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수) 오전 서울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대중 前대통령 빈소에서 한승수 국무총리가 헌화하고 있다
- 전국적으로 조기(弔旗) 게양하고 숙연한 추모행렬 줄이어
- 23일 국회에서 영결식 거행, 장지는 국립 서울현충원으로 결정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이 투병 끝에 서거했다. 고 김 전 대통령은 입원한지 37일이 된 지난 18일 오후 1시43분 입원 중인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부인 이희호 여사와 가족, 측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했다. 그의 영면소식이 알려지자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조의를 표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 등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줄을 잇고, 전국 각지에 조문소가 설치되어 국민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이 폐렴 증세로 입원한 지 37일 만에 장기부전으로 인해 심장이 멎었고, 급성호흡곤란증후군과 폐색전증 등을 이겨내지 못하고 서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치료 기간에 두세 차례 고비를 맞았고, 지난달 29일 기관지 절개수술을 받아 인공호흡을 해왔다. 김 전 대통령은 2003년 관상동맥 확장시술을 받은 뒤 매주 세 차례씩 신장 혈액투석을 받아왔고 2005년에는 폐에 물이 차는 폐부종 증세 등으로 두 차례 입원한 적이 있다.
고 김 전 대통령은 1925년 전남 신안군의 가난한 농민의 4남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나, 목포상고를 졸업하고 젊은 나이에 해운업에 투신, 이어 목포일보 사장을 거쳐, 정치에 투신, 1963년 목포에서 제6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7, 8, 13, 14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세 번의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으나 연거푸 낙선의 고배를 마셨으나, 마침내 1997년 대선에서 제1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그는 대통령 재임 시 외환위기를 조기에 회복시켜 세계를 놀라게 했고 이른바, 북한 포용정책을 펼쳐 마침내 분단 이후 첫 남북간 정상회담을 열어 남북화해협력시대를 열었다. 이 공로로 한국인 최초로 노벨상(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19일자 전국단위 일간지들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1면 머리기사로 전하며 김 전 대통령의 삶과 정치 역정을 조명하는 특집기사를 대대적으로 내보냈다.
세계 각국 지도자와 유력인사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19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애도 조문을 보내 "김 전 대통령은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중요한 분이고,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해 정말 기뻤었다"며 "슬픔에 잠긴 유가족과 한국 국민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고 위로했다.
일본 정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에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중의원 의장을 일본 정부 특사로 파견키로 했다. 고노 전 의장은 1973년 김 전 대통령 납치사건 때 구명운동에 나서며 김 전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19일 도쿄 한국대사관의 분향소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와 나카소네 히로후미(中曾根弘文) 외상 등 전·현직 일본 유력 정치인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앞서 18일에는 버락 오바마(Obama) 미국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용기 있는 수호자였다. 미국민을 대표해 그의 가족과 한국민들에게 깊은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Clinton) 미 국무장관은 조만간 워싱턴 DC의 한국대사관에 설치된 분향소를 방문, 조의(弔意)를 표할 예정이다. 오바마 미 행정부는 김 전 대통령의 장례가 국장(國葬)으로 결정됨에 따라 조문단의 격(格)을 지난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때보다 격상시켜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미국 조문단 단장은 캐슬린 스티븐스(Stephens) 주한 미 대사였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클린턴재단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아내 힐러리와 나는 우리의 좋은 친구였던 김 전 대통령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도 19일 이희호 여사 앞으로 보낸 조전에서 "김 전 대통령은 나의 오랜 친구로서 우리는 임기 중에 21세기를 지향하는 한중 협력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다"며 "중국 인민은 김 전 대통령이 한중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헌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추모행렬이 끝없이 이어져 19일 저녁에 1백만이 넘는 추모객이 빈소를 찾았고, 세계 각국 지도자는 물론 세계 유수 언론에서도 대대적인 보도를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는 6일간 ‘국장(國葬)’으로 치러져 23일(일) 영결식이 거행된다. 장지는 서울 동작동 국립 서울현충원으로 정해졌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국장은 1979년 10월 재임 중 서거한 박정희 전 대통령 장례가 유일했다. 따라서 김 전 대통령의 국장은 역대 두 번째가 되고 전직 대통령으론 첫 국장이다.
정부는 19일(수) 밤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계획안’을 심의·의결했다.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은 23일 오후 2시 국회 본청 앞 광장에서 엄수되고, 안장식도 같은 날 거행된다. 국장 기간에는 전국적으로 조기(弔旗)를 게양한다. 장의위원장은 한승수 국무총리가 맡기로 했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일요경마 미시행 결정

- 故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시행으로 일요경마 취소 결정
- 혹한기 휴장일인 12월 26일,27일에 보전경주 시행 예정

한국마사회(회장 김광원)가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국장으로 거행됨에 따라 8월 23일 일요경마를 시행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마사회는 19일(수) 7시경 국무회의에서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23일(일) 국장으로 거행하기로 최종 결정되자 20일(목) 오전 9시30분경 회의를 개최한 결과 일요경마를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8월 23일 서울·부경·제주 등 3개 경마공원에서 계획된 모든 경주를 시행하지 않는다. 하지만 금요일 부경경마와 토요일 서울·제주경마는 정상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한편 마사회는 지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으로 인해 미시행된 부산경남경마공원 금요경마 취소분과 이번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으로 인해 미시행되는 취소분에 대해선 연말 휴장기간으로 계획되었던 12월 26일(토)에 부산경마 12개 경주, 27일(일)에 서울경마 11개 경주를 보전경주를 시행하고, 제주경마는 추후 확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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