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대상 제작업체 한인호 크리스탈존 대표 인터뷰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고 국어 교사를 꿈꿨던 한인호 크리스탈존 대표는 대학 시절 음악을 시작하면서 인생의 방향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음악 교사부터, 여행, 디자인 업체 운영 등 다양한 업종을 거친 끝에 10년 전 우연히 접하게 된 ‘크리스탈’로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시도를 하고 있는 한인호 크리스탈존 대표를 만나봤다.
제19회 말산업대상은 제작된 상패부터 남다르다. 지난 역대 대상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크리스탈로 특별 제작했다. 편면인 2D 사진을 입체형 3D 형태로 변환시켜 크리스탈 안에 새기는 고급기술을 활용해 고퀄리티의 트로피를 제작한 것이다.

이번 말산업대상을 제작하는 한편, 적극적인 마케팅과 시장 확보를 통해 새로운 선물 아이템 시장을 구축해나가고 있는 ‘3D 레이저 인그레이빙 테크놀로지 전문기업’ 크리스탈존 한인호 대표를 만나 인터뷰 나눠봤다.

-‘3D 레이저 인그레이빙 테크놀로지’라는 게 생소하다. 무엇인가
크리스탈 내부에 레이저를 투과시켜 판화하는 기술이다. 일반적인 2D 사진을 3D 파일로 변환시키고, 또다시 X, Y, Z 좌표에 맞게 점 파일로 전환한다. 데이터를 토대로 레이저를 쏴 크리스탈 내부를 파쇄시키는 기술이다. 세기를 조절해서 그라데이션을 줄 수 있어 입체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원래 오리지널 기술은 독일 기술이다.

-사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0년 전 두바이 한 박람회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박람회 부스 중 독일관에서 우연히 크리스탈 관련 제품들을 보고 크리스탈 기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에는 제작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제품의 퀄리티도 지금과 같지 않아 당장 사업화는 무리라고 판단하고 관심만 두고 있었다. 그리고 난 후 6년 전 다시 조사를 해보니 관련 기술도 전에 비해 발달했고, 레이저 장비의 가격도 1/5로 떨어져서 국내에서 사업성이 있겠다 싶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국내 도입 후 사업은 성공적이었나
아니다. 고생을 많이 했다. 사실 처음 시작할 때 대박 날 줄 알았다. 벤치마킹을 잘못한 점도 있었고, 유럽과 국내의 차이점을 생각지 못했다. 유럽의 경우는 이미 많이 대중화돼 있는데 국내 상황은 조금 달랐다. 그런 과정에서 고생을 많이 했고, 현재는 한국 실정에 맞춰서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떤 차이점이 있었나
유럽과 다르게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단 직접 안 찍으려고 한다. 관광지의 경우는 놀러 간 김에 한 번 제작하자는 경우가 많지만 이외의 장소에서는 쉽지 않았다. 매장이 일산 웨스턴돔에 위치했었는데 쇼핑하러 왔다가 방문한 분들이 제작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경우 90% 여자분들이 반대해서였다. 오늘은 옷이 별로다, 머리가 별로다, 화장이 별로다 등등.

▲크리스탈존은 기업의 승진 및 근속기념 선물, 각종 기념일 선물, 장례 및 추모 관련 납골함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미얀마 아웅산 수치 여사의 국회 방문 기념 선물로 제작 의뢰돼 선물한 적도 있다.


-크리스탈존에서 추구하는 이념이나 목표 같은 게 있는가
우리 회사의 슬로건은 ‘감동적인 선물의 아이콘’이다. 선물하면 생각나는 아이템이 되는 게 회사의 목표다. 예를 들면 가정의 각종 기념일이나 회사의 기념행사, 아이돌 그룹의 팬 미팅 등등에서 의미 있는 선물로 기억되길 바란다. 그래서 주력 시장을 선물 시장 쪽으로 두고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럼 ‘크리스탈존’은 기존 상패 제작업과는 다른 분야인가
그렇다. 사업 초기에는 상패 제작을 의뢰해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우리가 많이 받지 않았다. 대신 상패 시장 말고 다른 시장 쪽으로 회사의 방향을 정했다. 기존 상패 시장은 무너진 상태고, 상패 쪽 하고 엮이면 저가의 물건으로 전락할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기존 상패 시장분들은 많은 클라이언트를 확보하고 있는 상태라 뒤늦게 시장에 진입한 우리 회사가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선물 시장에서 제작되는 구체적인 사례는 무엇이 있나
굴지의 국내 한 통신사에서 우리 제품을 회사 선물용 아이템으로 채택한 사례가 있다. 회사의 대표이사가 임원들의 생일날 선물하는 아이템을 찾다가 우리 제품을 보고, 연간 계획을 체결하고 현재 납품을 하고 있다.
또한, 합동군사대학교라고 군인 장교들 교육하는 교육기관이 있는데 그 학교 총장님이 제주도에 갔다가 우연히 우리 제품을 보고 작년부터 거래를 하고 있다. 은행업계에서도 우리 제품을 많이 쓴다. 은행에서 VIP 고객용 선물로 쓰거나 대기업 총수 선물용으로 제작 의뢰가 많이 들어온다. 지난 2013년 아웅산 수치 여사가 국회를 방문할 당시 국회의장 선물용으로 제작한 적도 있다. 연예시장 쪽은 버즈, 블락비 등 아이돌 그룹 굿즈 상품들로 콘서트에 판매되는 경우가 있다.

-상패 제작 사례는.
선물 시장 분야에 집중한 경향 때문인지 상패 제작은 많지는 않다. 하지만 크리스탈에 대한 관심 속에 의뢰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MBN여성스포츠대상’과 ‘씬스틸러영화제’ 등이 있다. ‘MBN여성스포츠대상’ 경우 선수들 경기하는 역동적인 장면을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3D 기술을 구현하는 데 효과적이다. 말산업대상도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말도 역동적인 모습에는 뒤지지 않는데 말과 관련해 제작한 경우도 있나
의외로 승마하는 분들이 제작 의뢰를 많이 했다. 말은 역동적인데다가 자체 곡선미도 갖고 있어 제작하면 예쁘고 보기도 좋다. 지난 2014년은 청마의 해로 말 관련된 제작 의뢰가 어느 해보다 많았다. 그해에 열린 국내 최대 승마축제인 더케프(The KEF)에서도 우리 회사가 참여해 제작한 적이 있었고, 당시 부스도 운영해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았다. 앞으로도 많은 말산업 관계자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

-새롭게 도전하는 분야나 시장이 있는지
요즘 주목하고 있는 분야가 애완동물 분야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애완동물 붐이 일어나 가족처럼 여기는 인구가 많이 늘었다. 강아지들은 인간보다 수명이 짧기 때문에 먼저 죽는 경우가 있는데 애완동물과 함께 찍었던 사진을 제작 의뢰해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 애완동물 시장도 두고 볼 수 있는 시장이다.

-특허기술도 갖고 있다고 하던데.
장례 문화와 관련해 특허기술을 갖고 있다. 장례 문화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억지로 깨지 않는 이상 영원히 변하지 않기 때문에 장례 문화 쪽에서도 우리 제품을 많이 찾았다. 그런데 문제는 납골함에 우리 제품이 들어갔을 경우 사진이나 글자가 하얘서 우리 제품이 잘 안 보였다. 일반 조도만 갖고 크리스탈을 잘 보이겠다는 생각 때문에 교수님들과 협의해서 블랙을 뒤에 대고 각도를 이용해 밀실효과를 만들었다. 블랙을 대놨다고 어둡게 보이는 게 아니고 각도 때문에 이렇게 보인다. 밝을수록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이 제품은 디자인등록 특허까지 나온 상태다. 올해는 이걸 바탕으로 납골이나 야외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해외에서 주문하는 경우도 많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즘 사람들은 실질적으로 화장할 때 세수할 때 빼고 자신의 얼굴을 볼 시간이 부족하다. 과거에는 사진첩이나 액자를 통해 추억을 되새기기도 했지만 요즘은 사진이 그런 기능보다는 기록 장치로 역할로 변화했다. 그런 상황에서 크리스탈이 의미 있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한다. 하루에 한 번쯤 크리스탈에 담긴 웃는 본인 얼굴이나 좋은 추억을 담은 모습들을 보면서 위안을 얻었으면 좋겠다.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고 국어 교사를 꿈꿨던 한인호 크리스탈존 대표는 대학 시절 음악을 시작하면서 인생의 방향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음악 교사부터, 여행, 디자인 업체 운영 등 다양한 업종을 거친 끝에 10년 전 우연히 접하게 된 ‘크리스탈’로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시도를 하고 있는 한인호 크리스탈존 대표를 만나봤다.


황인성 기자(gomtiger@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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