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 말산업저널 발행인
한국마사회가 심혈을 기울여 개장한 용산문화공감센터(렛츠런ccc 용산, 용산장외발매소)가 결국 올해 말까지만 운영하고 폐쇄된다. 일부 부정적인 선입견과 편견에 매몰돼 있는 사람들은 `용산문화공감센터`라는 공식명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조어 ‘용산화상경마장’ ‘용산화상경마도박장’으로 부르기도 한다. 한국마사회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용산구 주민들은 8월27일 ‘용산 화상경마장 폐쇄를 위한 협약식’을 연다.

용산화상경마도박장추방대책위원회는 23일 주민들에게 “지난 5년 동안 ‘학교, 주거지 앞 도박장’ 추방을 위해 애써주신 많은 분들의 힘으로 용산 화상경마장 폐쇄 협약식을 진행한다”는 내용의 문자 메세지를 보내며 이렇게 밝혔다. 대책위는 이어 “아이들에게 ‘정의가 승리한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그 염원을 이루게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용산화상경마장 폐쇄 협약식에 초대하니 많이 참석해 주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대책위 관계자는 “오늘(23일) 청와대에서 마사회·농림부 관계자, 을지로위원회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면서 “이 자리에서 청와대의 중재로 마사회가 주민들의 의견을 수용해 오는 12월 말 용산화상경마장 폐쇄가 결정됐다”고 말했다.

한국마사회는 2013년 9월 서울 용산역 인근에 있던 용산문화공감센터를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에 있는 현재 자리로 이전해 개장하려 했다. 그러나 교육환경이 저해된다는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강한 반대에 부딪쳤다. 용산문화공감센터는 인근 성심여중·고교와 235m가량 떨어져 있다. 대책위는 “현행법은 화상경마장이 들어설 수 없는 범위를 교육환경보호구역 200m 내로 정하고 있지만 도박장의 유해 범위는 그보다 훨씬 크다”고 주장했다.

국민권익위원회도 2014년 마사회에 용산 화상경마장의 이전이나 철회를 권고했고, 국무총리실도 지역 주민들과의 협의를 거치라고 지시했다. 서울시의회와 용산구의회도 반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한국마사회는 2015년 5월 용산문화공감센터를 개장하고 마권 발매를 시작했다. 용산 주민들은 대책위를 꾸렸고, 인근에서 노숙농성도 시작했다.

성심여중·고 학생들은 2014년 7월 박근혜 당시 대통령 앞으로 쓴 청원엽서 1300여 장을 청와대 민원실에 전달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학교 출신이다. 학생들은 조만간 화상경마장의 폐쇄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엽서를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도 보낼 예정이었다. 대책위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간담회를 마치고 나서 울컥했다”며 “3년 전에도 폐쇄된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유야무야됐기 때문에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협약식은 27일 오전 11시 용산화상경마장 반대 농성장 앞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는 이양호 한국마사회장, 이학영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참석한다.

이러한 소식을 접하면서 필자는 참으로 참담한 심정을 표현할 수가 없다. 호주나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경마선진국에서는 하등의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 한국에서는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 사실과 본질을 따져보지도 않은 채 부정적 선입견과 편견으로 마녀사냥식으로 달려들어 진실과 정의를 호도하는 것일까.

경마가 그렇게 백해무익한 것이라면 세계 100여 국가에서 무엇 때문에 경마를 시행하는 것일까. 경마 자체를 아예 없애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진짜 도박성이 강한 스포츠토토와 복권은 전국 7천여 판매소는 물론 인터넷 구매를 허용하면서 전국에 31개 밖에 없는 문화공감센터에 대해서만 왜 이렇게 집요하게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일까.

다른 나라에서는 스포츠의 왕(King of Sports)으로 대접받는 경마가 한국에서는 왜 도박의 황제로 취급받는 것일까. 떼거지를 쓰면 진실과 정의도 쓰레기 묻듯이 묻으면 그만인가. 그렇게 힘들게 개장해놓고 이렇게 쉽게 폐쇄를 결정하는 한국마사회장은 도대체 뭐하는 사람인가. 적어도 온라인 마권구매 부활 정도는 보장받고 폐쇄결정을 해야 옳지 않은가. 내 회사가 아니니 될 대로 되라는 것인가. 참으로 답답하다.

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 말산업저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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