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욱 한국학생승마협회장 취임 인터뷰

승마계에서는 흔히 한국승마는 유소년·학생승마에 달렸다고 말하곤 한다. 그만큼 많은 승마인이 유소년·학생 승마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이기도 하다. 지난 6일 실시된 제36대 한국학생승마협회장 선거에서 최병욱 전임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한 유소년·학생승마의 일관된 사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전임 회장의 사임으로 인해 실시된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학생승마의 수장을 맡기 시작한 최병욱 회장은 승마선수 출신으로 전 학생승마연맹 임원, 마주협회 임원, 한국마사회 사외이사 등 말산업 전반을 고루 거치며 학생승마의 수장으로 적임자라는 평을 받아왔고, 지난 2년간 학생승마협회장으로 재임하면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승마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안양지역에서 자동차 신품 판매를 하는 ㈜아이모터스 대표이사이기도 한 최병욱 학생승마협회 회장을 만나 인터뷰 나눴다.

-취임 소감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날 믿고 뽑아 주신 대의원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작년 2년 동안 학생승마를 위해 열심히 한 걸 인정해준 것 같아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다. 현재 승마계가 맞닥뜨린 문제가 정유라 승마 특혜의혹으로 실추된 승마의 이미지 회복이다. 이 부분에 대해 학생승마협회는 유소년을 중심으로 더욱 분발해서 위기를 기회로 되살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학생승마협회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건지.
내가 사업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 학생승마협회 운영에도 ‘경영 마인드’를 도입하려고 한다. 일종의 지피지기 개념이다. 전문가에게 컨설팅도 받고, 재능이 있는 인사가 있다면 영입해서 함께 일할 생각이다. 예전 한국마사회에서 승마대회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해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에게 용역을 줘 분석했던 적이 있었다. 당시 용역사업을 담당했던 정희윤 한양대학교 객원교수 등 같은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들을 찾아가 도움을 받을 방침이다. 필요하다면 삼고초려의 자세도 보일 생각이다.

-지난 정기총회에서 협회 운영과 관련한 지적들도 나왔는데.
일부 대의원분들이 방만하게 운영비를 지출했다는 지적이 있긴 했다. 작년에 사업을 추진하면서 여러 차례 변화가 있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애초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유소년 승마대회를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잘 안 됐다. 이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뒤 공원으로 변경해 재추진해 잘되나 싶었는데 마지막에 무산됐다. 결국 한국마사회 내에서 개최하기로 최종 변경되면서 행사 진행부터 대회장 설치까지 협회에서 직접 하기로 했다. 앞서 다른 장소에서 개최하기 위해 필요한 스탠드 설치, LED 조명 등을 고려해 받아놓은 예산이 있었는데 이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방만한 운영이라는 지적이 나온 것 같다.
그리고 관리상 미흡한 부분도 어느 정도는 공감한다. 학생승마협회 임원들이 모두 본업과 겸하면서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회계 관리나 회의 진행에 미숙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현재 회계 관리에 대해 잘 알고, 승마도 잘 이해하고 있는 분과 접촉 중이다.

-학생승마협회는 정치적으로는 전혀 무관한가.
박원오 전무, 박재홍 감독과 친하다고 해서 굴리고 굴리다 보니 어느 순간 최순실의 남자로 돼 있었다. 그런데 전혀 아니다. 박원오 전무는 거의 만나지 않았고, 박재홍 감독은 승마계 선후배이기 때문에 인사하고 그런 건데. 학생승마협회 맡고 나서는 거의 접촉을 안 했다. 박 전무와 친하다고 침소봉대가 돼 있더라. 학생승마협회는 전혀 정치와 무관하다.

-학생선수들과 소통할 창구는 어떤 식으로 추진할 생각인지.
승마를 글로 써서 전달하는 것보다는 영상으로 표출하는 게 더욱 효과적이다. 그래서 우리가 가진 대회 영상 콘텐츠를 바탕으로 협회 홈페이지 구축이나 SNS 활용 등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부터 유소년 시합을 많이 할 거다. 권역별로 나누고, 또 클럽 리그 예선전 등 많은 시합을 열 생각이다. 여기서 찍은 대회 영상을 생중계한다면 전국 어디에서도 다른 지역 승마대회를 볼 수 있는 거다. 전남 신안 임자도에서 열리는 유소년 대회를 강원도 강릉에 있는 학생승마선수가 직접 가지 않고도 볼 수 있는 거다. 학생승마협회에서는 주도가 돼 경기를 개최하는 게 아니고 각 지역협회가 주도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그리고 학생승마협회에서는 각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 진행을 많이 도와줄 생각이다. 한국마사회에서 현재 ‘호스피아’라는 홈페이지를 운영 중인데 우리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이곳을 통해 표출하는 방안도 있을 거다. 비싼 돈을 들여 만들어 놨는데 승마대회 영상 VOD 서비스도 있으면 좋지 않겠나.

-정유라 승마 특혜 의혹으로 가장 피해 본 이들이 학생선수이다. 학생승마의 수장으로 어떤 생각이 드는지.
모든 운동이라는 게 예절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작년 구미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먼저 인사하기’, ‘공손히 인사하기’, ‘서로 인사하기’ 포스터도 붙여 놓고, 예절 교육에 힘썼다. 대회 때마다 협회 이사들이 새벽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대회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더니 아이들이 먼저 고생한다고 인사를 해왔다. 아이들도 자기들을 위해 학생승마협회에서 열심히 해준다는 사실을 알아줬다. 요즘 대부분 가정에 자식들이 한두 명뿐이라 사회성이 부족하고 교감능력이 부족할 수 있는데 말이라는 동물 매개체를 통한 교육을 통한다면 아이들이 순화되고 교감 능력도 키울 수 있다. 앞으로 예절 교육 측면을 강화할 생각이다.
또한, 승마의 긍정적인 부분에 대한 홍보가 많이 필요하다. 지난해 유소년 승마클럽 대항전만 보더라도 전국 각지에서 아이들이 모였다. 전남 진도에서 버스를 대절해서 올라오는 경우도 있고, 제주에서 비행기 타고 오고 있다. 정말 돈과 상관없이 순수하게 운동하고 교육적인 목적으로 활용되는 부분도 많은데 언론에서는 승마의 부정적인 일부 모습에 너무 포커스를 맞추는 게 아쉽다. 전남 신안 임자도 유소년 승마단 이야기가 방송도 타고 했지만, 더더욱 그런 게 밖으로 나와야 한다.

-작년 개최한 대회 중 의미 깊은 대회가 있다던데.
지난해 강원도 홍천 대명비발디파크에서 한국 학생승마에 획을 그을만한 대회가 열렸다. ‘CSIP’라고 국제승마연맹(FEI)이 인정하는 국제 포니 대회이다. 대명에서 열었다. 올해도 `CSIP` 대회 개최를 계획하고 있는데 현재 정유라 사건으로 인해 최종적인 결정을 못 하고 있는 상태다. 만약 개최되면 올해는 작년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이 대회에서 뽑힌 학생선수들에 대해서는 상비군 제도를 활용해 외국 시합을 참관할 기회도 부여할 생각이다. 일부 협회에서 보조를 해 다양한 해외 대회 참관 기회를 많이 주려고 한다. 일부 선수에게 혜택을 집중시키는 것보다 많은 아이들에게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나갈 거다. 그래서 국제이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유소년 승마 발전을 위해 양질의 정보를 많이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학생승마 특성과 맞게 교육 목적 강화를 위한 방안도 있나.
유소년 승마 종목 중 자세의 정확도를 보는 ‘헌터경기’ 종목이 있다. 학생승마는 당장의 좋은 성적을 내는 것보다는 정확하게 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교육적 목적이 필요하다. 그래서 ‘헌터경기’ 종목을 응용한 ‘코리아스탠다드점핑’이라는 종목을 활성화시킬 방침이다. 이종은 전 학생승마협회장님도 학생승마를 위해 사비로 ‘헌터경기’ 종목과 관련한 교육도 유치해 실시하고 했었는데, 당시 교육을 받았던 대상이 현재 학생승마협회 이사들이다. 한국 실정에 맞게 발전시키기 위해 심포지엄도 열고, 테스트도 해보고, 심판 강습회들도 계속 개최해왔다.
기존에는 대회 코스를 공개하지 않고 감춰뒀는데 학생승마는 교육적인 목적을 강조하는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예 코스를 맞춰서 예선부터 본선까지 동일한 코스로 뛸 수 있도록 하겠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각 지역에서 열리는 예선전 영상을 보면서 현장의 지도자들이 너는 어떤 부분이 약하니 어떤 부분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든지 현장 지도가 가능해진다. 그리고 코치들이 판단해서 각 선수가 코리아스탠다드점핑 어느 종목에 출전하면 좋을지도 조언할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도 시행하고 있지만 다른 점은 스폰서 개념을 도입한다는 점이다. 만약 `한국마사회`에서 2017년 학생승마협회 스폰서를 한다면, 2017년에 열리는 학생승마협회 주관 대회에는 ‘2017 렛츠런~’이란 네이밍이 붙고, 종목에 따라 A, B, C 등이 붙는다. 또한 실내·외 여부에 따라 IN·OUT이, 길이와 높이에 따라 해당 숫자도 들어가는 식이다. 그리고 그 해당연도에는 예선부터 본선까지 동일한 코스로 일 년 내내 운용하는 거다.

-지난해 춘계전국학생승마대회와 함께 말산업교육박람회도 개최해 호평을 받았다. 올해도 계속 이어 나갈 계획인지.
올해도 말산업교육박람회를 개최하고 더욱 심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는 말산업전문인력 양성기관의 우수한 승마시설을 활용한 겨울 유소년 승마캠프 개최 방안에 대한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현재 충남승마협회장이신 장석암 단국대 교수에게 간담회 진행을 부탁한 상태다. 말산업전문인력 양성기관의 우수한 승마시설을 활용해 유소년 승마캠프 등을 개최해 유소년 승마교육 활성화에 힘쓰는 한편, 각 양성기관의 어려움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 관련 회사를 운영 중이다. 과거와 현재 운송 수단인 말과 차에 대해 전문가인데 말과 차에 관계에 대한 생각이 있는지.
남자들의 야망이 슈퍼카를 타는 것처럼 승마인들도 좋은 말을 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걸 보면 일맥상통하다. 자동차에도 말이 마크인 자동차 회사도 여럿 있고, 예전 한국 자동차 중에도 말이 테마인 자동차들도 있었다. 그리고 자동차도 작업용, 스포츠용, 운송용 등등 다양한 것처럼 말도 마찬가지 아닌가. 자동차마니아들이 차를 아끼고, 꾸미고 하는 것처럼 말들도 빗질도 해주고 예쁘게 갈기도 따주고 하는 것을 보면 상당히 비슷한 점이 많다.

▲제35대에 이어 제36대 학생승마협회장에 선출된 최병욱 ㈜아이모터스 대표이사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학생승마에도 ‘경영 마인드’를 도입시켜 유소년·학생승마의 발전을 넘어 한국승마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인성 기자 gomtiger@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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