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부경 대상 근로 감독 조사 결과 공개
32개 가운데 31개 마방, 100% 이상 상금 집행
부경조교사협, 시정 계획 협회 차원에서 준비 중

고용노동부 부산지방노동청 북부지청이 6월 28일부터 7월 28일까지 한 달간 렛츠런파크 부산경남과 소속 마방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근로 감독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고용노동부가 밝힌 근로 감독 결과에 따르면,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소속 32개 마방에서 총 248건의 위반 사례가 확인됐으며, 394명의 관리사들에 대해 총 1억1,400여만 원 상당의 미지급액이 확인된 걸로 드러났다.

두 달여 사이 연이어 두 명의 마필관리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되면서 여론이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고용 구조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알려진 근로 감독 결과라 더욱 큰 주목을 받았다. 각 언론들은 근로 감독 결과를 인용하며 연일 한국마사회가 다단계 고용 구조를 용인했으며, 조교사들은 줘야 할 임금을 의도적으로 주지 않은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결과를 놓고 언론의 일방적인 보도 행태로 인해 의도치 않은 또 다른 피해자들이 발생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불합리한 고용 구조나 제도에 대한 합리적 비판이나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에 특정 집단을 파렴치한 조직으로 매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

근로 감독 결과를 표면적으로 살펴보면, 조교사들이 지급해야 할 수당 등을 일부러 지급하지 않은 악덕 고용주처럼 연상되지만, 속사정을 살펴보면 알려진 사실과 다른 측면이 드러난다. 위반한 것으로 지적된 세부 경위를 살펴보면, 조교사들이 의도적으로 통상 임금을 미지급하려는 태도는 아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 보도들에서는 마치 조교사들이 고의로 통상 임금을 미지급한 것처럼 연상했지만, 사실은 의도성 없이 행정 착오에 기인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본지가 각 마방을 통해 입수한 ‘마사대부 평가 결과표’ 자료에 따르면,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소속 32개 마방 가운데 31개의 마방이 한국마사회로부터 지급받은 상금의 100%에 해당하는 금원을 정상 집행했다. 조교사들은 임금 지급과 관련해 임금 용역업체를 통해 임금 지급을 대행해왔는데 주 수입원인 경마 상금을 거의 모든 마방에서 전액 집행한 것이다. 다만, 용역업체의 행정 착오로 인해 명목상 수당을 제대로 명시하지 못했다.

미지급 금액 가운데 85%는 ‘계산 착오로 미지급된 통상임금’으로 이는 새롭게 판시된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판결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지난 2013년 대법원이 근속수당, 식비 등 소정 근로의 대가로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하는 것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기준을 제시한 바 있는데 이 기준에 맞춰 통상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게 근로 감독의 주요 지적 사항이었다.

조교사들은 임금 지급과 관련해서는 비전문가 집단으로, 용역업체 또한 근로기준법과 대법원의 판결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 않았던 상태였다. 아울러 용역업체는 수당 지급과 관련해서 제대로 명시하지도 않아 근로 감독 결과 시정지시를 받았다는 주장.

결론적으로 대다수의 조교사들은 관리사의 몫에 대해 미지급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았음에도 행정상 착오가 있었고 일부 왜곡 보도로 악덕 고용주처럼 묘사됐다. 조교사들은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일방적으로 보도되는 언론의 뭇매에 다소 억울하다는 태도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소속의 한 조교사는 “평생 말과 함께하며 조교사로서의 명예를 갖고 살았는데 하루아침에 못된 고용주라는 낙인이 박혀 버려 너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잘못된 제도 개선을 위해 함께 논의하고 협의해가는 것은 충분히 납득이 가지만, 조교사 집단을 파렴치한으로 몰아가고 배척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부산고용노동청 북부지청은 한국마사회와 개별 조교사 사업자에게 각각 18일, 29일까지 시정 계획을 통보하라고 요청했다. 한국마사회는 마주와 조교사, 기수, 관리사와 함께 제도 개선반을 구성, 가동하며 8월 9일부터 13일까지 마필관계자 운영과 관련 실태 조사 및 제도 개선책 마련을 위한 특별 감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부경조교사협회 또한 현재 권고 사항에 대한 시정 계획을 협회 차원에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현재 제반 제도에 잠재해 있을 수 있는 취약점과 미비점을 종합, 심층적으로 점검해 개선 대책을 조속히 접목시킬 것”이라며, “더욱 완성도 높은 제도를 운영해 상생과 동반 발전의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지난 4일 고용노동부의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 대한 근로 감독 결과가 공개되면서 이를 인용한 각종 언론의 보도가 조교사를 악덕 고용주인 양 묘사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고용노동부로부터 지적받은 통상 임금 미지급 건은 용역업체의 행정 착오 탓으로 밝혀졌다.

특별취재팀= 이용준, 황인성, 박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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