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 말산업저널 발행인
대한승마협회(회장 손명원)는 9월 27일 오후 2시 올림픽파크텔 3층 회의실에서 ‘2017년 임시 대의원 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총회는 지난 4월 27일 대한승마협회장 보궐 선거로 당선된 손명원 회장과 대의원들이 처음 대면하는 자리로 총회 개최까지는 5개월가량의 시간이 걸렸으며, 그 과정에서 많은 잡음도 발생했다.

한 번의 정회를 포함해 2시간이 넘게 진행된 총회는 그야말로 치열했다. 각 지역 및 단체를 대표해 참석한 대의원들은 그동안 쌓였던 불만을 표출했으며, 이날 임시 대의원 총회의 개최 자체가 정당한 것인지 문제 삼기도 했다. 총회 안건 상정을 위해서는 이사회에서 심의·의결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체육회에서 답해 온 결과, 이번 총회는 대한승마협회 정관 제10조 제2항 제1호 ‘회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 해당해 총회 성립에는 문제가 없는 걸로 확인됐다.

총회에서는 2건의 보고사항과 4건의 부의 안건이 상정됐다. 그중 ‘임원 선임의 건’이 가장 큰 화두였다. 현재 대한승마협회는 14명의 이사가 대한체육회의 인준을 받은 상태이며, 이사의 구성은 ‘15인 이상 29인 이내’라는 정관으로 인해 그동안 이사회를 개최할 수 없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상정된 안건으로 대의원들 사이에서 엇갈린 의견들이 오갔다.

한 대의원은 현재 임명된 이사 중에는 전임 박상진 회장이 임명한 이사들도 있는데 회장이 바뀐 마당에 그들이 모두 사임하고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난 총회에서 임원 선임에 대한 권한을 박상진 회장에서 모두 위임한 것이지 신임 회장에게 위임한 것이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다.

또 다른 대의원은 박상진 전 회장 개인에게 임원 선임권을 위임한 게 아니라 대한승마협회를 이끄는 회장에게 준 것이기 때문에 기존 이사에 대한 교체는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회장이 이사를 강제적으로 사임시킬 수도 없다는 점도 말했다.

특히, ‘임원 선임의 건’에 대한 치열한 공방이 발생한 것은 작년 말 불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여파다. 이미 임명된 이사들과 새롭게 이사로 추천될 후보 중에는 승마계를 위기 속에 빠뜨린 인사와 가깝거나 영향을 받는 이들이 포함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대한체육회에서도 이와 관련된 인사들은 최대한 인준을 내주지 않고 있으며, 그러한 과정 속에서 대한승마협회 이사회 구성도 더뎌졌다.

총회는 중간에 한 번의 정회를 거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이사 추천을 위한 ‘이사 임명 위원회’ 구성에 극적 합의 일단락됐다. 승마계를 대표하는 대의원 2인이 개별 논의를 통해 이날 참석한 대의원 가운데 5명의 이사 임명위원 구성안을 냈고, 나머지 대의원들도 이에 찬성해 정식적으로 ‘이사 임명 위원회’를 구성했다. 강원·경기·경남·경북·전남 등 5개 지역 대의원들과 손명원 회장이 임명 위원으로 구성됐으며, 빠른 시일 내 대한승마협회 이사회의 정상화에 힘을 기울일 방침이다.

‘임원 선임의 건’이 의결되자 나머지 안건들은 속전속결의 모습이었다. 3호 안건으로 상정된 ‘한국사회인승마협회 정상화 심의의 건’은 생활체육 분야와 겹치는 부분이 많고, 결산의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받아들여져 관리 단체로 지정하는 데 합의했다. 아울러, 생활체육 종목 현안을 개선하고 발전 방안 수립을 위해 상정된 ‘생활체육 활성화 방안의 건’은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이사회에게 위임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정유라 승마특혜 의혹으로 만신창이가 된 승마업계가 환골탈태하기를 바란다. 어렵게 구성한 새 집행부를 중심으로 승마활성화를 통해 국민 건강과 체력증진을 달성하고 국가에 활력을 불어넣는 단체가 되길 바란다.

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 말산업저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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