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병신년은 최순실 국정농단과 그의 딸 정유라에 대한 승마 특혜 의혹으로 말산업계는 큰 혼란의 시간을 보냈다. 대한민국 말산업은 말산업육성법 시행에 따른 5개년 종합계획 마지막 해를 맞아 각 부문에서 모험과 도전이 이어졌다. 경마산업은 외부적인 부정적 편견을 해소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세계와 경쟁을 해야 하는 어려움을 헤쳐 나왔다. 경마 이외의 말산업 분야도 모험과 도전, 좌절과 실패를 거듭하며 고단한 길을 걸어야 했다.

현재 한국말산업의 구조적 모순은 여러 분야에서 여러 문제들이 실타래처럼 엉켜 있다. 모든 모순을 한꺼번에 해결하기는 매우 어렵다. 특히 경마산업은 그 특성상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반대급부적인 또 다른 문제가 파생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선진제도를 정착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는 역사를 통해서 잘 알 수 있다. 특히 분야별로 이익에 대한 관심도가 다르기 때문에 의견을 하나로 집약시켜 발전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경마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2004년 파트3국에 진입했다. 파트1국에 이르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의 말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선진화된 제도의 정착이 필수적인 과제다. 판만 돌아가게 하고 마권매출만 올리는 것이 경마산업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차라리 과거처럼 시행체가 모든 경주마를 소유하여 경마를 시행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굳이 농민들이 피땀을 흘려 경주마를 생산할 필요가 없다. 말등록제도의 선진화, 마주제의 오픈, 마권구매 상한제 폐지, 상금과 연계한 경주편성의 선진화, 경마산업과 관련한 조세제도의 개선, 질좋은 경주마를 우대하는 정책의 강화, 환급률 인상 등이 절실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온라인 마권발매제도의 부활, 동네 편의점에서의 마권 발매...... 등 해결도 시급한 과제다.

우리 경마산업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정한 총량에도 미치지 못하는 매출액을 벌써 몇 년째 기록하고 있다. 복권이며 스포츠토토가 총량매출액을 훨씬 넘어 선 것과 비교하면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다. 한국마사회는 사감위 정책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 최소한 복권이나 토토와 동등한 대우라도 받아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승마산업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정유라에 대한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승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더욱 확산되는 현상을 보였다. 말산업육성법과 충돌하는 여러 법령들로 승마장 주인들은 졸지에 범죄자로 전락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역특성과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농어촌 체험 휴양마을이나 지역사회 공동체와 연계한 승마클럽 상생방안을 찾아야 한다.

대한승마협회는 정유라와 관련하여 회장과 전무 등이 깊숙이 관여되어 있다는 수사내용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마사회도 자유롭지는 못하다. 이미 현명관 전 한국마사회 회장이 검찰에 소환되어 11시간씩이나 조사를 받은 적 있다. 정유라 말(馬)에 대한 마방 무상대여 등 특혜 의혹도 특검이 살펴보아야할 사안이다. 정유라 특혜의혹은 2014년 봄 승마인들의 국회 양심선언에서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특검 수사결과에 따라 말산업에 미칠 파장이 매우 클 것이다.

특검팀은 현재 독일에 체류 중인 걸로 알려진 정유라 씨의 국내 소환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정유라에 대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고, 이를 근거로 정유라 소재지 확인, 거래 내역 및 통화 내역, 재산 동결을 위한 사법 공조 등을 독일 검찰에 요청했다. 특검은 정유라 씨에 대한 여권 무효화 조치에도 착수했다. 여권이 무효화될 경우 정 씨는 불법 체류자 신분이 돼 독일에서 추방될 가능성이 크다. 인터폴에는 국제수배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정유라에 대한 수사결과 범법사실이 드러난다면 특히 승마산업에 대한 피해가 매우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내년에는 제2차 말산업육성 5개년 계획이 시작된다. 병신년을 보내며 새해 정유년에는 난관을 물리치고 한단계 더 도약하는 말산업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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