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프리 경마대회는 국내에서 시행되는 경마대회 중 가장 최장거리인 2300m로 시행된다. 경주마의 능력은 물론이고, 각 소속조의 작전 및 기승기수의 현장 상황 판단에 따라 우열이 가려져 경주를 예측하는 재미를 더한다. 그런데 최근 5년간 렛츠런파크 부경(부산경남경마공원) 경주마들이 우승을 독식해왔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인식되었다. 이러한 인식은 5년 만에 깨졌다.

2016년 최강의 별을 선정하는 제35회 그랑프리(GⅠ) 경마대회는 지난주 일요일(18일) 렛츠런파크 서울(서울경마공원)에서 펼쳐졌다. 서울대표 ‘클린업조이’(민형근 마주)가 우승을 차지했다. 2016년 그랑프리 경마대회는 3세 경주마부터 6세 경주마까지 국내를 대표하는 경주마가 출전해 자웅을 겨뤘고, 성적과 고객 투표를 통해 엄선한 16두간의 경쟁으로 이목이 집중됐다.
‘클린업조이’는 5세 미국산 경주마다. 2016년 KRA컵 Classic(GⅡ) 경마대회에서 데뷔 첫 경마대회의 우승을 통해 무관의 제왕이라는 오명을 씻었고, 2016년 그랑프리 경마대회를 통해 국내 최강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클린업조이’의 우승으로 관계자들 모두 함박웃음을 지었다. 서울을 대표하는 마주 중 한명인 민형근 마주는 마주 데뷔 후 7년 만에 첫 GⅠ경마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민형근 마주의 대표 경주마는 2016년 그랑프리에 출전한 ‘클린업조이’와 ‘클린업천하’다. ‘클린업조이’와 ‘클린업천하’는 국내 최강 외산마다. 최고의 경주마를 보유했기에 최고의 대회에서 우승이 간절했던 민형근 마주로서는 2016년 12월 18일이 잊지 못할 날이 되었다.

‘클린업조이’를 위탁관리하고 있는 송문길 조교사는 데뷔 첫 경마대회 우승을 그랑프리로 장식했다. ‘클린업조이’는 데뷔 후 4번 수장이 바뀌었다. 4번째 수장인 송문길 조교사는 ‘클린업조이’를 2016년 12월3일부터 위탁 관리했고, 정확히 15일 만에 최고의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클린업조이’가 그랑프리 경마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함에 있어 일등공신은 송문길 조교사와 함완식 기수다. 송문길 조교사는 최강마 ‘클린업조이’의 부족한 2%를 단 15일에 채웠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된 발주 연습에 상당한 공을 들였고, 경주마와 교감을 나누는데 집중했다. 현장에서는 깜짝 놀랄만한 선입 작전으로 최고의 성과를 얻었다. 물론 ‘클린업조이’의 우승에는 함완식 기수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함완식 기수는 ‘클린업조이’와 16번의 호흡을 맞춰 무려 13번이나 입상을 기록했다.

그 누구보다 ‘클린업조이’를 잘 알고, 교감이 충만한 기수 중 한명이다. 함완식 기수가 인터뷰에서 ‘클린업조이’를 ‘조이’로 친근감 있게 부른 이유도 오랜 시간 함께한 정으로 대변되는 부분이다. 함완식 기수는 초반 발주가 원활하게 이뤄진 ‘클린업조이’와 다부지게 선입 호흡을 맞췄다. 경주마의 힘과 능력을 믿는 전개를 펼쳤고, 최종 우승의 값진 결과로 이어졌다. 결국 ‘클린업조이’의 그랑프리 경마대회 우승은 민형근 마주, 송문길 조교사, 함완식 기수, 서울 40조 외에 함께 응원해준 경마 고객들의 하모니로 일궈낸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된다.

서울은 ‘클린업조이’의 활약으로 2016년 브리더스컵 경마대회에서 ‘파이널보스’ 우승 후 2개 대회 연속 통합 경마대회에서 우승마를 배출했다. 서울로선 그동안 주요 통합 경마대회에서 남긴 아쉬움을 만회했다.

모든 스포츠의 기록은 깨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모든 스포츠는 기록이 경신됨으로써 흥미를 더해간다. 경마도 예외는 아니다. 아니 다른 스포츠는 승리와 패배가 사람(선수)의 능력에 의해 결정되지만 경마는 그렇지 않다. 사람(기수)의 능력은 30% 이지만 도구(경주마)의 능력이 70%를 차지한다. 그래서 다른 스포츠보다 묘미가 더 뛰어나다. 경마가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스포츠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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