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말산업인력개발원이 10월 27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미국 재활승마 전문가인 앤서니 부사카 교관이 강의하는 ‘재활승마 전문가와 함께하는 워크숍’을 열었다. 워크숍에서는 평소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파격적 시범 등이 이어져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말산업인력개발원, 美 재활승마 30년 경력 앤서니 부사카 교관 초청 강의
국내선 보기 어려운 파격적 시범 보여…굴레 풀고 끈으로 말 다루기도

한국마사회 말산업인력개발원(원장 권승세)이 10월 27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미국 재활승마 전문 교관이 강의하는 ‘재활승마 전문가와 함께하는 워크숍’을 열었다.

미국 재활승마에 관심 있는 교관, 학생,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열린 이번 워크숍은 앤서니 부사카(Anthony Busacca) 교관이 하는 이론 및 현장 강의로 이뤄졌다. 부사카 교관은 미국에서 재활승마의 경력을 약 30년간 쌓았으며 미국재활승마협회(PATH)에서 제공하는 최고 등급 ‘마스터’ 레벨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실질적으로 한국에서 재활승마 강의를 하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질문을 토대로 해서 이뤄졌다. 부사카 교관은 참석자들에게 놀이 방법, 말 선택, 훈련법 등을 소개했다.

참석자들이 가장 흥미로워했던 부분은 평소 쓰는 굴레를 벗기고 가느다란 끈으로 굴레를 대신해 말을 다룬 내용이었다. 끈으로 한쪽 끝을 동그랗게 만든 부사카 교관은 원 부분을 말의 귀 뒤와 콧등 위에 얹고, 늘어뜨린 다른 쪽 끈을 원 안으로 통과시켜 ‘간이 굴레’를 만들어냈다.

‘간이 굴레’에도 말은 완벽히 통제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러 실내마장의 문을 연 부사카 교관은 굴레로 말의 시선을 조종하며 바깥으로 나가려는 성질을 바로 잡았다. 또한, 말에게 말을 끄는 ‘리더’의 발을 보면서 어느 속도로 걸어야 하는지 학습하게 했다.
 

▲가느다란 끈으로 만든 ‘간이 굴레’를 잡고 말을 속보로 뛰게 하는 앤서니 부사카 교관. 부사카 교관은 실내마장 문을 여는 등 말을 다루기 힘든 상황을 일부러 연출한 가운데에서도 완벽한 통제를 보였다.

부사카 교관은 말을 다루는 데 극약처방을 내리기도 해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리더를 깨물려고 하는 말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바늘로 찌른다든지, 레몬즙을 코에 뿌리는 등의 방법으로 버릇을 고칠 수 있다고 방법을 제시했다.

사회성과 독립심을 기를 수 있는 ‘놀이 방법’은 참석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실내마장 가운데에 몇 개의 콘을 일렬로 세운 후 두 기승자를 각자 반대편에 두고 지그재그로 오게 해 가운데에서 상대편을 만나 하이파이브를 하게 하거나, 자원봉사자들을 마장의 각 끄트머리에 세워 기승자가 혼자 힘으로 말을 타게 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방법도 알렸다. “한국은 말들을 방목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협소한 편인데, 방목 시간이 적어 스트레스받는 말들의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고 묻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부사카 교관은 “말의 행동을 자연스레 이끌어내는 방법을 쓰면 된다”고 했다. 부사카 교관은 “뉴욕, 캘리포니아 등 대도시에서 자주 쓰이는 방법이다. 야생마들도 자연을 마구잡이로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패턴이 있는데, 이를 토대로 인공 트랙을 만들어 말들이 자연스럽게 돌아다니게 하면 스트레스를 덜 수 있다”고 말했다.

재활승마 교관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인 ‘어떤 말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명쾌한 답안을 내놓았다. 특히, 경주마였던 말은 한쪽으로만 도는 경향이 있는데 왼쪽, 오른쪽으로 다 잘 돌 수 있어야 하며 평보와 속보 또한 잘되는 말이 좋은 말이라 했다. 움직임이 좋은 말이어야 하며 기승자에 따라 알맞은 말을 배정하기 위해서는 체격이 다른 말을 다양하게 구비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훈련할 때에는 ‘감각 둔화’를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떤 상황이든지 적당한 반응을 보이는 게 좋은 말이라며, 재활승마 강의 시 단순히 ‘맥이 풀린 말’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놀랄 만한 상황에서도 말이 ‘괜찮다’라는 반응을 할 수 있도록 학습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말의 불편함을 알아낼 수 있는 눈도 길러야 한다고 했다. 마구가 불편하다든지, 등 뼈가 아프다든지, 자원봉사자가 너무 말 쪽으로 붙어서 개인 공간을 침해하고 있다든지 등 불편해 하는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다며 말을 파트너로서 소중히 대할 수 있도록 교관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재활승마 방법에 대해 반대되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재활승마 강의 전에 말들의 ‘기운을 빼기’ 위해 3시간 이상 운동을 시키는 경우,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말이 스스로 생각하고 마장을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가운데 협약서를 들고 있는 앤서니 부사카 교관, 권승세 한국마사회 말산업인력개발원장, 워크숍 참석자들. 한국마사회 말산업인력개발원은 워크숍을 마무리하며 앤서니 부사카 교관이 근무하고 있는 미국 휴스턴에 있는 ‘SIRE Therapeutic Horsemanship’과 협약식을 맺고 앞으로 지속적인 유대를 맺어나가기로 했다.

워크숍을 마무리하며 한국마사회 말산업인력개발원은 앤서니 부사카 교관이 근무하고 있는 미국 휴스턴에 있는 ‘SIRE Therapeutic Horsemanship’과 협약식을 맺고 앞으로 지속적인 유대를 맺어나가기로 했다. 앞으로 말산업인력개발원은 해당 기관과의 협약을 통해 우리나라 학생, 관계자들이 해외 연수를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PATH는 전 세계에 866개 센터와 7천6백여 명의 관계자들을 멤버로 두고 있는 재활승마 관련 비영리단체다. 1969년 설립된 이후, 재활승마에 관련한 교관 자격 및 교육 장비 등을 제공하고 있다. PATH 자격증은 재활승마 관계자에게 매우 권위있는 국제 자격증 중 하나로,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관계자들이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황수인 기자

▲한국마사회 말산업인력개발원이 10월 27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미국 재활승마 전문가인 앤서니 부사카 교관이 강의하는 ‘재활승마 전문가와 함께하는 워크숍’을 열었다. 워크숍에서는 평소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파격적 시범 등이 이어져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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