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9호 커버스토리] 동물복지 시대의 딜레마…마차보급 논쟁 재점화
[239호 커버스토리] 동물복지 시대의 딜레마…마차보급 논쟁 재점화
  • 박수민
    박수민 webmaster@horsebiz.co.kr
  • 승인 2017.07.2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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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 말산업진흥처에서 ‘2017년 마차 보급 사업 사업자 선정 공모’가 발표된 후 동물권단체 케어와 한국마사회는 ‘마차 사업은 동물 학대다’는 주장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위 사진은 오스트리아 스페인승마학교 앞에서 운영하고 있는 마차 모습.
창조 신화에 따르면, –시점 논쟁은 있지만- 최초의 인간이 태어나기 전부터 동물은 존재했다. 하지만 신은 인간이 동물 이름을 짓게 했고, 다스릴 권한도 부여했다. 대홍수 때 인간들은 신의 명령에 따라 방주에 동물 각 한 쌍과 함께 기거했는데, 대홍수가 끝난 후에야 육식이 허락됐다고 전해진다. 반려동물이라는 말 그대로 동물은 예전부터 우리의 동반자였다.

최근 ‘옥자’란 영화로 육식(肉食)에 대한 반성이 사회적으로 드높아지고 있는 등 동물복지 시대를 맞아 동물 이슈들이 속속 주목받고 있다. 선진국형 콘텐츠이자 말 문화 보급을 위해 도입한 마차보급 산업도 마찬가지. 물론 경주 꽃마차 학대 말, ‘깜돌이’ 사건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의인은 자기 육축을 잘 돌보지만, 악인은 짐승에게까지 잔인하다.” - 관련 기사 2면

마차 사업 ‘찬성’인가, ‘반대’인가

동물보호권 케어와 한국마사회 입장 엇갈려

말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마차보급 사업을 두고 사회 일각에서 ‘말 학대 산업’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말산업진흥처는 ‘2017년 마차 보급 사업 사업자 선정 공모’를 6월 30일까지 신청받았다.

‘마차 보급 사업 사업자 선정 공모’는 마차 및 마차용 승용마 공급으로 말산업 분야 말 수요처 확보 및 신수종 승마사업 개발을 위해서 진행했다. 또한 농촌 지역 관광명소와 다중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마차 보급 사업 추진을 통해 말에 대한 친근한 이미지 전달과 말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다.

약 2억 원의 지원 규모로 사업 기간은 12월까지다. 마차 운행에 필요한 말과 마차 구입비, 보험료, 마차 장구(하네스 포함), 안전장비 등을 지원한다. 지자체, 영농법인으로 농어촌 지역에 관광형 승마 등 말을 이용한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한 사람, 승마장을 운영하는 사람을 신청받았다.

이번 사업은 말 확보, 선정된 말에 적합한 마차, 준비사항에 대한 정보, 해외 전문가 초빙, 실무교육, 홍보, 구인, 사업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사업대상자는 마차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법적, 제도적 요건, 각종 인허가 및 신고 등을 사업 개시 전까지 완료해야 한다. 사업 시행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에 대비해 피해보상 내용으로 하는 보험 가입은 필수다. 지원금으로 구매한 말과 마차는 5년간 판매, 양도, 교환, 대여 등을 할 수 없으며 손상으로 폐기·폐사 처분하게 될 때 한국마사회에 보고 후에 조치해야 한다.

한국마사회에서 마차 보급을 위한 사업자 선정 공모가 발표된 후 동물보호단체에서 반대의견을 내놓았다.

동물권단체 케어(대표 박소연)는 한국마사회가 동물 학대로 비난받아온 마차 운행 금지 요구를 외면한 채 이를 국민 여가 산업으로 확대·발전시키고자 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 밝혔다.

마차 탑승 인원수 제한규정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 말이 쉬지도 않고 승객을 태우고 운행, 배설을 막기 위해 물과 먹이를 급여하지 않는 행위, 말은 예민한 동물인데 시끄러운 음악 소리와 현란한 불빛을 내는 마차를 끌게 하는 것은 동물 학대와 위험하다는 주장이다.

케어 관계자는 “한국마사회가 승용마조련센터를 설립하고 호주 출신 경주마 트레이너까지 영입해 마차 전문인력 양성교육과 사업 컨설팅 지원까지 약속하며 사업 참여를 부추기고 있다. 말들이 더위와 추위에서 무거운 마차를 끄는 것은 명백한 동물 학대에 해당한다”며, “한국마사회는 예산을 동물 학대 사업에 낭비할 것이 아닌 마차 운행 중지와 말들의 구조·치료에 써야 한다. 마차 운행 금지를 위해 하루빨리 우마차를 도심에서 운행 금지하는 도로교통법이 개정되고 마차 금지법도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마사회는 마차 보급 사업에 따른 동물 학대 우려와 관련해 동물권단체 케어 주장에 반박했다. 마차 운행 사업은 주요 관광자원으로 말 학대 사업이 아니라는 것.

말을 이용한 마차 사업은 국내와 해외 유명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을 이용한 주요 관광자원일 뿐만 아니라 마차 퍼레이드, 마차 경주, 마차 대회 등 말산업의 한 축으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마차 사업은 국내와 해외 유명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광자원이다. 마차 경주 등으로 말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이면서 말 학대 사업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사업자 선정 관련해서 동물복지에 대한 이해도 및 자체 동물 학대 방지대책을 평가하고 마차 전용길 확보 여부를 심사해 일반도로에서 무분별한 운행을 하려는 사업자는 배제한다. 현재 사업자 선정 단계부터 철저하게 선별하고 있다.

또한 △마차 보급을 위한 모델 정립 △탑승 인원수 제한 △운행시간 설정 △1마차 2두를 통한 로테이션 운행 등을 통해 동물복지를 최대한 고려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마차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11월부터 정기적인 감독·관리를 통해 동물 학대를 방지한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사업장이 상기 설명 내용과 같은 준수사항을 어길 경우 사업자 선정을 취소하고 지원금 회수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마차 운행 사업으로 인한 동물 학대라는 부정적 인식을 없애고 말산업의 한 축으로 농촌관광 활성화 및 소득 증대,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꽃마차, 코끼리·낙타 트래킹, 동물 등등 다 없어졌으면 한다. 말 못하는 동물이라도 똑같이 귀한 생명이다”, “유명 관광지에서 꽃마차 운행하는데 체구도 작은 당나귀가 다리가 아픈지 계속 한쪽 발 들고 서있다. 발굽이 많이 닳아서 아파 보인다. 비가 많이 내린 날에 땅이 미끄러운데도 계속 사람들을 태우고 운행하고 있다”, “동물도 눈을 보면 기쁜지 슬픈지 알 수 있는데 힘들어하는 눈을 보면서도 힘든 일을 시킨 인간이 제일 나쁘다”는 등 마차에 대한 반대 반응을 보였다.

목장을 운영하는 김모 씨는 “지역축제 때 미니어처 포니를 이용한 마차 이벤트를 4마리를 돌아가면서 운영했다. 부모 입장에서는 말을 직접 타는 것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아이들도 매우 좋아한다”며, “마차뿐만 승마도 마찬가지다. 무거운 사람을 태워 말이 힘들어 하는 것과 말 한 마리가 큰 마차를 끌게 하는 것이 학대다. 말은 없고 돈은 벌고 싶으니 무리하게 운영하다 보니 말 학대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이번에 한국마사회에서 진행한 ‘마차 지원 사업’은 이런 문제점을 도울 수 있고 말에게 적당한 무게, 충분한 휴식 그리고 돌아가면서 마차를 운영할 수 있다면 학대가 아닌 하나의 관광자원으로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


▲한국마사회 말산업진흥처에서 ‘2017년 마차 보급 사업 사업자 선정 공모’가 발표된 후 동물권단체 케어와 한국마사회는 ‘마차 사업은 동물 학대다’는 주장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위 사진은 오스트리아 스페인승마학교 앞에서 운영하고 있는 마차 모습.

박수민 기자 horse_zzang@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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