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올해, 승마는 가장 ‘핫한’ ‘잇템’이자 희대의 놀림감으로 전락했다. 탄핵 가결된 박근혜 대통령과 대한민국 권력 서열 1위, 최순실은 승마를 도구 삼아 국정 농단을 일삼았다. ‘문화계 대통령’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은 세월호 침몰 당시 “세월호에 빠지지 말고 승마 빨리빨리 하라”고 종용한 사실도 밝혀졌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정유라를 강제송환하기 위해 여권 무효화, 지명 수배 등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은 올해 사자성어로 “백성은 물, 임금은 배이다. 물은 배를 뜨게도 하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의 ‘군주민수(君舟民水)’를 선정했다. 세월은 이제 닷새 남은 올해마냥 뉘엿뉘엿 가고 있고 진실은 아직 저 바다 아래 있지만, 승마 발전은 요원하지만, 그래도 희망을 이야기할 때다. 은 올해 주요 뉴스들을 경마산업과 정책 부분을 포함한 말산업 분야와 승마 분야로 나눠 2차례에 걸쳐 기획을 준비했다. 올 한 해를 마무리하며 승마계 10대 뉴스를 선정해 재조명해본다. - 편집자 주.

1. 얼룩진 대한승마협회
대한승마협회는 올해 초부터 연말까지 일 년 내내 얼룩진 모습이었다. 대한승마협회는 2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예산 지원 중단이라는 철퇴를 맞았다. 국가대표 순회코치가 훈련을 하지 않고 거짓 훈련보고서를 작성해 수당을 받아간 사실이 문체부 감사 결과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원금 중단 여파 때문인지 대한승마협회는 지난 6월 ‘승마 전문체육 분야 국내대회 참가비 인상안’을 2016년도 제4차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일선 승마인은 이 소식에 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명목상은 무분별한 대회 참가 신청과 시합 직전 취소율 증가로 인한 대회 예산 낭비를 줄이고 발생하는 수익금으로 대회 상금 등에 집행한다는 게 이유였지만 사실상은 지원금 중단으로 인해 발생한 재정적 어려움을 승마인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게 아니냐는 이유였다.
대한승마협회의 흑역사(?)는 한 해를 마감하는 시점에 크게 터졌다. 미르·K스포츠재단에서 시작한 최순실 게이트 의혹이 대한승마협회의 정유라 선수 특혜 의혹까지 번진 것이다. 문체부는 지난 12월 대한체육회와 함께 합동 조사반을 꾸려 대한승마협회에 대한 전반적인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결과 그동안 의혹으로만 불거졌던 내용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현재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정유라 특혜 의혹에 중심에 대한승마협회가 서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대한승마협회는 올해 초부터 예산 지원 중단부터 정유라 승마 특혜 의혹까지 일 년 내내 얼룩진 모습을 보였다. 제4회 말산업박람회장에 들린 박상진 대한승마협회장 모습.

2. 승마, 전국 소년체전 정식 종목 채택
승마 종목이 사상 처음으로 전국소년체육대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로써 유소년 승마 발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승마의 정식 종목 채택됨으로 인해 유소년 승마의 활성화는 물론 향후 학교체육으로서 승마 종목의 도입 촉진도 기대된다. 승마 인구 증가와 한국 승마의 국제적 경쟁력 향상에도 기대가 모인다. 강원도가 주관한 제45회 전국소년체육대회는 강원도 일대에서 개최됐다. 그런데 승마 경기는 종목 특성상 렛츠런파크 서울 승마경기장에서 28일과 29일 양일간 열렸다. 대회를 앞두고는 각 지역 선수 선발과 관련해 끊임없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참가 마종의 규정문제를 제기하기도 하는 등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승마 종목이 사상 처음으로 전국소년체육대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전국 소년체전을 하루 앞두고 렛츠런파크 서울 승마경기장에서 연습 중인 학생 선수들의 모습.

3. 통합 승마협회 정식 출범
승마의 전문 체육과 생활 체육을 아우르는 통합 승마협회가 출범했다. 지난 8월 5일 실시된 초대 통합회장 선거에서 박상진 회장은 단독으로 입후보해 유효투표 44표 중 40표의 찬성표를 얻어 당선됐다. 특히 초대 통합회장 선거는 직접선거 형식으로 치러져 의미가 깊었다. 기존에는 대표성을 가진 대의원 총회에서 회장을 선출해 일선 승마인의 의견이 크게 반영되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초대 통합회장 선거는 101명의 선거인단이 직접 투표해 큰 공감을 얻었다.
통합 이후 대한승마협회 산하 협회들의 행보도 의미 깊었다. 한국학생승마협회는 각종 대회를 독자적으로 개최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마쳐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 5월 상주국제승마장에서 열린 2016전국학생승마대회에는 말산업 교육박람회를 함께 개최해 큰 호응을 얻었으며, 11월에는 한국마사회와 함께 ‘제2회 유소년 승마클럽 대항전’을 개최해 유소년 승마의 발전 방향을 확실히 제시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동안 관리단체로 묶여 있던 대한장애인승마협회의 정상화도 승마계 희소식이었다. 지난 4월 열린 영산강배 장애인승마대회에서 각 시도협회 대표들은 올해 안에 장애인승마협회의 정상화를 위해 선수협을 구성하고 회장을 선출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9월에 실시된 회장 선거에서 서정숙 회장이 선출됐다.


▲승마의 전문 체육과 생활 체육을 아우르는 통합 승마협회가 출범했다. 지난 9월 8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실시된 초대 통합 대한승마협회장 선거 때 투표하는 모습.

4. 김동선 선수, 리우 올림픽 승마 종목 출전
한국 승마를 대표해 김동선 선수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승마 마장마술 종목에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했다. 한화그룹 삼남으로 알려진 김동선 선수는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은메달을 딴 뒤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한 교육을 받기 위해 은퇴를 선언했으나 2015년 8월 휴가를 보내고 난 이후 올림픽 무대를 동경해 현역으로 복귀했다. 한국 선수가 자력으로 올림픽에 출전한 사례는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 최준상 선수 이후 8년만의 일이었다. 김동선 선수는 지난 8월 10일 마장마술 개인전 1차 예선 첫날 경기에서 7번째 선수로 출전해 30명 중 17위(68.657점)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튿날 경기를 앞두고 고국으로부터 갑작스러운 조모 별세 소식을 듣고 이튿날 경기를 포기 후 귀국했다.

▲한국 승마를 대표해 김동선 선수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승마 마장마술 종목에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했다. 김동선 선수 모습.

5. 승용마 경매 도입
2016년은 승용마 경매의 활성화를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보인 한해였다. 경주마 경매와는 별도로 승용마 경매를 도입해 승용마 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다. 눈에 띄는 성과를 도출하진 못했지만 대한승마협회가 주관하는 승마대회와 함께 승용마 시장을 열도록 했다. 아울러 지난 10월에는 경북 영천에서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최초로 ‘2016 승용마 가을 경매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승용마의 유통 체계를 건전하고 투명하게 구축, 구매자에게는 검증된 우수한 말을 제공하고 생산자에게는 판로 확보를 통해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하고는 등 국내 승용마 경매시장 활성화를 위한 진로 개척에 초점이 맞춰졌다. 2016말산업박람회에서는 32두의 승용마가 상장, 최종 9두가 낙찰됐고 최고가 1천500만 원, 최저가 400만 원을 기록했다. 10월 22일 이천시와 스티븐승마클럽이 개최한 2016 국제 유소년 승마대회에서는 포니 경매가 열렸다. 국내에서는 처음 열린 포니 경매로 이천시 농가에서 길러진 포니 15두가 상장됐다. 특히, 대회에 참가한 일본 측에서 포니 경매에 출품한 한라마에 만족, 구매까지 성사해 국내 최초로 포니를 해외로 수출한 사례를 남기기도 했다.

▲2016년은 승용마 경매의 활성화를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보인 한해였다. 지난 10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승용마 경매 모습.

6. 기승능력인증제 첫 시행
올해는 승마 이용자의 기승 능력을 등급화시켜 객관적으로 심사해 인증하는 제도인 KHIS 기승능력인증제(Korea Horse Industry Standard, 이하 기승능력인증제)가 첫 시행됐다. 기승능력인증제는 말산업 육성 전담기관인 한국마사회가 주관하는 승마 인증시스템으로 프랑스 갈로 시스템을 참조했다. 초급 단계라 할 수 있는 7등급부터 고급 단계인 1등급까지 분류되어 있으며, 1~3등급은 마장마술·장애물·복합마술 등 3가지 종목으로 구성돼있다. 지난 6월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제1회 인증시험이 열렸으며, 총 50명 신청자 중 47명이 7등급 인증을 받으며 94%의 높은 합격률을 기록했다.

▲올해 6월부터 기승능력인증제가 첫 시행됐다.

7. 승마 인구 저변 확대 위한 승마대회 개최 다각화
2016년은 어느 해보다 다양한 승마대회가 개최됐던 해였다.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형태의 승마대회가 개최됐다. 대한승마협회가 주최·주관하는 대회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승마동호인 등이 주축이 돼 각종 승마대회들이 열린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한국마사회는 승마문화 활성화를 위해 `렛츠런파크 풀뿌리 지역승마대회` 지원사업을 펼쳤다. 전국 규모가 아닌 지역 단위 소규모 승마대회를 적극 지원해 초급 승마인구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의도였다. 이 공모 사업에 다양한 지자체들과 단체들이 참여해 양평, 화성, 함양, 포항 등 다양한 지역에서 승마대회들이 열렸다. 풀뿌리 지역승마대회 지원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의 축산발전 기금을 지원받아 추진했다. 이밖에도 평창 동계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이색 승마대회도 열렸다. 지난 8월 강원도 평창에서는 ‘제1회 대관령 전국 산악승마 경주 대회’가 열렸다. 대관령중학교를 시작점으로 하늘목장 숲길, 사피리목장 전망대, 시부랑숲길을 거쳐 다시 대관령중학교로 돌아오는 25㎞ 산악 코스는 대관령만이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한 코스로, 많은 승마인의 큰 관심을 끌었다.

▲한국마사회의 `렛츠런파크 풀뿌리 지역승마대회` 지원사업에 힘입어 전국에서 다양한 승마대회가 열렸다. 지난 10월 일산 킨텍스 일원에서 열린 경기도 승마대회 시상식 모습.

8. 재활승마를 향한 다양한 발걸음 선보여
승마의 또 다른 분야라고 할 수 있는 재활승마가 다양한 시도를 보인 한 해였다. 재활승마 사업을 놓고 렛츠런 승마힐링센터를 운영하는 한국마사회와 민간 재활승마계가 갑론을박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체로 재활승마의 발전 방향 설정을 위해 분주한 모습들이 보였다. 사단법인 한국재활승마학회 지난 4월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한국 재활승마의 현주소를 묻고 나아갈 방향에 대해 머리를 맞댔으며, 10월에는 아시아 재활승마 교류의 장인 ‘헤티-아시아 포럼’을 개최해 싱가포르·홍콩 등 각국 재활승마 현황을 공유하고 국가 간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12월 마연구회에서는 재활승마를 넘어선 힐링승마에 대해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재활승마의 발전 방향 설정을 위해 분주한 모습들이 보인 해였다. ‘헤티-아시아 포럼’ 당시 기념촬영 모습.

9. 승마시설의 운영 상향 표준화에 초점 맞춰…협력시설
전국 승마시설의 운영 상향화와 표준화를 위해 한국마사회가 협력 승마시설 공모 사업을 진행했다. 일선 승마장의 수준이 천차만별이고 표준화되지 않아 승마산업의 활성화와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승마장의 표준모델이 될 우수 승마시설을 모집해 협력·교류 사업을 통해 시설·운영 부문의 수준을 높인다는 목적이다. 지난 8월, 제1차 공모를 통해 현재 전국 23개소 시설이 선정된 바 있다. 한국마사회는 협약을 통해 향후 말과 승마를 매개로 ‘협력과 화합’을 추진하고, 승마시설에 협약서 발급, 한국마사회 인증 현판, ICT 활용기반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전국 승마시설의 운영 상향화와 표준화를 위해 한국마사회가 협력 승마시설 공모 사업을 진행했다. 8월 24일 협약식 때 모습.

10. ‘전국민말타기운동’ 마무리
승마 인구 저변 확대를 위해 한국마사회가 2009년부터 추진해온 전국민말타기운동이 올해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예산이 감소해 축소 운영됐으며, 내년부터는 학생승마사업으로 지원이 될 예정이다. 전국민말타기운동은 적은 비용으로 승마 인구 저변 확대를 꾀한 취지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승마 인구 저변 확대를 위해 한국마사회가 2009년부터 추진해온 전국민말타기운동이 올해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황인성 기자(gomtiger@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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