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 말산업저널 발행인
잇단 말 관리사의 죽음과 관련하여 경마산업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부경말관리사노동조합의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협상의 전권을 갖고 사태에 개입하면서 한국경마산업의 고용체계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마사회 민주노총 경실련 등이 참여하는 논의기구도 발족한 상태다.

세계의 경마선진국을 살펴보면 특히 호주나 아일랜드 같은 나라는 국가의 3대 기간산업으로 경마산업을 육성해왔다. 그 외의 많은 경마선진국들도 각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경마산업을 국가의 중요한 산업으로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마산업은 95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베팅만 있고 문화는 없는 경마=도박’이 되어왔다. 우리나라 경마가 올바른 선진화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선의의 경쟁을 가로막는 여러 불합리한 시스템을 개선하여 경쟁의 틀을 완벽하게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개혁과 개방을 효율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경마시행부터 모든 분야를 민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 경마시행국 120여 국가중 정부가 관장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인도 등 3개 나라에 불과하다.

우리는 그동안 국가가 관장하던 산업을 민영화시켜 성공한 예를 많이 보고 잇다. 우선 관심을 집중시키는 분야는 통신산업이다.이제 경마산업도 세계와의 경쟁에서 낙오되지 않고 발전해가기 위해서는 민영화가 필수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우리의 경마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들춰보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고용체계의 선진화, 환급률 인하, 경마상금의 현실화, 마권구매 상한제 폐지, 마권종류 다양화, 경주마 소유의 상한제 폐지, 경주마 위탁관리의 상한제 폐지, 마주 자격의 자율화, 마방시설의 현대화 및 경주마 위주의 정책마련, 생산-육성-경주투입-생산 사이클의 원활화, 정보제공 및 인터넷베팅 등의 규제 철폐, 효율적인 사설경마(맞대기) 근절대책........등 헤아릴 수없이 많이 있다.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마산업의 민영화만이 가장 효과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영화 방법은 특정 기업에 경영권을 넘기기 보다는 국민주를 모집하여 국민의 회사로 거듭나게 하는 방법이 좋을 것이다. 일반 국민은 물론 경마팬도 경마시행체의 주인이 됨으로써 경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행체 임직원의 비리도 생기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감시할 수 있다. 시행체도 복수로 운영하여 서로 경쟁함으로써 보다 질좋은 경마를 소비자인 경마팬에게 서비스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마는 국회가 제정한 특별법인 한국마사회법에 의해 비영리특수법인인 한국마사회가 시행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중앙정부 농림부의 산하기관이다. 그 성격은 정부투자기관 혹은 공기업의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정부는 단돈 1원도 투자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것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는 경마산업 정책이 정치논리에만 이끌려 올바른 발전방향을 잡아오지 못했다. 한국마사회를 산하기관으로 두려는 중앙정부 부처의 태도는 경마를 발전시키겠다는 근본적인 정책보다는 임기응변식의 정치논리에 이끌려 결정되곤 했다. 이러다보니 한국마사회법의 목적과는 동떨어진 정부부처(체육청소년부, 문화관광광부)가 경마를 관장하는 시절도 있었다. 경마시행 자체를 국가가 독점적으로 하다보니 경쟁력도 미흡했다. 경마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조차 경마는 도박이라는 인식에 매몰되어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발전책을 수립하지 못했다.

경마산업의 특성상 민영화가 반드시 좋은 것인가에 대한 반론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중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는 요인으로 ‘사행심’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사행성 산업이라고 하여 정부가 반드시 직접 운영하는 예는 찾아보기 힘들다.

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 말산업저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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