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6월 10일 서울시 용산구 성심여자중고등학교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갈등 첨예한 용산, 대전부터 화상경마장 폐쇄 계획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현장은 마치 열강 이권 침탈에 대항해 자주 독립과 민권의 신장을 외쳤던 ‘만민공동회’의 모습과도 같았다. 그간의 경과에 대해 설명하고 학생·학부모 대표의 편지 낭독과 더불어 주민들이 도박장 추방 염원을 담은 합창을 하는 등 열기를 높였다
대책위 측은 “새 정부는 사행산업 명목으로 도박을 양산해 국민을 피폐하게 하는 일을 원점에서 재논의할 것”과 “주민들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용산·대전 화상 도박장부터 폐쇄를 결정하라”며, “용산 주민들이 길고도 힘겨운 투쟁을 이제 끝낼 수 있도록 새 정부가 하루 빨리 용산 화상경마도박장을 폐쇄하기를 촉구”했다.
무엇보다 학부모님과 선생님, 지역 주민과 수녀님들이 더위와 추위에도, 밤낮 없이 천막을 지켜온 일을 상기하며 “이제는 우리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이 주말에는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상식이 통하는 사회,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가 되도록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교사를 대표해 나선 박종현 성심중학교 교사도 발언을 통해 “우리나라의 대표적 적폐는 도박”이라며 “우리 학생들이 아름다운 학교를 만들 수 있도록, 정의와 건전한 가치를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나서 해결에 도움을 달라”고 했다. 이은정 학부모 대표 역시 “미래에 우리 아이들이 모교를 생각할 때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학교가 되기를 바란다”며, “용산 화상경마도박장이 폐쇄할 때까지 계속 함께하겠다”고 했다.

이날은 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 전국도박규제네트워크, 화상도박장문제해결전국연대 등 시민단체는 물론 대전월평동대책위와 김포 물류단지대책위 관계자들도 응원차 참석했으며 정권이 바뀐 만큼 문제 해결을 기대하고 모두 힘을 내자고 한 목소리를 냈다.
선진경마시행국에서는 하등의 문제가 되지 않는 문제들이 대한민국에서는 왜 이렇게 문제가 되는 것일까? 세계적으로 “스포츠의 왕(King of Sports)’ 으로 인정받는 경마가 어쩌다가 대한민국에서는 경마=도박이라는 낙인이 찍혔을까. 상황이 이지경에 이르도록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와 시행체인 한국마사회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늦었긴 했지만 이제라도 올바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시민단체와 정치권이 그토록 싫어하는 장외발매소에 왜 끝까지 목을 매고 있는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관리하고 있는 사행산업중 스포츠토토와 로또복권, 연금복권 등 복권은 동네편의점, 복권방, 정류소 등 가두판매소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전국에 7천여 개의 판매소가 있다. 이들 판매소에서 마권을 함께 판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대한민국은 IT강국이다. 토토와 복권은 인터넷 등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다. 마권은 Knetz라는 온라인 발내시스템을 잘 운영하다가 강제로 폐지했다. 정말 웃기는 일디.

복권은 순전히 운에 의존하는 것이어서 경마와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스포츠토토가 취급하는 스포츠도 대부분 선수의 능력에 의존하는 종목이어서 경마와 다르다. 경마는 동물인 경주마의 능력 70%, 선수인 기수의 능력 30%를 참고하여 승패를 예측하는 가장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성격을 지닌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복권이나 토토에 대해서는 도박이라는 인식이 강하지 않지만 경마는 도박의 황제로 취급받고 있다. 왜 한국에서만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일까? 경마의 본질에 대한 내용을 국민들에게 명확하게 인식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마시행체인 한국마사회 직원들조차도 경마=도박이라는 생각에 젖어있으니 올바른 정책이 나올 수 없다.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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