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주 프레더 윌리 증후군 환우회 회장 특별 인터뷰

▲정유라 승마 특혜 의혹으로 인해 승마에 대한 이미지가 날로 추락하는 가운데, 재활승마로 효과를 봤다는 박미주 프레더 윌리 증후군 환우회 회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재활승마 교육 중인 모습(사진 제공= 삼성서울병원).

승마는 결코 일부 특권층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예전에는 귀족 스포츠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많은 대중이 즐길 수 있는 분야로 발전했고 승마를 즐기는 인구도 많아졌다. 그리고 말 생산 농가와 말산업 종사자들에게는 소중한 밥줄이기도 하다.

또한, 승마에는 단순 스포츠로 역할뿐만 아니라 다른 기능으로써의 승마 분야도 존재한다. 그 대표적인 분야가 재활승마다. 승마 분야에서는 블루오션으로 여겨지는 분야이며, 재활승마의 활성화 및 체계화를 위해 한국마사회, (사)한국재활승마학회(회장 김연희) 등 여러 기관이 몇 년에 걸쳐 끊임없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재활승마로 희망을 확인한 프레더 윌리 증후군 환우회의 박미주 회장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한예린 양의 어머니이기도 한 박미주 회장은 과의 인터뷰를 통해 재활승마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이 절실하고, 하루빨리 활성화되길 고대한다고 전했다. - 기자 말.

“아이를 지켜본 부모의 입장에서 전과 후 확실한 차이가 느껴져
한국마사회에서 지원 사업을 한다는데 정보 찾기도 쉽지 않아
아픈 아이들, 그리고 모든 아이도 즐길 수 있는 승마라고 생각해주길
하루빨리 재활승마 홍보·활성화돼 말을 통한 힐링 사회가 오길 기대”

-‘프레더 윌리 증후군’이란 무엇인지
“프레더 윌리 증후군은 15번 염색체 중 프레더 염색체의 결실로 인해 시상하부 기능에 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연령이나 주어진 환경 등 개인에 따라 증상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이 장애는 365일 공복 상태를 느끼게 돼 음식에 대한 조절이 힘들다. 일반 사람들이 하루를 굶었을 때의 느낌을 프레더 윌리 증후군 환자들은 매일 느낀다고 생각하면 된다.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서 비만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로 인한 고혈압·심혈관 장애 등 비만 합병증을 유발한다.”

-프레더 윌리 증후군 환우회는 어떤 단체인가
“2002년에 한국 프레더 윌리 증후군 아이들 부모들이 모여 만든 단체이다. 초반에는 병원 측에서 연계해 소그룹 형태로 이뤄졌으며, 호르몬 주사 등도 지원이 됐다. 환우회 가입은 의무가 아니라서 현재 회원 수는 240여 명 정도이다. 이 증후군은 눈에 극명하게 비춰지지 않아 증후군을 앓고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도 많다. 요즘은 병원에서 미리 유전자검사로 알 수 있지만 예전에는 아이가 태어나서 잘 못 먹다가 2~3세 때 식욕이 갑자기 증가하면서 먹는 양이 증가해 모르고 지나치는 부모들이 많다. 경계성 지적장애이다 보니 지적 장애가 있는 장애아이라고 판단해 더 포괄적으로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2015년 7월부터 내가 환우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어떤 계기로 재활승마를 시작하게 됐나
“진동규 삼성서울병원 교수의 제안으로 시작하게 됐다. 아이의 재활을 위해 삼성서울병원 같은 3차병원을 다니지 않고, 소아재활병원으로 다녔는데, 1년에 한 번씩 진행하는 프레더 윌리 증후군 심포지엄에는 꼭 참석했다. 그 자리에서 프레더 윌리 증후군에 관심이 많고 대표적인 의료진인 진동규 삼성서울병원 교수가 재활승마를 제안했다.”

-원래 승마를 했었나
“승마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하지만 승마기구를 활용한 재활 치료는 자주 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우리 아이가 어릴 적부터 승마를 하고 싶다고 했었고 진짜 살아있는 말을 탈 때도 무서워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삼성서울병원 측으로부터 재활승마 참여 제의가 들어왔을 때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 이유는 아이가 무서워하지 않고 좋아했기 때문이다.”

-재활승마는 언제부터 얼마나 했는지
“올해 7월부터 시작했다. 주 2회씩 총 30회로 15주 동안 진행됐다. 다행히 아이가 동물에 대한 관심이 많아 말을 타는 데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말을 타고 싶다고 직접 표현했다.”

-승마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부모들도 있다. 안전에 대한 걱정은 없었는지
“안전 문제는 걱정하지 않았다. 양쪽에서 기승자를 잡아주는 사이드워커 자원봉사자 2명이 있고, 앞에서 말을 끌어주는 리더, 그리고 재활 선생님이 강습을 진행한다. 부모님들이 걱정할만한 위험요소가 전혀 없다. 단순히 말만 타는 것이 아니라 강습을 진행할 때 옆에서 균형감을 위해 뭔가 잡는 놀이를 통해 재활을 계속한다. 이런 놀이를 통해 아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이다. 일반적인 승마 느낌이 아니라 ‘이게 재활승마구나’라는 걸 느꼈다.”

-프레더 윌리 증후군 아이 중 한예린 양만 참여했나
“아니다. 프레더 윌리 증후군 환우회 다른 두 어린이도 함께 참여했다. 그 어린이들도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예린이와 동갑인 친구가 처음 재활승마를 시작했을 때는 말을 무서워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선생님들도 처음에 돌발행동 때문에 위험할 수도 있어 걱정을 많이 했지만, 지금은 그 횟수가 많이 줄어들고 오히려 말과 친밀감이 많이 형성됐다고 한다.”

-재활승마가 아이에게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아이를 옆에서 지켜본 부모의 입장에서 전과 후 확실한 차이가 느껴진다. 전보다 아이가 활달하고 밝아진 모습이다. 또한, 누군가와 공감하는 능력도 전보다 커진 게 느껴진다.”

-재활승마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서울에 사는 사람들 경우에는 말을 접할 기회가 적다. 승마를 하려면 경기도나 외곽 쪽에 나가야 한다. 그리고 재활승마를 하는 곳이 생각보다 별로 몇 군데 없다. 몇 군데 있다. 당장 삼성서울병원만 하더라도 한 시간을 넘는 시간이 걸린다.
시간 외적으로 경제적 부담도 무시 못 한다. 임상시험 덕분에 재활승마를 경험하긴 했지만 만만치 않은 경비가 든다. 지금 재활병원에서 이런저런 치료를 하지만 재활승마는 비급여적인 부분이라 비싸다.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인정하면 개인보험사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재활승마는 개별이라 온전히 개인 부담이다. 1회당 강습료가 5만 원을 넘고, 한 달에 몇 회만 하더라도 부담이 상당하다. 경기도 경우에서는 재활승마 바우처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픈 어린이들이 경기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있기 때문에 많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또한, 재활승마를 하는 곳이 마땅히 없는 게 현실이다. 한국마사회에서 지원 사업을 한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정보를 찾기도 쉽지 않고, 생각보다 많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삼성서울병원에서 진행한 이번 재활승마를 통해 말을 처음 접해봤다. 주변에 한 번도 말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승마는 누군가만의 승마일 순 없다. 재활승마는 아픈 아이들이 동물과 소통하면서 공감 능력도 키울 수 있고, 친밀감 형성도 할 수 있다. 살아있는 매개 동물이기에 기계보다 더 많은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 사람들이 승마를 귀족스포츠 이미지로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픈 아이들, 그리고 모든 아이도 즐길 수 있는 승마라고 생각해줬으면 한다. 최근 여러 사건 때문에 말과 승마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아지고 있는데 말산업 육성을 추진하는 정부기관과 단체에서는 꾸준히 지원하고 잘 꾸렸으면 좋겠다. 하루빨리 재활승마가 홍보되고 활성화돼 말을 통한 힐링 사회가 오길 기대한다.”

※ 프레더 윌리 증후군과 재활승마는
권정이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재활승마가 프레더 윌리 증후군에 어떠한 효과를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프래더 윌리 증후군(Prader-Willi Syndrome, PWS)은 시상하부-뇌하수체 기능의 문제로 인해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는 유전질환이다. 대부분 15번 염색체의 이상이 발견되며 출생아 2만 명 중 1명의 빈도로 발생하고 있다. 현재 증상에 대한 치료법 이외에는 이 질환에 대한 단일 치료제는 없지만 다양한 증상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전문 관리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영아기의 근육긴장 저하 및 과도한 식욕, 비만과 저신장, 성선기능 저하증, 학습 및 행동 장애 등을 특징으로 한다. 저긴장증으로 인해 근육이 약하고 척추측만증이 생기기 쉬우며, 식욕 조절이 되지 않아 심각한 비만과 당뇨, 고지혈증 등의 합병증이 생기기 쉬운 편이다.

‘재활승마 치료’는 동물 매개체 말을 이용해 정신적·심리적 질환 및 신체적 장애 등을 치료하는 행위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대형 동물인 말과 교감을 통해 흥미를 유발하고, 자신감과 판단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말과 교감하며 신체 운동을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부정적 정서, 불안, 우울 등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이며, 충동 조절의 어려움 등의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프래더 윌리 증후군 환아들은 경미한 운동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재활승마를 통한 운동기능 향상 효과가 기대된다. 재활승마는 앞서 발달지연을 보이는 환아들에게 운동기능 향상 효과를 보여 왔고, 현재도 시행되고 있다. 따라서 프래더 윌리 증후군 환아들에게 추천하는 치료 중 하나다. 프래더 윌리 증후군 환아의 경우 과도한 식욕이 문제 행동인데, 아동들이 자신의 말에게 당근과 각설탕을 주면서 즐거워했다는 것은 참 놀라운 변화라고 생각한다.

우리 연구팀에서는 재활승마가 프래더 윌리 증후군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현재는 재활승마가 뇌성마비 환아들의 전유물처럼 인식돼 대부분의 승마장에서는 시도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현실이긴 하지만, 프래더 윌리 증후군 환아들도 기존의 뇌성마비 환아와 유사한 운동기능 및 정서 행동 기능의 향상이 증명돼 재활승마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길 희망하고 있다.

▲정유라 승마 특혜 의혹으로 인해 승마에 대한 이미지가 날로 추락하는 가운데, 재활승마로 효과를 봤다는 박미주 프레더 윌리 증후군 환우회 회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재활승마 교육 중인 모습(사진 제공= 삼성서울병원).

취재= 박수민 기자(horse_zzang@krj.co.kr)·정리= 황인성 기자(gomtiger@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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