미라클러버
200승 2016.09.11. 러너퀸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