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희 충무승마클럽 원장은 지적장애 3급에 발달장애까지 있는 ‘선아’를 재활승마를 지도했다. 1년 후 선아는 외형적 모습이 비장애 어린이의 모습이 되고 비장애 어린이와 똑같은 승마 레슨에 도전했다. 평택시 장애인 승마 체육대회에서 상도 탔다. 위 사진은 실제 인물과 무관.
대중에게 진솔한 승마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국마사회는 올해 ‘유소년승마사례 공모전’을 열었습니다. 공모 결과 최우수상부터 장려상까지 총 19편이 선정됐습니다. 은 19편을 연재합니다. 그 아홉 번째 순서로 장려상을 받은 박춘희 원장(충무승마클럽)의 ‘재활승마는 새 생명’을 소개합니다. 수상자들에게 축하와 함께 한국마사회 말산업진흥처에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 편집자 주

“재활승마로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소녀
‘선아’ 점점 좋아지다.
모든 이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꼭 필요한 치료 교육이며 새 생명의 빛이다.”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는 오후, 엄마 손 잡고 온 작은 여자아이 ‘선아’ 이야기입니다.

선아 엄마는 재활승마를 시켜보려고 상담하러 오셨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선아’의 첫 모습은 턱을 올리고, 입을 벌리고, 눈을 치켜뜨고 있었습니다. 미숙아로 선천적 장애를 갖고 태어난 선아는 지적장애 3급에 발달 장애까지 있었습니다. 선아 엄마는 부탁한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안타깝고 마음이 매우 아팠습니다. 평소 봉사활동도 못 하고 사는지라, 봉사하는 마음으로 받아 재활승마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홍당무와 말 쿠키로 말과 친해지는 시간을 갖고, 빗질도 해주며 교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주의해야 할 점들을 숙지시켰습니다.

이어 말 등에 손잡이 안장을 하고 선아를 말에 태워 다리를 보호 끈으로 묶었습니다. 다른 선생님이 말을 끌게 하고, 저는 저에게 집중하도록 마상 체조와 재미난 율동으로 선아의 흥미를 유도했습니다.

30분의 첫 교육이 끝나자 선아는 말 목도 토닥여 주고, 갈깃머리도 쓰다듬어 주며 말에서 내리면서 뽀뽀까지 했습니다. 이렇게 재활승마가 지속되면서 서서히 평보도 혼자 하고 제 이야기에 집중하며 잘 따라 줬습니다. 

수업 동안 선아에게 늘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말에서 하마하면 꼭 안아줬습니다. 어린이 재활치료는 교사와의 친밀감이 생겨야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외형 교정을 천천히 시작했습니다. “선아~ 선생님 보고 턱 내리자, 턱 내리니까 너무 예쁘네요”, “선아 입 다물어요, 입 벌리고 있으면 먼지 들어가요”, “선아  눈 크게 뜨고 멀리 앞을 보자, 우와~ 그렇게 하니까 너무 예쁘다”고 했습니다. 말에 태워놓으니 행동범위가 좁아지고 차분히 집중했기에 반복적인 교정치료가 가능했습니다.

그렇게 1년 정도 걸려 ‘턱을 올리고, 입을 벌리고, 눈을 치켜뜨고’ 있던 외형 모습은 비장애 어린이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치료 전에는 누가 봐도 장애 어린이인 줄 한눈에 알아봤었지만, 치료 후에는 선아가 말하기 전까지는, 우리들의 일상에서 마주하는 비장애 어린이의 모습이 됐습니다. 외형적 모습이라도 비장애 아이들의 모습과 같게 교정된 점에 아이의 가족들은 큰 기쁨이었다고 합니다.

이후 선아와 저는 비장애 어린이와 똑같은 승마 레슨에 도전했습니다. 손잡이 안장에서 일반 안장으로 바꾸고, 다리 보호 끈도 풀었습니다. 드디어 경속보로 달리는 선아가 눈물 나도록 아름다웠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상체가 앞으로 쏠려 아무리 허리를 뒤로 펴라고 해도 안 됐습니다. 고민 끝에 나무 봉을 구해서 예쁘게 색칠해 양 겨드랑이 사이로 껴서 허리를 펴도록 도왔습니다.

처음에는 불편하고 아프다고 안 한다는 것을 선아 엄마와 설득해 계속 한 결과 한 달 만에 바른 자세가 됐습니다. 자세가 잡히니 좌속보 와 구보도 하게 됐습니다. 이후 선아는 평택시 장애인 승마 체육대회에서 상도 타는 영광도 누렸습니다.

선아가 6학년쯤 됐을 때였습니다. 일 핑계로 속상해 한 번도 안 오던 선아 아빠가 오셨습니다. 선아가 능숙하게 말 타는 모습을 보고는 등 돌려 눈물을 닦더니, 선아가 말에서 내리자마자 아무 말도 못 하고 끌어안고 흐느껴 울어 보는 이들도 함께 울고 말았습니다.

저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눈물이 납니다. 이제 선아는 중학생이 됐습니다. 지능 부분은 어쩔 수 없지만, 외형적 모습이 많이 교정돼 비장애 학생들과 아무런 차이가 나지 않는 모습이 아이를 바라보면 참 흐뭇합니다.

재활승마는 이렇게 한 아이, 한 가족의 희망이 되고 기쁨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앞으로도 재활승마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 줄기 희망으로 다가가길 소망합니다.

▲박춘희 충무승마클럽 원장은 지적장애 3급에 발달장애까지 있는 ‘선아’를 재활승마를 지도했다. 1년 후 선아는 외형적 모습이 비장애 어린이의 모습이 되고 비장애 어린이와 똑같은 승마 레슨에 도전했다. 평택시 장애인 승마 체육대회에서 상도 탔다. 위 사진은 실제 인물과 무관.

교정·교열= 박수민 기자 horse_zzang@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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