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 말산업저널 발행인
사행산업 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는 국내 사행산업 업종별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차별적 규제를 하는 등 비대칭적 규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대표적 억제 대상으로 옥상옥 규제를 받고 있는 경마산업이 발전하려면 한국마사회법과 말산업육성법을 통합해야 한다.

한국의 사행산업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에 따라 경마, 경륜, 경정, 체육진흥투표권(이하 토토), 소싸움경기, 복권, 카지노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통제를 받는다. 그런데 차별적 규제로 인해 일부 업종은 급성장하고, 일부 업종은 현상유지에 머무는 등 불균형적인 상황이 문제가 되고 있다.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금지대상으로 보거나 규제완화 대상으로 설정해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을 위배하고 인위적인 규제를 가한 결과 때문이다.

사감위의 규제 정책은 사행성, 중독성, 유병률 높은 업종은 규제해야 한다는 논리로 업종별 매출총량을 인위적으로 늘리고 줄여 배분하는 방식으로 업종별 사행산업에 대한 매출액을 조정해오고 있다. 그 결과 95년 역사를 지닌 경마는 토토와 복권에 비해 사행성 중독성, 유병률이 가장 높다는 이유로 매출총량 등의 각종 규제를 받아 최근 10년간 매출액 7조원 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유병률 등은 조사에서부터 형평성을 잃었다. 경마는 경마를 즐기는 팬을 대상으로 조사했고 토토 복권 등 일부 업종은 사실상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 자체를 차별적으로 했으니 올바른 정책이 나올 수 없다.

10여년의 역사밖에 되지않는 토토는 매출 3.5조원(2002년 283억)으로 140여 배 성장했고, 온라인로또(6/45)로 재편된 복권도 3.5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매출총량 규제만 있는 복권과 토토는 그마저도 불합리하다면서 매출총량규제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행산업 규제도 특정 업종은 육성 대상으로 보는 반면 어떤 업종은 규제 대상으로 삼으려는 정책으로 인해 정책의 형평성·공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왜냐하면 사행산업은 각자가 필요한 법의 목적에 의해 허용이 된 것인데 특정 업종이 상대 업종보다는 건전하니 상대 업종을 더 규제하는 정책을 펴는 것은 헌법상의 평등 원리에도 위배된다.

사행산업 업종별로 균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으로 토토와 복권법체계를 벤치마킹한 한국마사회법과 말산업육성법의 통합이 필요하다. 현재의 사행산업 업종별 불균형적 규제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으나 토토와 복권의 근거법인 국민체육진흥법과 복권 및 복권기금법이 체육진흥과 복권기금 확충을 위해 발행사업을 장려하는 법이라는데 착안해 금지법 성격의 경마법을 장려법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2006년경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의 전국적 확산에 따른 규제를 논의하면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이 제정되었다. 이에따라 출범한 사감위는 사행산업규모를 국민소득대비 일정률 이하로 묶기 위한 규제정책을 펼쳐왔다. 그런데 업종별로는 규제 내용이 매우 달라 어떤 업종은 금지적(완전 통제적)인 반면에 어떤 업종은 장려적(비규제적) 성격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따지고 보면 경마는 사행성이 거의 없다. 경마는 경주마의 탄생과정에서부터 경주의 시행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경쟁을 요구한다. 100여 가지가 넘는 우승요인을 분석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세계적으로 100여 국가에서 경마를 시행하고 있으며 ‘스포츠의 왕’(King of Sports)으로 각광받고 있다. 호주의 멜버른컵의 경우 1주일동안 축제가 열리고 경주 당일은 공휴일로 지정된다. 미국의 트리플크라운대회(켄터키더비, 프리크니스스테익스, 벨몬트스테익스)나 브리더즈컵도 열기가 뜨겁기는 마찬가지다. 영국의 입섬더비의 경우 엘리자베스 여왕이 직접 관전하고 시상도 한다. 일본은 저팬컵이나 천황상배 아리마기념경주 등도 TV로 생중계되는 등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한국에서만 경마가 왜 이렇게 편파적으로 규제를 당하는 것일까.

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 말산업저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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