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앞에 있는 벽 넘어 꿈 이루도록 모두가 ‘무한도전’

▲이양호 회장은 3월 24일, 두바이 현지를 찾았다. 두 달여 해외 원정에 지쳤을 ‘트리플나인’과 관계자들을 격려했다고 전했다. 이런 일을 경험하지 못했던 우리 말산업계도 소통·현장 행보에 자극을 받아 새로운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할 때다(사진= 이양호 페이스북 갈무리).
“역대 회장님들은 임기 말에 선진국을 견학해 한국경마 현실과 세계 경마 흐름을 늦게 파악해서 개혁·혁신이 제대로 안 되는 점이 핵심이었는데 기대가 큽니다.”

서울·부산·제주 방문에 이어 이번에는 일본과 두바이까지 찾았다. 나흘간의 일정 동안 일본에서는 크레인승마클럽과 JRA 미호 트레이닝센터, 히다카 육성 목장, 샤다이 목장 그리고 노던호스파크 등을 시찰했다. 곧바로 두바이로 날아가 아시아경마연맹 회의 참석은 물론 두바이 월드컵 결승 시리즈 출전을 앞둔 ‘트리플나인’과 조우했다.

강행군이다. 그런데도 이 모든 소식은 새벽이든 밤 늦은 시간이든 현장에서 곧바로 SNS를 통해 전 세계로 뻗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댓글’도 그의 행보를 접한 네티즌이 남긴 글이다.

취임 100일을 맞이한 이양호 한국마사회장의 이야기다. 그는 워커홀릭 같다. 일 밖에 모른다는 부정적 의미가 아니라, 사심 없고 성실하다는 긍정적 의미다. 그의 행보, 그가 남긴 글과 사진의 전후 맥락을 보면 누구든 그 진중함을 알 수 있다.

기자도 워커홀릭이다. 최근 취재 현장 일선은 후배들에게 ‘양보’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 또는 스마트폰을 잡고 머리와 손으로 24시간 취재하고 있지만, 사실 마음은 늘 ‘필드’에 있다. 이양호 회장의 현장 행보를 접할 때마다 부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 지지 않으려고 꿈에서는 일본도 가고 두바이도 가본다.

워커홀릭을 둔 회사 동료나 선후배들 대부분은 신선한 자극을 받는 대신 골머리만 앓는다고 한다. 보신주의에 반발도 하고 트집도 잡는다고 한다. 열린 리더십을 발휘하고 소통을 외치면, 온갖 ‘듣보잡’들이 들러붙어 이것 해달라, 저것 해달라고 무작정 요구하는 부작용도 있다.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교계 언론계에는 ‘봉고부대’란 말이 회자된다. 각 교단마다 총회가 있는 9월이면 이름도 없는 언론사, 기자들이 봉고차를 타고 단체로 등장해 취재를 핑계로 거마비를 뜯는 ‘순회공연’을 펼치는 현실을 꼬집은 말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그 현장을 직접 보면 가관도 아니다.

강행군에 대내외적인 난항에 부딪힌(?) 이양호 회장의 100일간의 행보는 2개월간 길고 긴 해외 원정을 떠났던 ‘트리플나인’을 연상하게 한다.

결승은커녕 준결승에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보란 듯 꿈의 무대에 입성했다. 물론 결과적으로 ‘트리플나인’의 위대한 도전은 세계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를 발판삼아 대한민국 대표馬의 도전은 멈추지 않고 내년, 내후년을 기약할 것이다. 이양호 회장 또한 “이번 출전 결과를 교훈 삼아 훈련 시설을 현대화하고 우수한 말들을 생산·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리플나인’의 꿈을 향한 질주와 이양호 회장의 열정은 경마산업에 대한 항간의 편견과 인식 전환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수많은 ‘페친’, ‘카친’, 주변 사람들은 경마의 새로운 면모를 알게 됐다며 한국마사회가, 대한민국 말산업이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화답하고 있다. 수장으로서 대중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 손수 앞장서고 있다는 방증. 이미 예선과 준결승을 넘어 ‘말산업 이미지 개선 성공’, ‘승마 대중화’라는 꿈의 결승 무대에서 우승한 느낌이다.

한국마사회는 4월경 그간 추진했던 대규모 사업 정리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직도 지역주민과 첨예한 기로에 선 용산 문화공감센터 문제, 아르바이트생들 시급조차 제대로 주지 못하고 있는 대규모 부실 사업 ‘위니월드’, 지연되고만 있는 렛츠런파크 영천 조성 사업, 2009년 7월 20일 전면 폐지된 Knetz(온라인마권발매시스템)의 향후 활용 문제 그리고 최근 이전 논란이 불거진 부천 문화공감센터 등 굵직굵직한 현안들이 잘 해결될 것이라 기대되는 까닭은 지금까지의 소통·현장 중심 행보 때문이다.

‘트리플나인’의 위대한 도전을 본받아 온갖 현안이 켜켜이 쌓인 우리 말산업계의 벽을 부수는 도전을 해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현재다. 말밥을 먹는 우리 모두가 협심하고 ‘무한도전’해야 새로운 미래 비전은 현실이 되지 않을까.

▲이양호 회장은 3월 24일, 두바이 현지를 찾았다. 두 달여 해외 원정에 지쳤을 ‘트리플나인’과 관계자들을 격려했다고 전했다. 이런 일을 경험하지 못했던 우리 말산업계도 소통·현장 행보에 자극을 받아 새로운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할 때다(사진= 이양호 페이스북 갈무리).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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