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우 공공노무법인 대표 / 마사동우회 감사 인터뷰

현직 노무사로 활동 중…한국공인노무사회 부회장 및 정책연구소장직 수행
효율적인 말산업 발전 방안은 ‘유소년 승마의 활성화’
마사회 후배들…넓은 시야·적극적인 태도로 임하길



본지는 창간 기념호에 실린 배근석 마사동우회장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마사동우회 소속 회원들의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한다. 이번에는 배근석 회장이 추천한 인사 가운데 마사동우회 감사이자 마사회 재직 당시 법무팀장과 경영관리실장, 승마훈련원장을 역임한 이건우 공공노무법인 대표가 주인공이다. 퇴임 이후 현직 노무사로 왕성한 활동을 하는 가운데서도 말산업 관련 연구 용역 등을 수행하며, 말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마사회 근무할 당시 어떤 부서에서 어떤 업무들을 담당했는지.
한국마사회에 1986년에 입사했다. 뚝섬에 마사회가 있던 당시였는데 대졸 공채 모집에 법무직으로 지원했다. 당시 직렬이 법무직, 재경직, 일반행정직, 축산직 등 다양했는데 전공이 법학이었기 때문에 법무직으로 지원한 거다. 현재는 마사회 내에 법무팀이 따로 있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기획과에 속했다. 입사 시부터 주로 법무 관련 업무를 맡았다. 잠깐 다른 업무를 맡긴 했지만 대부분 법무를 담당했다. 경영관리실장을 맡았을 때는 경영평가나 재정평가, 윤리평가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퇴직하기 2년 전에는 승마훈련원장을 했으며, 55세에 명예퇴직 했다.

-오랜 기간 말산업계에 몸담아 왔다. 요즘 근황은 어떠한가.
요즘은 노무사 관련 일들로 바쁘게 지내고 있다. 노무사 활동을 한 지는 5년이 됐다. 퇴직한 후 바로 수습 6개월 과정을 거치고, 노무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개업을 하자마자 내 박사학위를 인정해줘서인지 노무 관련 연구 요청이 들어왔다. 하나는 ‘국민연금·건강보험 담당 자격사 지정 연구’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공인노무사의 소송대리제도 도입’에 대한 연구였다. 이 두 가지 연구를 마치고 나니 노무사회에서 날 부회장으로 추대해줬다. 연구에 대한 공로뿐 아니라 마사회에서 쌓아온 경험과 처장으로 퇴직한 사실을 인정해준 거 같다. 매주 노무사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정책연구소장을 맡아 더 바빠졌다. 퇴직 후 2년간 숭실대 법과대학에서 강의도 했었다. 그리고 올해 1월부터는 국회사무처로부터 단체교섭 및 인사노무관리 업무를 맡아 수행하고 있기도 하다.

-말산업 국가 자격 과목 중 ‘말 관련 상식 및 법규’ 교재 집필진으로 참여했다. 참여 경위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 달라.
말산업 국가 자격시험 3종에 ‘말 관련 상식 및 법규’ 과목이 공통으로 다 들어가 있다. 처음 교재를 만들 당시 박상대 자격검정센터장이 해당 과목의 교재를 집필할 사람이 없다며 내게 부탁을 했다. 내가 마사회에서 법무팀장도 하고 승마훈련원장도 해서 내가 적임자라면서 부탁을 해온 거다. 2011년 말산업육성법 통과되자마자 그 내용을 갖고 여러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관련 강의한 경력도 있어 여러 가지 자료를 보고 교재를 썼다. 작년 연말에는 새로운 개정판을 나왔다.

-법무 관련 업무를 담당해왔고, 법에 대한 이해가 높은 걸로 알고 있다. 현재 말산업육성법 등이 다른 법과 충돌되는 문제들로 인해 일선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한데, 어떤 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말산업육성법이 2011년에 제정됐지만, 준비 작업은 2009년부터 시작했다. 당시 한국마사회장은 김광원 회장이었고, 난 경영관리실장이었다. 법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도 회의에 참석하면서 실무적으로 많이 관여했다. 의원 입법 형태로 법이 만들어졌으나 실제 초안은 마사회에서 만들었고 의원들에게 건의를 한 거다.
그 당시부터 문제는 느꼈다. ‘농어촌형 승마시설’이 말산업육성법에서 특히 중요한 사항인데 모르지 않았다. 농지법, 초지법,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등의 법률과 일부 상충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인허가 의제 조항을 초안에 넣었으나 추진 과정에서 삭제가 됐다. 법률이 상충할 우려가 있다는 건 알았지만, 그 당시 일단은 법을 통과시키는 게 중요했다. 나중에 해결하겠다는 생각으로 그대로 했는데 차후에 보완하려다 보니 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일단, 어려움 해소를 위해서는 정부 부처 간의 이해가 필요하고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한국마사회도 말산업육성법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꼈고, 잘 추진될 거라고 믿는다.

-현행 마사회법도 각종 규제가 심하다는 지적을 받아오고 있는데 현장에서 법을 다뤄온 입장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요즘 인터넷이 엄청 활성화된 시대인데도 불구하고 온라인 마권 발매를 안 하는 게 가장 큰 문제이다. 사실 온라인 마권 발매를 몇 년 하긴 했다. 법적 근거가 미비하다고 이유로 폐지가 됐지만, 부활이 필요하다고 본다. 용산 등 장외발매소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 상황에서 해결 방안이 될 수도 있다. 당장 일본이나 홍콩 등 외국에서는 온라인 거래가 엄청 많다. 우리나라도 온라인 발매가 활성화돼야 한다. 현재 마사회법에서는 경마공원과 장외발매소에서만 마권 발매를 허용하고 있는데 그게 가장 큰 규제이고 문제이다. 규제가 풀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승마훈련원장을 끝으로 한국마사회를 떠난 그는 퇴임 이후에도 왕성한 활동으로 바쁜 나날들을 보낸다고 했다. 퇴임 후 2년간 대학 강단에서 서서 학생들에게 법학을 가르치기도 했으며, 말산업 및 노무 관련 연구 용역 등도 수행했다. 그리고 현재 한국공인노무사회 부회장과 정책연구소장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고.

-마사회 내에서도 경마파트와 말산업파트가 서로 이해를 못 하고 있는 부분도 있는 것 같은데.
승마를 포함한 말산업 분야는 사실은 마사회가 직접 하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 승마산업이 잘 될 수 있게 지원해주고 선도해주는 역할을 하는 거다. 한국마사회법 1조 1항도 조금 변화가 있었다. 예전에는 한국마사회는 경마를 시행하는 기관이고 경마를 통해 축산 진흥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공정한 경마 시행과 효율적인 말산업 육성 사업을 통해 축산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국민의 복지 증진과 여가선용을 도모한다는 내용으로 변경이 됐다. 지금은 경마 시행과 말산업 진흥을 동시에 수행하는 기관으로 기관의 성격 자체가 바뀐 부분도 있다. 경마산업과 말산업은 함께 가야 한다. 그러니 서로 다른 본부, 부서 등을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사 교류나 워크숍 등을 통해 서로 이해를 높이고 존중해줘야 한다.
그리고 성과급 제도를 완화할 필요도 있다. 과도한 성과연봉제 시행으로 인해 엄청난 급여 차이, 인사상 불이익 등 같은 게 생겨나다 보니 부서 간, 본부 간 갈등이 심해진 점도 있다. 성과평가도 하려고 하면 상대평가보다는 절대평가로 이뤄져야 한다. 줄 세우기식 성과평가는 단기 성과에만 집중하고 장기적으로 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 멀리 못 보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번 정권에서는 성과연봉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하는 방향으로 나가겠다는 입장이라 많이 바뀔 거란 기대를 한다.

-말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시한다면.
1차 5개년 계획은 따지고 보면 달성을 못 했다. 일단 말 두수가 원래 계획에 못 미쳤고, 일자리 창출 계획도 달성을 하지 못했다. 연구 용역을 맡으면서 농어촌형 승마시설을 많이 돌아다녀 보니 엄청나게 열악하다는 게 느껴졌다. 열악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농어촌 지역에 고객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활성화 방안을 생각해보니 두 가지가 전제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일단은 도시 지역에 승마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일정 수준이 돼야 하고 승마를 즐길 수 있을 만한 정도의 시설 수준을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그 과정은 쉽게 얻어지기 힘들 것 같다. 가장 빠른 해결 방안은 유소년 승마라고 생각한다. 유소년 승마를 활성화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특히, 대도시를 중심으로 유소년 승마 활성화 노력을 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내가 승마훈련원장을 할 당시 생각했던 것 중 하나가 승마교육센터를 만드는 방안이었다. 그래서 학교의 교장 및 체육 교사 연수, 지자체 공무원 연수 등을 실시하려고 했다. 직접 승마를 경험해보고 승마가 좋다는 점을 알려주려는 목적이다. 그리고 학교에서 보통 수련 활동을 하는데 수련 시설을 만들어서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그 가운데 승마도 포함시킨다면 유소년 승마 활성화에 기여할 거라고 생각했다. 생각했던 것들을 못 하고 퇴직을 해 아쉬움이 남는데 결국 유소년 승마를 활성화 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마사회를 떠나온 선배의 입장에서 마사회 후배들에게 바라는 점은.
너무 좁게 보지 말고 크게 봤으면 한다. 말산업도 결국은 일자리 창출은 중소기업청 이런 데와 협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초창기는 어차피 지원이 가미될 수밖에 없지만, 마사회 힘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정부 부처에서도 농림부 이외 다른 부처와 다른 기관들과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 예를 들면,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환자 재활 프로그램이 있다. 이 경우 산재 환자가 재활승마를 통해서 재활을 하려고 하면 마사회 프로그램이 아닌 근로복지공단 재활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마사회만 가지고 말산업 전체를 이끌기에는 너무 힘이 든다. 그런 다양한 방법들을 강구할 필요가 있겠다. 또한, 사회적인 변화에 대해서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인 태도로 임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도 많이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면서 일을 하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인터뷰를 릴레이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다음 인터뷰 대상자를 추천한다면.

류근창 드림지원센터 이사장을 추천한다. 나와 입사를 같이하고 퇴임도 같이했다. 난 노무사이지만, 이 친구는 경영지도사다. 말산업 경영 쪽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기 때문에 인터뷰하면 좋을 것 같다.

▲이건우 공공노무법인 대표는 말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유소년 승마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한 유소년 승마 활성화 방안에 역량을 집중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각 지자체에 공공승마장 하나씩만 생겨도 그 효과는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다.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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