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 생명 사랑과 존중 뿌리내린 케이트 반(Kate Barn) 목장
[목장] 생명 사랑과 존중 뿌리내린 케이트 반(Kate Barn) 목장
  • 이용준
    이용준 webmaster@horsebiz.co.kr
  • 승인 2017.03.05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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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호 커버스토리] “말은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자아 성장 파트너”
▲소망했던 일은 이뤄진다. 그토록 가고 싶었던 케이트 박 대표의 제주 조천읍 마장을 찾았다. 들어서는 순간 평안, 힐링, 안식 등의 단어가 지배해 기자의 본분을 잊고 말을 잃었다. 이곳에 터를 잡은 5마리의 말들이 부러웠고, 기자도 말이 돼 이곳에서 생활하고 싶을 정도였다.
강아지를 차 트렁크에 매달고 질주한 ‘악마 에쿠스 사건’, 강제 임신으로 논란이 된 강아지공장 등 국민적 공분을 샀던 동물 유기, 학대 사건을 기억하는지. 또한 우리에게는 잊을 수 없는 꽃마차 학대 말 ‘깜돌이’ 사건도 있다. 과장하자면, 체고를 줄이기 위해 굶기고 더 빠르게 달리기 위해 과한 채찍질을 하고 재산의 안전한 보호를 위해 좁은 마방에 가두는 일이 일상인 우리 말산업계의 자화상는 어떨까.

2월 23일, 국회 농해수위는 전체 회의에서 김한정 의원의 노력 끝에 동물 유기 및 학대 방지를 위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선진·세계화의 길목에 발을 놓은 우리 말산업계도 동물 보호와 복지에 대한 논의를 구체화하고 실천에 앞장서야 한다. ‘굿호스맨십’과 말 복지의 중요성을 설파한 케이트 박 대표를 제주 조천읍의 목장에서 만나 우리 말산업의 미래 청사진에 대해 물었다. 사진은 케이트 박 대표 마장의 루시타노 종, ‘잘코’(우)와 ‘카포테’- 관련 기사 6·7면

▲케이트 박 대표는 “앞으로는 말과 사람 사이의 오해가 점점 줄어들었으면 좋겠다”며, “말이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자아 성장의 파트너로서 인정받으며, 반려마라는 단어가 생소하지 않은 생명 사랑과 존중의 문화가 뿌리내리기를 바란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말과 사람 사이 오해 줄어들기를…생명 사랑과 존중 문화가 뿌리내리기를”

[말산업대상 릴레이 인터뷰] ‘커뮤니케이션’ 부문 선정, 케이트 박 대표

“말은 자신의 등을 빌려줄 만큼 너그럽고, 사람과 교감할 만큼 민감하고 고상합니다. 진정한 홀스맨은 이러한 말에게 존엄을 지키도록 해줍니다. 동물들을 어떻게 대하느냐는 그 사람과 사회에 대해 말해주는 것입니다. 모든 생명 사랑 하기는 비폭력, 함께 살아가기입니다.”

케이트 박 대표의 블로그, ‘따그닥 따그닥’에 있는 문구다. 홍콩 루터란 신학대학 신학부를 졸업하고 홍콩자키클럽 정회원으로 활동하며 국내에 말 복지와 생명 존중, 굿호스맨십의 가치와 의미를 전도하고 있는 그녀는 2012년부터 제주 조천읍에 개인 마장을 마련해 정착하고 있다.

제19회 말산업대상 신설 부문인 ‘커뮤니케이션’ 부문 수상자이기도 한 케이트 박 대표는 2005년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한 이래 2006년 제1회 한국마사회 명예블로거 프렌드상을 수상했고, 2009년과 2010년에는 다음 우수 블로그에도 선정됐다.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이란 명칭은 중의적이다. 저서 출판과 블로그 활동을 통한 말산업 종사자들과의 소통은 물론 일반 대중에 승마의 참된 가치를 일깨웠고, 단절된 말과 사람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선구자적 활동을 통해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게 해 주었기 때문.

이뿐만이 아니다. 케이트박 대표는 미국에서 매개 코칭 인텐시브 과정, 말보조교육협회 프로그램을 이수하며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다졌으며 2013·14년에는 직접 각 분야 외국 전문 강사를 초빙해 강연회를 열고 클리닉도 주관했다. 그 결과 『승마, 교감의 예술』, 『행복한 승마, 굿호스맨십』이라는 저서를 출간하고 말과 승마, 관리에 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내용, 한국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훈련 방식 등을 소개해왔다.

평소 그녀를 흠모했던(?) 기자는 2월 16일 오후 제주 조천읍 마장을 찾았다. 수많은 승마장, 목장 현장을 다녔지만, 케이트 박 선생의 마장에 들어서는 순간 그 자체로 힐링이 되는 느낌이 강했다. 평온하고 차분했다. “내 유일한 명품”이라고 소개한 말들 역시 주인에게 받은 사랑이 큰 덕분일까. 케이트 박 대표는 “말의 눈동자를 보면 성격과 상태,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고 했는데 이곳의 말들은 온순하고 영리했으며 자존감이 강하고 친밀감이 뛰어나다는 것을 말을 잘 모르는 기자도 느낄 정도였다. 말과 함께하는 행복이란 게 이런 걸까.

케이트 박 대표와 인연이 있는 최은택 씨(28, 제주한라대 마사학부 재학)도 이날 함께했다. 이미 SNS에서는 ‘하쿠나말타까’로 유명한 최은택 씨는 제주 말산업계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온라인으로 소식을 전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학생·시민 기자 그리고 특파원을 모집하고 있는 본지로서는 최적합한 인재다. 평소 케이트 박 대표에게 궁금한 것이 많았다던 최은택 씨가 인터뷰했고, 지면을 빌어 그 내용을 소개한다. - 기자 말.

▲이날 인터뷰어로 나선 최은택 씨와 케이트 박 대표의 인터뷰 장면. 제주한라대학교 마사학부에 재학 중인 최은택 씨는 인스타그램과 네이버 블로그에서 하쿠나말타까(hakuna_maltaka)로 활동하고 있다.

제주 조천읍에 말 복지 중심·자연 친화적 마장 조성
경주 퇴역마, 태어난 곳으로 돌려보내 여생 누리게 해

언젠가 한 번쯤 말과 친해지길 원했던 당신이었다면 자신 있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 있다. 바로 『행복한 승마』다. 이 책은 당신에게 말과 친구가 되기 위한 첫걸음이다. 『행복한 승마』는 꾸준한 노력으로 종과 종의 편견, 한계를 극복하고 말과 소통할 수 있다고 믿는 저자 케이트 박, 그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제주 중산간 쪽빛 하늘 아래 윤기가 흐르는 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케이트 박. 그녀를 만나기 위해 단숨에 조천읍으로 향했다. 제주의 호스위스퍼러, 케이트 박과 함께 2월의 로맨스를 시작해볼까 한다.

- 홍콩에 있는 줄 알았는데 제주에 계셔서 놀랐다. 제주에는 얼마나 머무는지.
“한 달에 2주 정도는 제주 조천에 머무른다. 어머니가 제주에 살고 계시고 홍콩에는 가족이 있어서 보통 2주를 기준으로 홍콩과 제주를 이동하며 지낸다.”

- 마장에 어떤 말들이 있는지. 당나귀도 있다.
“총 5마리의 말들이 있다. 루시타노 종인 ‘카포테’와 ‘잘코’, 제주산마 ‘삼월이’와 ‘새벽이’ 그리고 당나귀 ‘장금이’가 함께 지내고 있다. 장금이는 인천 노틀담복지관에서 재활 승마프로그램을 진행했을 때 인연이 됐는데 프로그램이 사라지고 은퇴해서 내가 조천으로 데려왔다.”

- 저서, 『행복한 승마』에 나오는 개인 마장이 참 인상적이다.
“일반적으로 말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오르고 내리는 자연 그대로의 언덕이 말들이 생활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조천 마장의 공간들은 제주의 환경을 훼손하지 않게 노력을 기울였다. 50년 된 창고도 조금만 손봐서 지금까지 사용 중이고 날씨가 추워지거나 좋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서 마방도 한편에 새로 지었다. 말들을 진료할 수 있는 공간과 운동시킬 수 있는 트레이드 밀, 혹시나 이곳에 방문하는 학생들이나 손님들을 위한 숙소도 만들어두었다. 마장의 대부분 공간은 말 그대로 모두 말을 위한 공간이다.”

- 개인 마장에 트레이드 밀을 설치한 이유는.
“제주 조천에 항상 머무르지 않기 때문에 말들에게 매번 운동을 시켜줄 수가 없다. 한 분의 관리사님이 할 수 있는 일의 양도 있고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비해 한 번에 6마리까지 운동을 시킬 수 있는 트레이드 밀을 구매했다. 잘못된 조마삭 방법으로 운동하면 말에게 나쁜 버릇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이 점 또한 고려했다.”

- 해가 뜨고 질 때까지의 마장에서의 일과는 어떻게 되는지.
“마장에 있으면 모두 말에 관한 일과다. 보통 아침에 일어나면 밥을 주고 마방 청소를 하고 말의 상태를 알기 위해 체온, 맥박, 호흡을 체크한다. 그다음 솔로 그루밍을 해주고 발굽도 파준 뒤에 워킹머신으로 이동하거나 웜업을 한 뒤에 함께 운동한다. 땀이 나면 목욕도 시켜주고 건초망도 채워둔다. 그리곤 여기저기 방목을 시켜둔다. 매번 유동적이긴 하지만 통상적인 일과다.”

- 한국과 외국 승마장의 차이가 있다면.
“처음 우리나라 승마장에 갔을 때 놀랐던 건 ‘콘’이었다. 외국 마장에서는 초보자도 넓은 대마장에서 콘 없이 배우고, 성인도 처음에는 포니로 기승을 배운다. 우리나라 몇몇 승마장은 콘이나 쇠파이프로 구역을 나눈다. 자칫 기승자가 낙마하게 된다면 위험한 환경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외국이라고 모두 좋은 환경은 아니겠지만, 대부분 말을 억압하지 않고 말이 이해하는 방법으로 설득하는 홀스맨쉽으로 시설 전반이 말 중심으로 배려하고 있다.”

- 퇴역 경주마 재순치 훈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마사회에서 승용 재훈련을 시켜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경주에서 퇴역한 말에 대해서는 건강한 말, 사람 친화적인 말, 너무 흥분하지 않는 말을 추려내서 승용 재훈련을 시켜야 한다. 퇴역 경주마들은 청소년기에 엄청난 운동을 소화하기 때문에 관절도 많이 상하고 겁도 많고 잘 놀라고 민감하다. 퇴역 경주마에게는 적절한 보호와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 불안한 심리 상태를 이해하면서 서로 간의 신뢰를 쌓는 훈련을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승용으로 훈련된 퇴역마라 하더라도 승마에 처음 입문하게 되는 초보자에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승마 중상급자들이 다뤘으면 한다.”

- 외국의 경주마 퇴역 방식은 어떻게 되는지.
“홍콩의 경우 매달 30마리 50마리씩 퇴역을 하는데 경마장에 들어오는 경주마가 퇴역하면 마주들은 대개 퇴역마에 대한 권리를 포기한다. 마주가 말을 사들일 때 퇴역 후 돌려보낼 비용도 받아두었다가 마주가 원하면 데려온 곳으로 되돌려 보낸다. 퇴역마 중에서 점핑에 적합한 말, 승용하기 좋은 말은 재훈련을 하게 되고 일부는 또 중국으로 가게 된다.”

- 아직 『승마, 교감의 예술』 , 『행복한 승마』를 접하지 못한 독자들에게 설명을 부탁한다.
“첫 번째 책, 『승마, 교감의 예술』은 2년 동안 블로그를 쓰며 정리한 내용인데 승마에 입문하는 사람들을 위한 말과 승마에 대한 기본 안내서다. 두 번째 책 『행복한 승마』는 교감과 소통의 기본이 되는 그라운드 훈련 내용을 주된 주제로 삼았다. 두 권 모두 말과의 교감을 통해 하나가 되어 서로 간의 신뢰를 쌓은 안전한 승마를 했으면 하는 공통적인 마음이 담긴 책이다. 에세이를 한 권 준비 중인데 원고를 정리하고 있다. 두 권 정도 생각하고 있는데 한 권은 번역서로 낼 예정이다.”

- 평소 말과 관련한 글쓰기와 독서는 어떻게 하는지.
“오랜 영국 전통 방식으로 말 관리가 운영되는 홍콩 쟈키클럽에서 직접 말을 다루는 방법도 익히고 다양한 곳을 찾아다녔다. 말의 심리나 행동에 관한 외국 서적을 많이 읽는다. 기승에 대해서는 선수처럼 잘 타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정보는 없겠지만, 안장 아래서 말을 다루는 법이나 말의 심리나 교감에 관한 책을 많이 접하고 있다. 책을 많이 읽었다는 것은 자랑이 아니라 그만큼 연구를 많이 했다는 근거로 봐주시면 될 것 같다. 덧붙여 한국의 승마인들이 말에 관한 서적을 많이 접했으면 하는 바람도 담겨 있다.”

- 케이트 박 대표와 소통하고,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메일이나 블로그 방명록에 글을 남기면 된다. 말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항상 소통의 문을 열어 두고 있다.”

- 말산업 대상 커뮤니케이션상 수상 소감은.
“딱히 상 받을 일을 해서라기보다는 그동안 책이나 블로그를 통해 말 복지나 생명 존중의 메시지가 독자들에게 공감과 호감을 얻어 인정된 것으로 생각한다. 힘으로 제압하는 것보다 이제는 교감이라는 말이 흔하게 쓰일 정도로 말, 동물과의 교감의 중요성이 공감을 얻는 것 같고 이전보다는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에 조금 더 가까워진 듯해 기쁘다. 앞으로는 말과 사람 사이의 오해가 점점 줄어들었으면 좋겠다. 승마가 말과 사람이 서로 신뢰하며 이루어내는 인마일체의 스포츠로서 이해되고 말이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자아 성장의 파트너로서 인정받으며, 반려마라는 단어가 생소하지 않은 생명 사랑과 존중의 문화가 뿌리내리기를 바란다.”

▲소망했던 일은 이뤄진다. 그토록 가고 싶었던 케이트 박 대표의 제주 조천읍 마장을 찾았다. 들어서는 순간 평안, 힐링, 안식 등의 단어가 지배해 기자의 본분을 잊고 말을 잃었다. 이곳에 터를 잡은 5마리의 말들이 부러웠고, 기자도 말이 돼 이곳에서 생활하고 싶을 정도였다.

▲케이트 박 대표는 “말의 눈동자를 보면 성격과 상태,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고 했다. 5마리의 말 중 당나귀 ‘장금이’와 함께한 케이트 박 대표. 케이트 박 대표는 노틀담복지관에서 은퇴한 장금이를 데려와 여생을 함께하며 말 복지와 동물 사랑의 가치를 직접 실천하고 있었다.

▲케이트 박 대표의 저서, 『승마, 교감의 예술』 , 『행복한 승마』는 다그닥다그닥 블로그에 댓글을 남기거나 bayviewking@hanmail.net을 통해 개별 주문할 수 있다.

▲인터뷰어 – 최은택(28, 제주한라대학교 마사학부 재학 중)
말에 빠져 고향 전라도 광주에서 제주까지 바다 건너와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늦깎이 학생. 인스타그램과 네이버 블로그에서 하쿠나말타까(hakuna_maltaka)로 말과 관련한 내용을 쓰고 있고 말로 표현된 모든 공간을 소개하고 공유하는 것을 즐겨한다. “말과 함께하는 모든 분들과 여러 이야기를 소통했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전한 최은택 씨는 향후 본지 학생·시민 기자 또는 제주 현지 특파원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인터뷰어= 최은택(인스타그램: HAKUNA_MALTAKA, 네이버블로그: hakuna_maltaka)
정리=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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