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한국마사회와 제주대학교는 4월23일 제주대학교 회의실에서 ‘말 진료분야 및 말 산업발전 상호협력’에 대한 협약식을 가졌다. 이번 협약식에는 KRA한국마사회의 이우재 회장을 포함한 관계자 9명과 제주대학교의 고충석 총장을 포함한 관계자 15명 등 24명이 참석했다. 한국마사회와 제주대학교는 앞으로 진료 의뢰된 환마 진단 및 치료에 대한 상호 우위의 기술지원, 수의과 대학생 및 말 전문 수련의에 대한 임상교육 참여기회 제공, 말 임상분야 및 기초분야 공동연구 및 학술지원 등을 하게된다.

한국마사회와 제주대학교가 이처럼 산학협력을 하기로 한 것은 늦었지만 참으로 잘된 일이다. 선진경마국에 비해 한국경마는 마필의 개량과 증식에 너무나 인색한 측면이 있었다. 아니 아예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마산업의 중심은 경주마가 되어야 한다. 경주마야 말로 경마산업의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한국경마가 85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경마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경주마는 소홀히 한 채 사람 중심의 경마만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한국경마는 ‘문화는 없고 베팅만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또 경주마 수준을 놓고 볼때는 세계에서 최하위 경주마들로 경주를 편성하여 소위 ‘판돌리기에만 급급했던 것’이 경마역사였다. 결국 ‘경마=도박’이라는 이미지가 전 사회적으로 팽배해졌고 잦은 경마부정으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하는 산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급기야는 경마와 성격이 전혀 다른 카지노며 복권은 물론이고 경륜과 경정, 스포츠토토와 함께 규제를 당하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에 예속이 되고 이 법에 의해 구성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로부터 갖가지 통제와 규제를 받는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다.

그러나 88서울올림픽 이후 국산마 생산계획을 세우고 90년대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국산마를 생산하면서 현재는 과잉생산을 해결해야하는 문제를 안게 까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마사회가 제주대학교와 산학협력을 체결한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미 선진경마국에서는 질좋은 경주마를 생산하기 위한 학문적인 연구가 보편화되어 있다. 미국이며 영국 호주 아일랜드와 같은 나라들이 그러하다. 이들 나라에는 유명 대학일 수록 마필 생산과 육성에 관한 학과며 연구소들의 노력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러한 노력이 전무하다시피 했다. 불과 몇 년전부터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전문고등학교가 생겨나고 또 일부 농업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특정학과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미 한국은 경마배출액 규모로는 세계 10위 안에 들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그러나 경마의 기본인 경주마의 생산과 육성에 관한 노력이 미흡했다. 이제 한국은 시작단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격언에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비록 늦게 시작하는 말 산업의 산학협력이지만 노력여하에 따라서는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모쪼록 좋은 결과물들이 나타나 당당하게 세계와 경쟁하는 한국 경마산업의 토대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제주대학교와 산학협력을 체결하면서 우리의 토종마인 천연기념물 347호인 제주마의 혈통정립이나 육성방안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 제주에서 생산되는 경주마는 서러브레드는 물론이고 천연기념물인 제주마와 체고 125cm 이하로 규정하는 재래마, 체고 133cm 이하로 제한하는 제주산마로 분류하고 있다. 이로인한 문제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루빨리 제주마에 대한 혈통정립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번 산학협력에서 이 분이 언급되지 않아 아쉽다. 이왕의 산학협력이라면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났으면 좋겠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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