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 말산업저널 발행인
경마올림픽이라 불리는 2017 북미 브리더즈컵 경마대회 우승의 주인공은 ‘건러너’였다. 한국시간 11월5일 새벽 미국 캘리포니아의 델마경마장에서 펼쳐진 2017 브리더즈컵 ‘클래식’ 경주에서 ‘건러너’가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을 차지한 ‘건러너’는 2013년생으로 올해 4세마이다. 이미 미국 경주마 중에서는 크게 주목받는 말로 올해 3월에 열린 두바이월드컵에 출전해 2위를 기록하는 등 충분한 가능성을 갖고 있었다. ‘건러너’는 상금 600만달러(한국돈 62억원)가 걸린 이번 브리더즈컵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세계 최강마의 반열에 올라섰다. 일반적으로 4세 후반에서 5세 때 가장 탁월한 능력을 나타내는 것을 감안하면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고 증명했다.

디펜딩챔피언 ‘애러게이트’는 5위를 기록하며 현역 마지막 경주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지는 못했다. 올해 3월 두바이에서 열린 두바이 월드컵과 미국 최고의 경주마를 가리는 페가수스 월드컵에서 우승한 ‘애러게이트’는 올해 마지막 출전 경주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화려한 은퇴의 모습 기약했지만. 결과는 생각과 달랐다. 밥 배퍼트 조교사는 “애러게이트는 여전히 내가 훈련한 최고의 말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며, “두바이 월드컵이 그를 끝냈다고 생각한다. 그는 빠른 스피드를 잃었다”고 말했다.

브리더스컵 마일에서는 ‘월드어프로벌’(Wolrd Approval)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조교사인 ‘트랩스마크카세’(Travis Mark Casse)는 브리더스컵에서만 4번째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가장 최근에는 2015년 브리더스컵 마일에 ‘태핀’(Tepin) 우승했다.

터프경주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탈리스매닉’(Talismanic)이 의외의 선전을 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프랑스 출신의 4세마로 프랑스 기수 ‘미카엘바르자로나’(Mickael Barzalona)가 기승해 호흡을 맞췄다. 바르자로나 기수는 “브리더스컵 경주에서 우승을 한 것을 믿을 수 없다. 말이 잘 달릴 것이란 기대는 했지만, 우승을 차지할 것까지는 생각을 못했다”며 기뻐했다.

주브나일 경주에서는 ‘굿매직’(Good magic)을 차지하며, 단숨에 2세부문 최고마로 등극했다. ‘굿매직’은 지난 2007년 브리더스컵 클래식 경주 우승마인 ‘컬린’(Curlin)의 자마이다. 경마는 혈통의 스포츠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북미 브리더즈컵 경마대회는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경마대회다. 2일간에 걸쳐 시리즈경주로 펼쳐진다. 첫째날에는 주브나일 터프(2세 수말 1600m 상금 100만달러) 더트마일(3세이상 1600m 상금 100만달러) 주브나일 필리스 터프(2세 암말 1600m 상금 100만달러) 디스터프(3세 이상 암말 1800m 상금 200만달러) 등 4개의 경주가 펼쳐진다.

둘째날에는 주브나일필리스(2세 암말 1700m 상금 200만달러) 필리앤메어터프(3세이상 암말 2000m 상금 200만달러) 필리앤메어스프린트 3세이상 암말 1400m 상금 100만달러) 터프스프린트(3세이상 1300m 상금 1300만달러) 주브나일(2세 수말 1700m 200만달러) 터프(3세 이상 2400m 상금 300만달러) 스프린트(3세 이상 1200m 상금 150만달러) 마일(3세 이상 1600m 상금 200만달러) 클래식(3세이상 2000m 500만달러) 등 9개 경주가 이어진다.

브리더즈컵은 1970년대 후반 하락세를 타고 있던 미국 경마의 활기를 되찾기 위해 생산자이자 마주 존 R. 게인즈가 제안해 열리게 되었다. 생산자들이 갹출하여 상금을 마련했는데, 그 금액은 1천만 달러에 달했다. 경마 활성화를 위해 생산자들은 과감한 투자를 했고 그 의미를 기리기 위해 생산자를 뜻하는 브리더(Breeder)의 이름을 따 대회를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말산업은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해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인한 정유라 승마특혜 의혹으로 인한 승마산업의 이미지 추락이 심각하다. 사행산업통합독위원회의 규제에 꽁꽁 묶여 있는 경마산업은 추풍낙엽처럼 추락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 말산업저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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