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의 핵심 멤버로 알려진 현명관 제34대 한국마사회 회장이 3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12월7일 이임식을 갖고 퇴임했다. 후임 회장이 동시에 취임하는 행사가 아니어서 이임식이라기 보다는 퇴임식이라고 하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다.
아무튼 이날 이임식에는 마주협회, 기수협회, 조교사협회, 경주마생산자협회 등 유관단체장들과 상임·비상임 이사, 마사동우회 관계자 그리고 한국마사회 임직원들이 참석했다. 특히 김현권 의원 측으로부터 ‘최순실 3인방’으로 지목, 법적 공방이 진행 중인 현명관 회장의 부인 전영해 씨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2013년 12월 5일 취임한 이후 3년간 발자취를 담은 영상을 상영한 후 이임사를 했다. 현명관 회장은 3년 전 한 식구가 되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취임사를 했는데 지금은 헤어지기 위해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먼저 운을 뗐다. 어젯밤 이임사를 쓰기 위해 곰곰이 나름대로 생각했다며 “3년간 무엇을 했을까. 열심히 뛰긴 뛰었는데 과연 무엇을 했을까. 여러분들에게 많은 스트레스와 긴장감과 끊임없는 채찍질만 한 건 아닌가”라며 “좀 더 따뜻하고, 뛰지 못하고 걷는 사람들과 어깨동무를 하면서 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게 아닌가 등등 여러 생각이 오갔다”고 소회했다.

마지막 자리지만, 재임 기간 중 있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도 처음 밝혔다. 현명관 회장은 “처음 부임할 때 노조에서 용산장외발매소를 개장해 달라고 했고 약속했다”며, “반 개장 상태인 지금 100% 개장을 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임직원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전력투구했기에 지금 현재 모습만이라도 개장했다”고 했다. “장외발매소를 혁신하지 않고는 국민에게 다가가는 마사회가 될 수 없다”며, “마사회 이미지 혁신의 첫 출발은 소위 얘기하는 화상경마장, 장외발매소의 건전화”라고 했다. 또한 “문화센터가 그 지역의 문화 발생지, 명소가 돼 지역주민이 꼭 있어야 한다고 열망할 때 마사회는 그 지역의 필요한 존재가 되고 힘이 생긴다”고도 했다.

그러나 스포츠토토와 로또복권 등은 동네 편의점에서도 판매하고 전화 PC등 온라인에서도 판매하는데 경마의 마권은 그러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경마의 경우 물론 현명관 회장 취임 이전이지만 잘되고 있던 온라인마권발매제도(Knetz) 마저 폐지했는데 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사실 한국경마 시스템으로 봐서는 장외발매소 몇 개 더 만드는 것보다 온라인 마권발매 시스템을 부활시키는 더 중요한 과제일 수 있다. 그런데도 퇴임식에서 조차 장외발매소에 대한 치적만 강조하는 모습을 보여 아쉬웠다.

실체로 현명관 회장 취임이후 한국경마 파트2 진입, 세계최대의 전광판 설치 등의 업적도 있었지만 주차장 유료화(1일 1만2천원), 지정좌석제 시행 등 경마팬에게 부담을 주는 정책을 펼쳐 경마팬이 급격히 줄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막대한 비용을 들여 개장한 테마파크에 손님이 찾지않아 애물단지가 되지 않을지 걱정이다.

최순실 정유라 게이트와 관련 대한승마협회 특혜지원에 대한 의혹 등으로 11시간이나 검찰수사를 받은 사실이 있고 여러 의혹들이 언론을 통해 노출 됨으로써 향후 특검수사와 관련 수사대상이기도 해 현명관 회장을 바라보는 말산업종사자의 심사가 심란하다.
후임 회장 후보 면접 심사에서는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 그리고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영만 전 마사회 부회장, 박양태 경마본부장, 배근석 전 마사회 부회장 5명이 면접심사를 통과했다. 가운데 이 전 청장과 조 전 수석이 유력한 회장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사대상 후보자 결정이 되면 중순경 청와대에 최종 후보를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